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
화살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동물을 죽이기도, 사람을 죽이기도 하는 무기였고 가장 오랜 기간, 가장 넓은 지역에서 쓰인 원거리 무기다.
화살은 이제 사람을 위해 쏘아지지 않고 그저 점수를 위해 활에서 벗어나지만 날아가 박힌다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화살은 방향과 속도, 그리고 균형의 은유다.
강한 활에 걸려 팽팽히 당겨지는 그 짧은 긴장의 순간, 화살은 모든 것을 품은 채 날아가 박힌다.
그러나 아무리 강한 궁사가 활을 당겨도 깃털이 서로 어긋나 있다면 화살은 곧 흔들리며 목표에서 벗어난다. 화살대는 조금 휘어있어도 괜찮지만 깃이 잘못되있으면 멀리 날아가지 못한다. 깃털은 단지 장식이 아니다.
화살의 깃털은 한 마리 새의 한쪽 날개에서만 뽑는다.
바로 화살이 가진 곡률 때문이다. 왼쪽 날개의 깃과 오른쪽 날개의 깃은 모양은 비슷하되 방향이 다르다. 깃이 부족하다고 섞어 붙이면 회전은 상쇄되고,
화살은 결국 공중에서 제 몸을 잃는다.
조직도 같지 않을까.
조직의 비전이 한 곳을 가리키지 않는다면, 조직의 전략이 제각기 다른 길을 향하고 있다면, 조직 문화가 그 틈을 메우지 못한다면.
그 조직은 결코 멀리 날 수 없다.
아무리 자금이 있고, 인재가 있고, 기회가 있다 하여도 날개가 뒤틀린 채 날 수는 없다.
비전은 화살깃의 방향과 같다. 조직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가리킨다.
전략은 깃의 곡률과 같다. 비전을 향해 어떻게 도달할 것인가를 굽이진 궤도로 설계한다.
문화는 깃의 접착이다. 그 모든 곡선을 붙들고, 떨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감싸 안는다.
하나라도 빠지면 균형은 무너진다.
비전 없는 전략은 추락하고 전략 없는 비전은 공상에 머무르며
문화 없는 전략은 파도 한 번 몰아치면 부서질 모래 위의 성이다.
우리조직은 지금, 어느 깃에서 나왔을까. 모든 깃이 같은 날개의 것일까.
아니면 하나는 이상에서, 하나는 현실에서, 또 하나는 과거의 관성에서 붙인 것은 아닐까. 물론 잘못된 의견으로 하나된다면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화살을 만드는 장인인 리더가 그 누구보다 중요하다. '더 많은 깃'이 아닌 '더 맞는 깃', 더 잘 날아갈 궤도를 떠올리며 미래를 그리는 자,
깃을 붙이는 자의 손끝에 조직이 나아갈 궤도가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