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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냐 정혜승 Jul 02. 2018

<유튜브의 신> 꾸준히 지속가능하게, 그럼 될까요?

드디어, '유튜브의 신' 대도서관을 영접하는 단계에 왔습니다. 역시나 책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사실 게임 방송이라.. 대도서관 실제 영상을 제대로 보지 않고서ㅠ)

저도 1년 여 동영상 콘텐츠가 나름 '업'이 된지라 이것은 필독서. 유튜브 월 광고수익만 4000만원이고, 유튜브 광고 외 수입이 2배 이상이라.. 대략 연 17억을 벌었다고 공개한 분입니다. 당당하게 공개한 이유도 착합니다. 유튜브 시작하라고, 너도 나도 뛰어들어야 함께 큰다는 진솔한 제안입니다. 개인적으로 현재 BM을 고민할 상황은 아닌지라, 콘텐츠 승부를 위한 묘수? 같은 데 관심을 갖고 봤습니다. 더구나 유튜브 구독자 173만..어휴. 저희 열심히 했는데 아직 10만 입니다.. 대도서관은 '신' 맞습니다. 책은 술술 넘어가고, 각자 관심 만큼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1인 브랜드 시대


이 얘기는 오랫동안 저도 해왔습니다. 어느 신문, 어느 방송의 기자가 아니라, OOO기자라고 자기 이름 내걸고 브랜드 파워 키워야 한다고 많은 후배들에게 시덥잖은 조언을 했었죠. 대도서관 조언은 구체적입니다. 본인의 경험이 녹아 있어 생생합니다.

학벌, 스펙 대신 직접 연결되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승부하라.
월급의 10%만 투자해서 자신의 가치와 브랜드 파워를 키워라.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 직장이나 회사를 그만둘 필요 없다. 오히려 계속 다녀라.  
1~2년 먼저 사회에 뛰어든다고 앞서가는거 아니다.
직장이 제공하는 경제적 안정은 크리에이터의 귀중한 자본이자 독창성, 창의력의 원천이다.
N잡러. 본업으로 생계유지 어려워 밤낮없이 일하는 투잡족이 아니라, 재미있게, 여유롭게, 설렁설렁.

재미와 자아실현은 다른 직업에서 찾는 사람들. 절박하지 않으니까 창의력이 나온다고요. 대도서관 본인은 재미로 시작했음에도 상당히 절박한 시기도 있었는데 말입니다.ㅎㅎ  대도서관은 주말 이틀을 쏟아서 5분 편집영상 두 편씩 만들었다고 합니다.  5분 짜리 하나에 준비 1시간, 촬영 1시간. 토요일엔 촬영, 일요일엔 편집. 제가 좋아하는 M는 개발자인데요, 북리뷰 유튜브 영상을 가끔 올립니다. 개발자라서 그런건지, 어려운 책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데 탁월한 그가 재미 삼아 하는 일입니다. 주변에 저 같은 사람이 수혜자죠. 저는 취미 생활로 시작하는 유튜버, 지지합니다.


왜 1인 미디어가 잘될까

 

시간과 돈을 들이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자본을 더 모으고 아이디어를 더 쥐어짜고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다고 해도, 완벽한 콘텐츠는 시장 반응과 함께 만드는 거라는게 대도서관 주장입니다. 기민하게 대응하라는 거죠. 대기업의 층층시하 컨펌 구조에서는 어렵습니다. 제가 나름 엄한 직장에 근무하면서도 조금 자부하는 건, 동료들 영상 작업 등에 여간해서 감놔라 배놔라 않는다는 것. 물론 제가 아는게 없고 보는 눈이 없는 탓이지만, 그래도 일단 신뢰하는 동료라면, 끝까지 믿고 맡기는게 낫더군요. 이게 가능한건, 제 보쓰도 제게 디테일한 요구 없이 재량권을 많이 준 덕분입니다. 물론 컨펌 까다로운 종류는 따로 있습니다만ㅎ;;

대도서관 경험담. 너무 피곤해서 생방송 중 개운하게 딱 10분만 자고 일어나겠다, 음악 들으면서 잠깐만 기다려달라고 했답니다. 피곤해 보이니 푹 쉬라는 훈훈한 격려 댓글.. 그런데 맙소사, 1시간 넘게 자버렸다고요. 핵심은 이 '본격 수면 방송'을 자그마치 3800명이 보고 있었다는 사실. 자기들끼리 신나게 채팅하며 노는 문화. 이걸 대기업이나, 공중파 방송에서 어떻게 따라하겠습니까.

