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얼굴 암기하기
역시는 역시나다. 안면인식 장애가 있지 않을까 의심이 되는 사람이 교생을 나갔다고 해서 달라지진 않는다. 교생을 향한 아이들의 관심은 적지 않다. 바글바글 다양한 아이들이 나를 거쳐가는데, 이름과 얼굴이 매치가 되지 않는다.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출석부 명단을 받아서 하루 종일 손에 쥐고 다니며 틈만 나면 들여다본들 암기 과목도 아니고 애들 이름이 뿅 하고 외워지진 않는다. 심지어 몇 명의 아이들은 출석부 사진과 또 다르게 생긴 것 같다. 메타몽도 아니고. 일단 다들 큰 키에 비슷한 머리 스타일에 교복을 입고 있다. 그래도 자꾸자꾸 들여다보면 외워지겠지. 무례함을 무릅쓰고 조그마한 특징이라도 잡아내기 위해 오늘도 지그시 아이들을 들여다본다.
"쌤 저희 진짜 다 똑같이 생겼어요?"
인스타툰을 본 한 학생이 나에게 물어본다. 아니. 이젠 아니지. 누가 누군지 제대로 안다. 게다가 개인 상담을 통해서 더욱 구분할 수 있었는걸. 메타몽 탈을 쓰고 있는 아이들이 하나 둘 탈을 벗고 어느샌가 나에게 마음을 열었다. 각자의 개성과 맞물려서, 이쁜 이름 석 자와 얼굴이 또렷하게 매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