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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냐 정혜승 Aug 31. 2019

<다낭 3박5일> 어쩌다보니

6년 만의 네 식구 해외나들이. 베트남 다낭 푸라마 빌라스. 정말 큰 맘 먹고 풀빌라 질렀는데요.
여행 떠나는 아침에 이용마씨가 끝내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불안한 예고를 전해듣기는 했는데, 그 날이 와버린거죠.

삶이 얼마나 치열할 수 있는지 온 힘을 다해준 사람. 이제 고통 없이 편히 쉬기를. 어쩌다보니, 여행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저와 아이들은 수요일 밤 도착해 3박5일. 남편은 수요일 오전부터 금요일까지 용마씨 장례 잘 치르고 금 밤에 와서 1박3일 28시간의 베트남 여행을 하게 됐죠. 어쩔 수 없었어요.

무튼, 풀빌라 너무 호사로와서 가족 모두 깜짝 놀랐어요.


암생각 없이 잘 놀고 가야하는데, 용마씨 생각하다, 조국 후보자님 생각하다, 우리 가족 생각하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생각하다, 생각만 잔뜩 하고 어느새 마지막날. 들고온 책 다 부질없고요..


풀빌라 쪽을 빌렸지만, 이 곳의 메인 풀은 푸라마 리조트 쪽. 왼쪽 아래 사진입니다. 해변은 아주 끝내주지는 않아요. 그래도 바다! 같은.


오로지 쉬겠다는 마음 뿐, 어떠한 계획도 없는 여행. 아침마다 “오늘 뭐 일정 없지?”, “응. 일단 좀 놀아”, 이런 대화를 아이들과 나눴습니다. 가볼 곳이 딱 정해져있는 동네라 쉬웠어요. 다낭이라는 휴양도시의 다운타운은 20분 거리. 인근 오래된 도시 호이안은 40-50분 거리. 각각 첫날과 둘째날 오후 늦게 가봤어요. 1시간 10분 거리의 관광명소 바나힐은 포기.  


여행 내내 최고의 쌀국수는 빌라 내 조식 뷔페에서.

수영하다 책보다 뒹굴뒹굴. 와중에 조국의 뉴스와 SNS를 챙겨보느라 바쁘고ㅠ


첫날 점심은 호기롭게도 룸서비스! 호텔이든 리조트든 룸서비스 처음이어요ㅠ 아이들과 셋이서 누린 이 호사로운 점심은 우리 돈으로 무려 5만원.


첫날 오후는 다들 가는 평범한 코스. 일단 인스타 사진용 관광지인 다낭 대성당. 드디어 그랩을 제대로 이용했어요. 20분도 안 걸린 것 같은데 6.5만동(약 3400원). 사실 전날 밤 자정이 가까운 시간 공항에서 호구 놀이를 좀 했습니다. 그랩 깔고 차량이 연결됐고, 지도에서 차가 어디 있다는건지 폰을 한참 들여다보는데 한 청년이 다가왔어요. 그러더니 이건 공항 내부도로가 아니라 저 밖에 나가야 한다고, 너무 멀다는 둥 하더니 제 그랩을 취소해버리는 겁니다! 자기가 더 잘 데려다줄테니 50만 동(2.6만원)만 달라고요. 아, 이건 바로 그 삥뜯기는 호구 관광객! 그러나 한 밤에, 낯선 땅에서, 큰 트렁크에, 애들 챙기는 엄마는 이런데 약해요. 그래, 당해주기로 했어요. BTS 노래를 틀어주는 운전자는 상냥하고 싹싹했어요. 그러나 다음날 제대로 그랩을 타본 뒤, 아 좀 심했구나, 흥.

무튼, 다낭에서 볼 거리는 다 모여있습니다. 일명 핑크 성당이라는 대성당. 평소엔 어떤 곳인지 이런저런 정보를 챙기는데, 이번엔 그냥 사진들. 최근 인스타그램을 (엄마와 친구 맺지 않고) 시작한 아들이 사진을 꽤 챙기더라고요. 웬만하면, 애들 얼굴은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에서 공개 않는데, 사람 없는 성당 정면컷이 없다보니.. 뭐, 선글라스 썼으니까요.


대성당에서 조금 걸어가면 한 시장. 우리 남대문시장 같은 분위기이지만, 조금 냄새가 나고, 에어컨 안되고. 엄청나게 빽빽하고, 그러나 결국 딸의 샬랄라 원피스(15만동, 약 7800원)와 아들의 티셔츠(18만동, 약 9300원), 딸의 잠옷바지(4만동, 약 2000원)에 득템하고 다들 흐뭇하게 빠져나왔어요. 딸이 검색 좀 해보더니, 여기서는 반드시 깍아야 한다며 '흥정의 기술'을 계속 발휘하더라고요.  


