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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냐 정혜승 Sep 06. 2015

<2015년 여름> 밥상 일기

먹고사느라 바빴다


부모 일 나가는 토요일. 무한도전 보면서 저녁 먹을 아이들 위해 미리 준비. 굴소스 가지덮밥 하려다 가지가 남길래 매콤 가지호박볶음까지. 예약취사 현미잡곡밥이 되면 따끈하게 데워먹으면 좋을텐데 분명 대충 먹겠지


반쯤 해동한 닭을 데치면서 다른 냄비에 무 넣어 간장 소금에 끓이고. 핏물과 부유물이 빠진 닭을 냄비로 옮기면서 파 마늘 양파 넣고. 막판에 감자. 후추 듬뿍. 멸치액젓은 괜히 더했나. 한 밤 25분쯤 걸렸다.

귀가길 집 앞 가게에서 꽁치 캔 득템. 간장:맛술:물 같은 비율에 생강과 설탕, 10분 바글바글 백주부표 조림. 오이 토마토엔 올리브오일+발사믹. 낮에 끓여놓은 고추장찌개, 친정엄마표 수육은 데우기만 했고


지난주 2천원에 다섯 개 오이가 남아 처리에 집중. 어제 또 같은 값에 가지를 여덟 개나 주길래.. 처리용 파스타. 싸다고 눈 뒤집혀 사놓고 해먹는게 일. 백주부의 튀김 같은 소세지 구이도 따라했는데 중독되는


애들 방학이라 아침이 분주. 점심 볶음밥을 미리 해놓고 출근했는데 잘 챙겨먹었을랑가. 시댁 앞 재래시장에서 한 바구니 천 원에 챙겨온 파프리카 덕에 때깔 나쁘지 않고.


K선배 페북 요리글 덕에 무쇠팬 계란후라이 신도가 된데 이어 오늘은 김국 따라하기. 멸치 다시마 육수에 '양파가 온 몸을 녹여 풍미를 더하도록 푹 끓이다' 계란 풀어 휘젓지 않고. 김까지 넣은뒤 참기름 살짝.


옆지기의 가츠동 도전. 그릇마다 셋팅도 달리 하는 정성ㅋ 마침 페친 L님 요리 자랑에 제 댓글 "진정 백주부가 '남성해방'을 앞당기는군요. 부엌을 멀리하라는 관습과 편견으로부터 해방ㅎ 요리의 즐거움으로 인도!"


아들과 둘이 간단히 먹으려다 라면? 파스타? 물었더니 둘 다 좋단다. 오른발 깁스한 후 요리는 처음. 바퀴의자 타고 다니며 대충 원팬파스타. 재료만 준비하면 라면만큼 쉬운. 근데 물을 잘못 잡아 좀 떠냈다ㅋ


엄마가 가져다준 고기에 냉장고 야채를 동원한 평범한 불금 밥상. 애들도 올리브오일+발사믹 드레싱에 익숙해졌고. 무쇠팬이 크지 않아 버섯과 파프리카를 먼저 볶아두고 고기 볶을때 다시 넣어 마무리. 깁스맘 오버하네


딸이 손수 차려준 모녀 일욜 점심. 오이 써는 법 물어물어 처음이니 못 썬 건 봐달라더니 그럭저럭 훌륭. 냉면 사리 45초 삶아야 한다며 타이머까지 동원. 근데 이 비빔냉면, 조미료 맛 과하고 속 쓰린 매운맛


백선생 본방 사수한 옆지기의 주말 메뉴는 당연히 잡채. 마늘 어딨냐, 당근,버섯 손질은? 당면 계량? 질문 공세 피곤했지만 오 기막힌 결과물! 간이 좀 세지만 기대 이상. 만능간장 직접 했는데 간장 다 썼다고ㅋ


저녁 반찬 마땅찮고. 아들과 나만 먹는데 엄청 차리기도 귀찮고. 양배추를 듬뿍 썰어 기름에 볶다가 소금후추에 만능간장! 남편이 만든 만능간장은 고기를 크게 썰어서 거의 장조림 삘 건더기. 기대 이상 괜찮은 덮밥


옆지기가 완전 익은 토마토를 사온 덕에 파스타. 시들시들 시금치도 함께 해치우고. 토욜인데 냉동실 닭도 구웠다. 무도 보다가 물었다. 엄마 밥상 뭘로 기억할래. 딸은 낮에 해준 비빔국수란다. 아들은 다좋단다ㅡㅡ


마트 못가는 대신 인터넷에서 500g 11,900원 호주산 안창살 두 팩 구입. 양파 먼저 볶다가 천일염과 통후추 정도. 학원 시간 엇갈린 딸 아들 위해 점심 두 번 차렸다. 팬이 작아 1인분 구운게 훨 낫다


점심 과식하고 낮잠 잤더니 음식 준비 안 내키는 저녁. 토마토 오이 계란 호두만 넣은 샐러드. 야채만 대충 썰어넣은 원팬파스타. 다른 가족들은 파스타 주고 샐러드만 먹겠다는 속셈은 같은 생각 옆지기 덕에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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