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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타 Jul 22. 2020

아이돌과 먹방의 환상 조합 '케이밥스타'

'케이밥스타'의 게스트 존중법

1. 프로그램 소개

  웹예능 ‘케이밥스타’는 먹회장 이영자와 쑥총무 김숙이 매주 컴백을 앞둔 아이돌 게스트에게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을 해주는 자칭 “월드와이드 먹방 쇼”입니다. 음식에 관해선 전문 분야인 이영자가 정말 입이 떡 벌어지는 음식을 만들면 이영자와 케미가 좋은 김숙이 아이돌 게스트와 이영자 사이의 토크를 조율하면서 토크의 재미도 놓치지 않는, MC의 캐릭터도 살고, 게스트의 매력도 살리는 흔치 않은 아이돌 방송입니다. 물론 시청자 반응도 뜨겁죠. ‘케이밥스타’는 참된 게스트 존중법을 보여주면서 방송의 재미도 살리고, 게스트의 팬덤도 확실하게 사로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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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청자 반응

  시청자 반응은 MC들이 SF9 편 오프닝에서 직접 언급할 정도로 뜨겁고 긍정적입니다. 제작진에 대한 감사와 좋아하는 아이돌이 맘 편히 음식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행복, 좋아하는 아이돌에 대한 애정 어린 반응, 그리고 해외 아이돌 팬들의 영어 댓글까지 넘쳐납니다. 프로그램이 책임지고 아이돌 게스트를 생각하니까 아이돌 팬덤이 책임지고 프로그램의 조회수와 좋아요, 구독을 챙깁니다. 그렇지만 프로그램만의 색깔이 없었다면 조회수와 긍정적 반응이 지금처럼 높지 않았을 거예요. ‘케이밥스타’는 어떻게 ‘케이밥스타’만의 색깔을 만들어 냈을까요? ‘케이밥스타’의 강점 TOP 3를 제가 한 번 생각해 봤습니다.


3. 강점 TOP 3

첫 번째, 마음껏 먹는 아이돌

  ‘아이돌’과 ‘마음껏 먹기’는 같이 있기 힘든 말입니다. 활동기가 다가오면 대부분의 아이돌은 다이어트를 합니다. 활동기 동안 어떤 프로그램에 출연해 먹방을 찍을 순 있지만 ‘맘 편히 많이 먹기’는 이뤄지기 힘들었죠. 그러다 출연자 배려가 전혀 없는 기형적인 아이돌 먹방 프로그램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2016년 JTBC에서 방영되었던 ‘잘 먹는 소녀들’입니다.

  ‘잘 먹는 소녀들’은 여자 아이돌 출연자들이 생방송 중 투표를 더 받기 위해 라운드 당 10분 이내에 음식을 계속해서 먹어야 했습니다. 그것도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세트 위에서요. 방송의 본질은 흐려지고 ‘아이돌’과 ‘먹방’이라는 껍데기만이 남아 ‘아무리 불편해도 최대한 음식을 맛있게 많이 먹는, 또 그걸 평가받는’ 프로그램이 되었습니다.

  ‘케이밥스타’는 다릅니다. 아이돌은 경쟁을 위해서가 아니라 컴백을 응원받기 위해 프로그램에 참여합니다. 정겨운 공간으로 소환된 아이돌이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을 말하면, MC들은 공감합니다. 이후 멤버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앉아 MC가 마련한 특별 음식을 넉넉하게 나눠 먹습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음식을 맛있게 먹으니 ‘아이돌’과 ‘먹방’이라는 방송의 콘셉트가 확실하게 삽니다. 시청자도 덩달아 보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프로그램이 되었습니다.

  잠깐, 예상되는 반론 타이밍입니다. 편안한 분위기라고요? 앞에 자기를 찍고 있는 카메라가 몇 대며, 자기를 보고 있는 PD와 작가를 비롯한 제작진이 몇 명인데 아이돌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음식을 먹는다고요? 충분히 이렇게 말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요, ‘케이밥스타’는 한 가지 장치를 통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게, 바로 다음 ‘케이밥스타’의 강점입니다.


