2025.07
나는 여러 청년 사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모든 사업이 그렇진 않으나, 애매한 기준 때문에 지원받는 청년들은 거의 금치산자 취급을 받고, 나라에서 용돈 주듯 선심성 지원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도 조금만 기준에서 벗어나면 상실감만 안게 되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했다.
그럼에도 ‘진짜’ 도움이 되는 청년정책은 무엇일까, 스스로에게 자주 묻는다.
차라리 지방 제조업에 내일채움공제와 유사한 장기근속 지원을 적용하면 어떨까.
가령 3만 명의 제조업 청년이 5년을 근속하면 1억 원을 지급하는 구조다.
단순계산만 해도(사실 머리가 좋지 않아 단순계산밖에 못한다), 월급 3백만 원 기준 국가가 30%를 보조하면 1인당 90만 원 × 60개월, 약 5,400만 원. 3만 명이면 약 1조 6,200억 원, 여기에 5년 근속 시 1억 원 일시불 지급분이 3천억 원이 추가된다. 5년 간 2조가 안되는 돈으로 3만 명의 청년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내일채움공제처럼 국가와 기업이 분담할 수도 있겠으나, 현장에선 기업들이 추가 부담을 꺼려했기에 여기서는 일시불 지급으로 단순화해 보았다.
그렇다면 이런 정책이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 외국에서는 이미 유사한 실험이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왔다. 독일의 ‘이중직업훈련제도(Duales Studium)’는 청년을 현장에 직접 투입해 교육과 일을 병행하게 한다. 청년은 급여를 받으며 정규직과 같은 처우로 고용계약을 맺고, 3년 이상 훈련과 교육을 받은 뒤 최종 시험을 치른다. 그 결과 2024년 독일의 청년실업률은 5.8%, EU 평균의 1/3에 불과하다.
일본 역시 지방 제조업에 취업한 청년에게 최대 200만 엔(약 1,800만 원)의 정착지원금을 지급한다. 이 정책 시행 후 해당 지역의 청년 유입률은 전국 평균의 1.4배, 제조업 신규 일자리 창출도 12% 증가했다. 정책 수혜자의 결혼율과 출산율 역시 전국 평균보다 1.3~1.6배 높아졌다.
국내도 다르지 않다. 내일채움공제 제도에서 3년 이상 근속 청년 비율은 80%, 근속 청년의 72%가 정규직에 남고, 청년 퇴사율은 32% 감소했다. 근속한 청년의 30%가 내 집 마련을 했다.
최근에는 취업 애로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면 기업에 연 최대 720만 원, 빈일자리 업종 채용 시 기업에는 1년간 720만 원, 청년에게는 24개월 근속마다 240만 원을 지급하는 ‘청년 일자리도약 장려금’이나, 근속 3개월마다 최대 100만 원씩 주는 ‘일자리 채움 청년지원금’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들은 대부분 장기지속성이 부족했고, 청년들에게 제조업 근속에 대한 확실한 유인을 주지 못했다.
결국 이런 제도가 성공하려면, 인생을 걸고 일하는 청년에게 장기적 인센티브와 충분한 희망을 제공해야 하며, 기업에는 임금 부담을 완화하는 대신 구성원을 한 사람의 인격체로 존중하도록 도와야 한다.
실제로 위에서 언급한 방식을 적용하면, 25살에 제조업에서 일을 시작해 30살이 되면 1억 원의 목돈을 받게 된다. 누군가는 허경영식 발상이라 비웃을지 모르지만, 실제로 세계 여러 나라는 이러한 정책을 실용적 경제정책으로 채택해, 청년 유입·출산·정착, 지역경제 순환의 효과를 얻어냈다.
물론 단순 현금지원만으로 청년이 지역에 ‘정착’하기는 어렵다는 비판도 있다. 주거, 커리어, 생활 인프라 등 종합적 대책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모든 대책의 출발점은 결국 사람이 그곳에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 소비자가 없는 공간에 인프라를 먼저 세워봐야 소용없다. 청년이 머물고 싶게 만들고, 사람이 모이면 그곳이 곧 도시요, 경제의 원천이다.
어차피 이상한 곳에 나라 돈이 새는 세상이라면 차라리 땀 흘리는 지방 청년에게 한 번쯤은 진짜 선심을 쓰는 편이 백 번은 더 나을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내일’을 채우는 첫걸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