좀 신기했던 건 꽃가게. 너무 익숙한 꽃 포장. 우리보다 조금 느리게 시간이 흐르는 곳. 80년대 서울 같다는 얘기들을 하던데, 초고속 성장 중이라 곳곳에서 건물이 올라가는 모습이라든지, 거리의 사람들이 모두 젊다는, 평균연령이 젊은, 격동기 사회를 보는 기분이 또 삼삼합니다. 금은방은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어요.

한시장 옆에는 바로 '콩카페'. 달달한 코코넛 커피 마시러 다들 가라고 하던데, 정말 바글바글바글합니다. 그것도 거의 한국 분들. 놀랍더라고요. 줄 서기 싫어서, 옆옆집의 'cong kopi'로 가서, 커피와 망고쥬스. 시원하고 와이파이 빵빵하고 됐죠, 셋이 20만동(약 1만원)에 또 호사.

근데, 사실 콩커피를 가느니 바로 '아이러브반미' 로 갔어야. 간식으로 맛만 보자고 애들 꼬셔서, 옆 블록 반미 집에 갔는데 반미 하나에 음료 둘 해서 16만동(약 8000원). 근데 아들이 직전에 마신 고급 커피보다 이 반미집 커피가 훨씬 맛있다고요. 근데 라이언, 네가 거기서 왜 나오는 거냐. 반미집 벽 인테리어!


베트남의 가게와 식당들은 모두 와이파이 좋습니다.  (거리에선 안될 때가 있어 그랩 못잡은 경험 있어요. 로밍 별로. 유심 바꾸는 편이 나았을) 별 일정 없이 나온 우리는 계속 검색. 저는 주로 구글 지도와 트립어드바이저를 사용했어요. '별점'과 리뷰 보려고요. 아침에 수영 실컷 하고, 성당 구경에 시장도 다녔으면 좀 쉬어야 하잖아요. 인근 맛사지집 별점을 챙겨보고.. 거리 가깝고 평 좋은 곳을 골랐습니다. Yspa. 애들은 진짜 스파인줄 알았던 모양이지만. 맛사지집. 1인 37만동(약 19000원)에 90분 맛사지를 받았습니다. 나무통에 라임과 꽃잎을 띄운 더운 물로 발부터 달래주기 시작해서... 섬세하고 친절하신 덕분에 몸과 마음의 피로를 진심으로 달래는 시간. 진짜 좋았어요ㅠㅠ 이게 얼마나 좋은 맛사지 집이었는지, 마지막날 맛사지가 꽝이라서 또 기억나고. 또 시내 인근 한국인 관광객들이 가는 곳보다 가격도 합리적이라 고맙고.


저녁은 또 인근. 딸이 별점 많은 곳으로 찾았어요.


영어 메뉴판에서 사진 보고 골랐는데요. 이 집은 대부분 현지인 손님. 베트남어 메뉴와 달리 영어 메뉴가 비싸다는 평이 있었는데, 그래도 41.4만동(2만1000원)에 요리 셋에 맥주 두 병 근사했습니다. 여주를 볶아 새우와 고기를 얹은 에피타이저가 아주 신기한 맛인데 맘에 들었고요. 쇠고기 요리는 좀 짰지만 맛났고, 해물 볶음국수는 넘 푸짐해서 좀 당황했죠. 결국 셋이 다 못 먹고 남겼어요. 맥주 잔에 얼음 넣어주는 베트남식 음주법도 신기했고, 이 집의 흠은 에어컨이 없다는 것. 근데 현지식 식당들은 대개 그렇더군요. 제게는 빌라 조식 제외하면, 이번 여행서 가장 맘에 들었던 집입니다.


먹방만 올리는 것 같지만, 둘째날 오전도 내내 먹고 수영하고 쉬고 뒹굴거리고. 딱히 사진이 없거든요. 점심이 좀 문제인게. 전날처럼 룸서비스 시킬까 하다가, 리조트 앞쪽의 거리로 진출. 딱 제 맘에 드는 허름한 베트남 집이 있는데, 딸이 배탈을 염려하며, 멀쩡하게 생긴 훌륭한 관광객용 식당을 골랐고... 스프링롤 튀김이라든지, 아목이라는 생선스튜는 나쁘지 않은 정도. 쌀국수는 꽝. 흑.


전날 흥미로운 톡을 받았어요. 그랩 기사님이 저 내린 뒤 영어로 카톡을 했더라고요. 방금 태워준 누구인데, 혹시 호이안 안 가냐, 호텔-호이안-호텔 코스 55만동(약 28000원)에 가면 어떻겠냐.

