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
이십대에는 연애상담을 참 많이했다. 내가 썸녀와 나눈 카톡을 여사친에게 보내주며 물어보기도 했고 반대의 경우도 많았다. 후배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스스럼없이 말하며 조언을 구했고 간혹 서로의 이별이나 재결합에 대해서도 의논하곤 했다. 그때마다 서로 많이 이야기했고 말이 말을 타고 놀다 없어지거나 산만큼 커져버리기도 했다.
특히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고자 하는 후배에게 그 자리에서 컵을 깨뜨린 적도 있다. 그리곤 본드를 던져주며 붙여보라고 했다. 어찌어찌 장갑을 끼고 붙여놓은 컵은 보기에도 엉성해보였고 금방이라도 다시 떨어질 것만 같았다. 사랑이란 그런 것이라고, 사랑을 제대로 알지도 못했던 이십대들이 그러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서로의 미래를 훔쳐봤다.
그러다 깨달은 것은 결국 본인들이 원하는 대로 한다는 것이었다. 친구들과 후배들, 더러는 선배들은 늘 자신의 결정을 합리화하기 위해 나에게 조언을 구했고 나또한 내 친구들이 저 여시같은 년한테 빠지지 말라고해도 빠져있었다. 그러면서 그들이 원하는 답을 해주자 점차 연애상담을 청하는 이가 줄었다. 나이를 먹어가며 경륜이 쌓이는 것도 있었겠지만 자신이 원하는 답만 듣는다면 굳이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없음이라.
컨설팅도 비슷하다.
보통 대표들은 사업을 영위하며 자신이 하고자하는 일에 내부 반발에 부딪히곤 한다. 그때마다 컨설턴트는 대표를 위해 대표의 결정을 합리화해준다. 논문과 통계를 활용하기도 하고, 자신의 경력과 학력을 이용하기도 한다. 어찌되었든 외부의 제3자가 대표와 같은 말을 하고 그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할 때 설득력이 생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사업은 연애와 다르다.
그저 내 맘대로 해도 실연당하면 한강에서 병나발 불면 끝날 연애와 달리 사업은 실패하면 한강물에 빠져 허우적댈지도 모를 일이다. 연애는 나와 상대의 감정만 살피면 되지만, 사업은 우리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물론 그 직원들의 가족까지도 살펴야 할 일이다.
그래서 대표들의 마음을 알아도 듣고 싶은 말만 해주지는 못하겠다. 아무리 대표의 돈으로, 대표의 법인에서, 대표가 하고싶은 대로 하고 싶다고 해도 만약 내가 돈받은 입장이라면. 돈받지않았어도 누군가 조언을 청한 일이라면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거다.
연애상담할 때는 설레기라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