두 번째, 눈이 즐거운 큰손 음식

  100인분 삼겹살, 10kg 한우 스테이크, 36kg 랍스터, 돼지 4마리 등갈비, 주꾸미 170마리, 장어 40마리, 닭 12마리 누룽지 백숙, 소갈비찜 50인분. 넓은 솥뚜껑에 이영자가 만드는 음식의 스케일은 일반적으로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큽니다. 그러다 보니 메뉴가 처음 공개될 때 비주얼이 압도적이죠. 출연자들은 음식의 양에 1차적으로 놀랍니다. ‘케이밥스타’에서만 볼 수 있는 음식 비주얼 덕분에 ‘케이밥스타’에서 게스트들은 다른 촬영장보다 제작진 신경을 덜 쓰게 되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음식으로 눈을 팔리게 해 아주 잠시라도 일을 위한 촬영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든단 말이에요. 그리고 카메라는 그런 게스트들의 리액션을 놓치지 않습니다.   

  많은 양의 음식을 한 솥뚜껑 위에서 조리하다 보니 솥뚜껑도 매우 큽니다. 재료는 한 숟가락이 아닌 한 양푼이 씩 들어가고요, 조리도구도 다 큼직큼직합니다. MC들의 화려한 꽃무늬 옷이 영상을 시청하다 보면 그다지 화려한지 모르겠습니다. 음식들이 정말 화려하니까요.


세 번째, 시골에 사는 먹회장과 쑥총무

  게스트가 주인 방송에서 MC의 역할은 상당히 어렵다고 봅니다. 게스트를 보러 오는 사람이 시청자의 대다수다 보니 게스트 위주로 방송을 짜는 게 당연하지만, 그러다 MC의 매력이 줄어들면 방송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잃게 됩니다. ‘주간 아이돌’의 도니와 코니가 하차하고 ‘주간 아이돌’의 정체성이 약화된 걸 통해 이를 잘 알 수 있죠.

  MC의 매력을 높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MC가 정말 진행과 인터뷰를 잘해서 게스트의 솔직한 모습을 끌어내는 방법이고, 또 다른 하나는 MC의 캐릭터를 부여하고 MC와 게스트가 어디서도 보지 못한 케미를 보여주는 방법입니다. 전자의 예로는 ‘문명특급’의 연반인 재재나 ‘천재이승국’의 독재자 이승국이 대표적이고 후자의 예로는 ‘아이돌룸’의 도니 코니가 대표적입니다만, 앞으로 ‘케이밥스타’의 먹회장과 쑥총무도 이 유형의 대표 MC가 될 것 같습니다.

  시골에 사는 먹회장과 쑥총무는 오프닝 콩트를 통해 케미를 과시합니다. 사투리를 쓰는 두 사람은 시골에 놀러 온 아이돌 게스트를 위해 음식을 만들고, 게스트가 음식을 맛있게 먹는 걸 흐뭇하게 지켜봅니다. 무심한 듯 정 많은 회장과 게스트를 잘 알지 못하는 나이 든 회장을 놀리는 총무의 궁합으로 다른 아이돌 프로그램과 차별점을 만들어내죠.

  논두렁 쇼케이스는 ‘케이밥스타’의 차별점을 시각적으로 잘 보여줍니다. 화려한 무대 혹은 스튜디오 대신 논두렁을 배경으로 멋진 퍼포먼스를 보이는 아이돌은 ‘케이밥스타’가 아니면 보기 힘들죠.


4. 우려되는 점과 강화 포인트

  ‘케이밥스타’의 가장 큰 강점은 상상 못 했던 스케일의 음식인데, 게스트가 두 번, 세 번 ‘케이밥스타’를 방문했을 땐 음식이 상상 못 할 정도는 아닐 것입니다. 진정성 있는 변화를 주지 않는 이상 ‘케이밥스타’는 그렇게 인상적이었던 한 때의 콘텐츠가 되겠죠. 현재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케이밥스타’가 식상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특히 한 번 출연했던 아이돌이 재방문했을 때를 가정하여 고민해봤습니다.

  ‘케이밥스타’의 세 가지 구성, 즉, 먹고 싶은 음식 인터뷰, 먹회장이 만든 음식 먹기, 논두렁 쇼케이스 중에서 뒤의 두 구성은 음식 메뉴의 변화와 아이돌의 신곡으로 충분히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맨 처음 인터뷰의 질문을 바꿔야 하는 데요, 저는 재방문한 아이돌에겐 ‘케이밥스타’를 다녀간 후 먹은 음식 중에서 팬들에게 꼭 추천해주고픈 메뉴를 ‘케이밥스타’에서 물어봐줬으면 좋겠습니다. 좋아하는 아이돌이 비활동기에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는 언제나 팬들의 관심사이고, ‘케이밥스타’처럼 음식을 주제로 한 방송에서 위의 질문은 관련 에피소드를 풀기에 정말 좋은 소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케이밥스타’를 재방문했을 때 어떤 질문을 받았으면 좋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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