대도서관이 1인 미디어 하라고 가장 부추기고 싶은 사람은 주부랍니다. 살림 노하우부터 육아, 부동산, 요리, 패션, 인테리아까지 수많은 정보를 쉽고 친근하게 풀 수 있는 능력자들. 파워 블로그 대신 동영상으로 승부하라고 진심으로 권합니다. 덕후야말로 디지털 플랫폼 최적화된 이들이기도 합니다. 관심사 뚜렷하고 전문성 갖췄으니까요. 덕후 수준 아니라고요? 우리는 누구나 ‘생활의 달인’. 남들 모르는 정보와 노하우 한 두 개 쯤은 ..  


'쓸데없는 짓'이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도 구구절절한데, 그 일이 재미있고 신난다면, 인생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고 해도 그걸 하는 동안 숨통이 트이는 거라면, 일단 하라고 합니다. 이거야 뭐 당연한 거 아닌가요? 주52시간으로 저녁을 찾는다면 뭐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ㅎㅎ


콘텐츠의 힘은 어디서


1인 미디어에 유명인사는 별로 없습니다. 인지도가 초반 호기심은 모으지만, 결국 기획력 싸움. 콘텐츠가 참신하고 기발하고 재미있지 않으면 가차없이 떠난다고요. 그런데 충성도 높은 구독자는 일관성 있고 정체성이 뚜렷한 채널에서만 형성된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보다 '뚜렷한 정체성'.. 그리고 중요한 것이 '지속가능성'.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특정 콘텐츠를 일주일에 2~3회씩, 1~2년간 꾸준히 업로드하면 반드시 성공한다" 는 그의 말을 믿습니다. 아멘. 물론 성공의 척도가 다르겠지만, 제가 한 때 저런 꾸준함으로 팔로어를 모으던 시절이...ㅠㅠ  최근 제가 관심 갖던 팟캐스트 '김프로쇼'를 보면, 대도서관과 마찬가지로 착하고, 선정적 농담 없이 꾸준하게 완성도 높은 콘텐츠로 성과를 거뒀더라고요.

유튜브에는 1분간 400시간 분량 동영상 업로드됩니다. 하루 57만시간. 아무것도 안하고 동영상만 봐도 66년간 봐야 하는 분량. 이 중 내가 만든 10분짜리 콘텐츠의 존재감을 어떻게 만들어내느냐. 이거 어렵습니다. 제가 요즘 유튜브 조회수에 신경 좀 쓰고 있는데, 쉽지 않습니다. 똑같은 영상도 (엄숙한) 우리 계정에 (점잖게) 올리는 것보다, 채널 파워 있고 톡 튀는 제목 달아 올리면 조회수에 0이 하나 더 붙는 걸 여러 번 봤습니다. (퍼가주셔서 고맙습니다)


'연결'된 시대
 

'사람들과 부대끼는 건 싫지만, 외로운 것도 싫다. 그래서 나를 덜 노출하면서 사람들과 편안하게 소통할 방법을 찾는다. 온라인 번개 모임으로 낯모르는 사람들과 한 끼 식사만 하고 헤어진다거나, 휴대전화로 혼자서 뉴스 기사를 보면서도 댓글은 꼭 확인하는 것도 ‘혼자 있지만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고 싶어서일 것이다.'

이 책을 기어이 보게 된 것은 S이 페북에 인용한 저 대목 덕분입니다.  미디어를 단순히 소비하지 않고, 사람들은 댓글창에서 놀고, 공유합니다. 대도서관에 비할 수 없는 소박한 라이브를 진행하는데, 실시간 댓글이 쏠쏠하게 재미납니다. 소통, 그게 참 어려운 과제인데, 온라인에서는 그냥 합니다. 참 관심 못 받을 주제로 사람들 관심을 갈구해야 할 때가 많은데 이런 플랫폼, 지금보다 더 잘 활용할 방법은 없을지 날마다 고민입니다. 멋진 콘텐츠, 확실한 메시지만으로도 뭔가 아쉬울 때도 있고. '유튜브의 신'은 17~30세가 주 시청자층. 타겟이 어렵고 광범위한 경우,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요.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취향에 따라, 여러 교집합으로 연결됩니다. 흐름은 보이는데, 도전과 실행은 참 어렵습니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합니다. 미디어 격변기, 가만히 있을 때가 아닙니다. 뭐든 계속해야죠.



ps) 대도서관의 신화는 다음 tv팟에서 출발합니다. 동접 1000을 찍어도 한 푼도 못 벌었다고요. 그는 아프리카TV 별풍선으로 드디어 수익화에 성공하고, 유튜브로 넘어가 대박을 쳤습니다. 플랫폼에 올라타는 자에게 수익을 만들어주는게 얼마나 중요한지요.. 유튜브 천하,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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