호이안은 숙소에서 약 40분 거리에 있는 올드타운. 16세기 말부터 17세기 초까지 베트남의 무역항이엇고, 네덜란드인, 일본인, 인도인이 드나든 무역항이였다고요. 덕분에 동서양의 흔적이 남아있고, 상대적으로 외진 곳이라 20세기 베트남전에서 파괴되지 않았다고요. 유네스코 세계유산입니다.

별 생각 없었는데, 아, 가야겠구나. 기사님 덕에 결심하고요. 처음엔 점심 때 갈까 했는데, 딸이 검색해보더니 호이안은 야경! 이라고요. 기사님과 톡을 주고받았어요. 그리고, 아예 일정을 바꿨죠. 남편이 오후 8시에 공항에 도착할 예정인지라.. 2박3일 다른 공간에서 몸과 마음이 지쳤을 그를 좀 챙겨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기사님과 75만동(약 39000원)에 호텔-호이안-공항-호텔로 딜. 호이안 입구에 내려준 뒤, 세 시간 이상 기다리는 일정이라, 한 사람의 반나절을 그 돈에 산 셈입니다. (이 분, 공항에서 또 어찌나 싹싹하게 잘 해주시는지.. 결국 80만동 드렸죠)


무튼, 호이안은 대체 여긴 뭐하는 곳이야? 인사동인가? 삼청동? 이러는데 정말 예쁘고 재미있었어요. 길거리 구경이 아주 쏠쏠합니다. 가게도, 건물도, 유적도, 분위기도, 공기도, 길거리 음식도 모두.   


모퉁이를 돌아 다리를 건너볼까 하는데, 아주머니가 접근. 30만동을 부르십니다. 딸이 25만동(약 13000만원)을 부르자 좋다고요. 20분 동안 태워주십니다. 배에 내려가는 사다리가 어찌나 부실해보이던지 잠시 당황. 그리고, 물반 고기반. 관광객 보트가 너무 많아 또 웃겨요ㅎㅎ 그렇지만 나름 호이안의 매력에 빠져볼 수 있는 20분의 여유.


호이안 입장권을 사면, 5군데인가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틈틈이 챙겨서 구경. 아름답습니다. 정교한 세공에 감탄하게 되고요. 베트남이 저력 있는 문화를 향유한 전통 있는 국가라는 점이 실감납니다. 한자 문화권에서, 비슷한 정서를 나누고 있다는 점도요. 이런 구경은 딸과 저만 신났고, 아들은 노관심.


남편을 공항에서 데리고 숙소로 돌아가 저녁을 먹으려면, 꽤 늦은 저녁이 될게 분명했고. 길거리 음식 좀 맛보긴 했는데, 3시간 가까이 호이안 구경하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닌지라. 잠시 쉬어가는 타임. 반쎄오(부침개)와 만두, 맥주 세 병 합쳐서 14만동(약 7300원). 물가에서 거리를 바라보며 이국의 작은 식당에서 뭘 해도 좋았겠지만, 진짜 반쎄오가 훌륭했어요! 호이안의 물길 따라 옆에 괜찮은 식당 많으니 골라 들어가시길.


정말 주구장창 먹는 사진이라 부끄럽지만... 무사히 남편을 픽업. 숙소로 돌아와, 비싼 호텔 저녁... 이라 해봐야, 145만동(약 75000원). 간만 호사로운 빌라 리조트의 호사로운 식당에서 호사롭게.


남편은 28시간 밖에 없기 때문에, 서둘러 수영장에 집어넣고 야간수영. 그리고 다음날 오전에도 리조트와 빌라 곳곳을 누비며 수영과 뒹굴뒹굴. 저도 그렇지만, 그도 많이 지치고 힘든 상황이란 걸 알기 때문에, 그저 푹 쉬는게 목적이었던 여행입니다. 짧고 굵게 놀면 되죠..
어디 나갈 생각도 없고, 노곤하고. 점심은 어쩔까 하다가, 딸과 둘이 먹을 거리를 사러 나갔어요. 리조트 앞에 가게에서 컵라면을 사오라는 남편과 아들의 청을 받았죠. 그렇지만, 전날 눈여겨 봤던 허름한 현지 식당에서 'Take Away'  푯말을 발견하고야 말았습니다. 이것저것 요리와 밥 합쳐서 9만동(약 4600원). 오히려 옆집의 한국 컵라면과 음료 등이 15만동(7800원). 외부 음식 반입이 아마 안되지 않나 싶지만, 무튼 가방에 잘 챙겨서 숙소로. 럭셔어리한 숙소의 식탁에 차려놓으니, 기대 이상 훌륭. 와중에 베트남 컵라면에 저혼자 반하고.

먹고 놀고 먹고 놀고... 사진은 애프터눈티 뷔페를 즐길 수 있는 숙소 내 식당. 아주 우아합니다. 한 번 공짜로 즐길 수 있어서, 가족 완전체 합체 날을 기다렸다가 사용.


