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임신
나에게 '둘째'라는 단어는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둘째'가 생겼다.
항상 고민은 있었다.
외동보단 둘이 낫지 않을까? 아냐, 잘 키울 자신이 없어. 그 지옥 같던 시간을 또 보내라고? 있을 수 없어.
육아는 나에겐 고통이었다. 고통 속에 찰나의 행복이 있긴 했지만 고통을 다 덮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 둘째를 가졌다. 이유는... 글쎄. 아이의 뒷모습이 쓸쓸해 보였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둘이 있어야 할 것 같은 묘한 기분.
둘째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생기면 낳고 아님 말고,라는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덜컥 생길 줄은 몰랐다.
둘째도 첫째처럼 아무 이벤트 없이 지나갈 줄 알았다. 하지만 임신초기부터 원인 모를 피 비침에 입덧, 어지럼증... 와우... 초기부터 힘들었다. 그런 와중에 가정보육 중인 첫째까지 돌봐야 하니 잠시도 쉴틈이 없었다. 남편이 퇴근해야 겨우 누울 수 있었는데 매일같이 잔업을 하니 난 점점 시들었다.
그래도 기대감이 생겼다. 둘째는 또 어떻게 생겼을까? 성별이 뭘까? 첫째는 깐 달걀처럼 매끈매끈 눈이 동글동글 귀엽게 생겼는데 둘째는?
궁금했다.
아빠를 많이 닮은 첫째완 다르게 둘째는 날 많이 닮았을까? 잠은 잘 자줄까? 성격은 어떨까? 웃을 때 눈은 어떨까? 목소리는?
그런 생각을 하니 첫째 키우던 시간들이 생각이 났다. 처음이라 모든 게 낯설었고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 넘쳐흐르는 정보들에 허우적거리며 첫째를 미워했던 적도 있었다.
둘째는 안 그럴 것이다. 이미 한 번의 경험을 했으니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육아전문가의 솔루션? 물론 도움이 되겠지. 하지만 내 아이에게도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그저 참고만 하고 스킵해도 될 것 같다. 그저 조금씩 커가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하나씩 할 줄 아는 게 생기는 아이를 보며 아이의 미래를 그려보는 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둘째가 태어나면 상황은 달라지겠지?
후회하는 날보다 낳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