문제는 저녁. 비행기는 00:20 출발이고 원래 숙소 체크아웃 시간은 오전 11시. 검색 좀 해보니, 베트남은 ‘체크아웃투어’라고 해서, 또 이런저런 아이디어들이 있더라고요. 다낭 시내투어나 호이안, 바나힐 정도가 옵션. 별 일 없었다면 우리도 체크아웃하고, 숙소에서 47km쯤 떨어진 바나힐, 산 정상의 유럽풍 마을이라고 프랑스 식민지 시대의 유산이라는 그 곳에 가서 둘러봤겠지만.. 이 고급 숙소를 거의 즐기지 못한 남편을 위해 체크아웃 시간을 연장했어요. 일일이 가계부 쓰듯 베트남 지출을 계산하며 알뜰 관광에 신나는, 궁상맞은 인간이지만, 이걸로 숙박료 더 내는 건 아깝지 않더군요.  


그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무엇을 할 것인가. 친절한 숙소 직원이 추천한 헬리오 야시장을 가려고 했어요. 헬리오 야시장 옆 롯데마트에 짐 보관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거든요. 일단 체크아웃하고, 숙소 앞에서 맛사지를 받고, 롯데마트로 가서 짐 맡기고, 야시장 구경하면서 뭐 먹고. 그러다 공항가면 된다!

여기서 몇 가지 삐끗한건.. 당초 20만동이라더니, 팁까지 인당 25만동(13000원)에 받은 숙소앞 스파의 맛사지는 첫날 맛사지에 비해 너무 미숙했고, 세련되지 않았다는 아쉬움.
그리고, 롯데마트에 갔더니.. 비가 내리더라는ㅠㅠ  결국 롯데마트 구경으로 베트남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식당도 마트 식당. 흠흠흠. 좀 실망이지만 할 수 없고. 마트 구경이 생각보다 쏠쏠합니다. 모든게 저렴하잖아요.. 딸과 함께 베트남 라면 같은거, 딸 친구들을 위한 초콜렛 같은거 주어담고..  소스류 앞에서 잠시 정신 잃고 다 사고 싶었지만, "서울 가면 다 있는데 뭐.. 몇 배 비싸도 하하하" .. 라며 참으면서.. 딸 1만원 원피스 하나 더 건지고. 그럭저럭 호사로운 휴식에 잘 놀고 돌아왔어요.


그리고 이 여행, 내내 우리와 함께 한 건 용마씨에 대한 생각. 남편은 말할 것도 없고, 6년 만의 가족 해외여행에 남편 두고 출발한 저도, 이런저런 생각...



17년 10월의 기록.

학원 부근 카페에서 아이를 기다리며 완독. 20여년 현장을 취재해온 기자가 아이들에게 그 시대를 이야기.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아빠의 현대사 책이로군요. 취재 대상이던 검찰, 삼성, 정부 부처 등 엘리트들이 어떻게 움직여왔나, 솔직하고 거침없는 목소리. 공동체를 위한 희망의 밑거름이랄까요.. 당신의 아이들과 우리 아이들을 위해, 다음 세대를 생각하며 #세상은바꿀수있습니다 ★★★★★

=====  

다시 님을 생각합니다. MBC 해고자 가족으로서 님이 아프다는 소식에 가슴이 내려앉았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그건 진심으로, 남 일이 아니었습니다... 정의로운 마음이 불의한 시대를 만나 멍들었던 시기. 언론자유를 위해 함께 싸워온 이들이 아무리 짐을 나눠지고 싶어도, 병은 님의 외로운 싸움이었습니다. MBC 이들은 님의 병을 고치기 위해 무슨 탐사보도 하듯이 의료진과 치료법을 취재하기도 했었죠. 옆을 지키며 일희일비 하던 이들의 고통과 절망도 님 앞에서는 무력했어요...


생명의 불꽃이 소진되고 있음을 느낀다는 영상 속 님의 저 고백은 2017년 12월이네요. 님이 잠시 말을 멈추고 아이를 바라보는 눈빛에 마음이 무너집니다. 아이들을 위해, 그 고통 속에서도 조금 더 함께 하기 위해, 초인적인 힘을 내셨습니다. 그 마음이 저 책의 절절함으로 이어졌죠.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많은 이들에게 전달되면 좋겠습니다.


사실 네 식구 해외 나들이 6년 만인데. 당일 취소하기는 어려워 결국 저와 아이들만 왔어요.. 마침 휴가 중인 남편은 내내 당신의 마지막 길을 지킬겁니다. 공항에서 전화기 너머 남편의 잠긴 목소리에, 슬픔이 가득 번지더군요.


남은 자들의 빚이 무겁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하늘로 돌아간 뒤에 님이 ‘소풍’이 즐거웠다고 하실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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