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디지털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 보았던 '안녕, 인간', '머신, 플랫폼, 크라우드', '래디컬 마켓'도 각 책의 색깔이 명확하고 유익했으나,
이 책은 '디지털 시대 이해하기'라는 주제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아니 최적이다."
#트레바리 #디지털시대읽기 2019년 9~12월 시즌 마지막 책. L님 독후감의 한 줄에 안도했습니다. 클럽장은 클럽 멤버들 반응에 촉을 세웁니다. 책 선정은 가장 신경쓰이는 미션이라, 이런 반응 고맙죠.
다들 한 마디 보탰지만, 제목 과잉.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고 단정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The End of the Job and the Future of Work' 라는 부제가 달려있기는 하지만 원제는 'Gigged'. 이른바 '긱 이코노미', '긱 잡(Gig Job)'의 명암을 각각 생생한 목소리를 따라 추적한 기자의 기록입니다. '긱 이코노미'는 빠른 시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비정규 프리랜서 근로 형태가 확산되는 걸 말하는데, 1920년대 미국에서 재즈 공연의 인기가 높아지자 즉흥적으로 단기적인 공연팀(gig)들이 생겨난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최근 몇 년, 정규직은 아니지만 자유롭게 일하는 우버 기사 같은 일을 '긱 잡'이라고 합니다.
제 발제문은 이랬습니다. 멤버분 들 독후감을 토대로 발제를 뽑아봤는데, (이 방법은 멤버들 의견을 깊이 들여다보는게 좋은 측면도 있고, 그때문에 이분들이 부담 느끼는 측면도 있더군요ㅎㅎ)
BOOK TALK 1 / 노동과 나
* 영화님 지적대로, 노동의 유연화는 불가피해보입니다. 5년 후, 10년 후를 상상해볼까요?
* 명진님 지적대로, 불안하지만 100세 시대, 긱 경제에서 내 일을 찾아야 할까요?
* 지혜님 지적대로, 직업의 종말, 일의 미래를 함께 볼까요? 고용의 종말? 노동의 종말? 로봇은?
* 형집님 지적대로, 노동의 가치는?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은? CEO의 몫과 노동자의 몫은? 다시 생각해볼까요?
BOOK TALK 2 / 일과 사회
* 재인님은 “서 있는 곳이 달라지면 풍경이 달라진다”고 했어요. 긱잡의 수혜자와 피해자가 명확히 갈릴까요? 약자들을 보호할 수 있을까요?
* 선용님 지적대로, 사람의 삶이 더 나아지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CEO의 입장이 아니라 노동자로서?
* 장아님 지적대로, 노동 법규와 관행의 재검토가 필요한데 포터블 베네핏? 어떤 것들이 가능할까요?
* 미영님 지적대로, 노동자가 주도권을 갖는 방식의 패러다임 전환이 가능할까요? 현재 노동자의 권리는 보호되고 있나요? 앞으로는요?
* 태근님 지적대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데 제도화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테죠.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은 다른 방법을 찾아야할까요?
* 수정님 지적대로, 사업가들이 부작용을 관찰하고 사회적 책임을 인식할까요? 그렇게 이끌려면요?
읽은지 반 년이 지나서.. 그 좋은 토론의 기억도 흐릿해지고... 일단 숙제는 넘기는 기분으로, 당시 제 '밑줄쫙' 메모만 남겨놓습니다. 리뷰까지 해보고 싶었지만 패쓰. 책은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어서 괜찮습니다. 긱잡은 어차피 흐름입니다. 명암을 잘 봐야죠. 이 책에서는 좀 서글프게 다가오는 메커니컬터크, 어딘가 다른 책에서는 굉장히 혁신적으로 그려줬어요..
우버가 설립된 2009년에도 이미 대부분의 택시기사, 그리고 약 13%의 미국인이 자영업자나 독립계약자로 일하고 있었다. 간접고용 노동자도 늘어나는 추세. 경리직원의 45%, IT노동자의 50%, 트럭기사의 70% 정도가 실제 일하는 기업의 직원이 아니라 용업 업체에 소속되어 있었다.. 2016년에는 미국과 유럽연합 경제활동인구 중 20~30%가 프리랜서였다. 여기에 파트타임 노동자를 합치면 미국 노동자 중 풀타임 직장이 없는 사람이 40%에 달한다는 추정치도 있다.. (27쪽)
미국 노동통계국 전망. 2020년 컴퓨터공학 인력 140만명이 필요하지만 관련 학과 졸업자는 40만 만명 불과. 긱스터 성공 이유는 기술 기업 니즈. 개발자 풀타임 직원으로 고용하면 큰 비용.. 긱스터 임시 프로그래머는 ‘원격지의 능력자’로 불리지만, 메커니컬터크에서 자잘한 일을 받는 노동자는 '크라우드 노동자’로 불린다..
크라우드플라워 경우 응답자 85%가 미국인. 36.7%가 대졸. 16.9%는 대학원 졸업자. 약 60%는 실직 상태에서 임시 노동..(55쪽)
남편과 부인 둘이 바깥에서 돈을 벌어오는 직업 2개와 집에서 살림을 챙기는 직업 1개 등 총 3개의 직업 분담.. 한부모 가정이라면 한 사람이 이 두 유형의 직업을 모두 떠안아야 한다. 이것은 노동자에게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이런 스트레스 완화 위해 그간 업무유연성이 커지거나 노동시간이 단축됐을까? 오히려 전반적으로 노동 강도가 더 세졌다.
긱 경제의 많은 노동자들은 비할 데 없이 가난하다. 미국인 전체와 비교할 때 긱 경제 노동자는 연간 3만 달러 이하를 버는 사람의 비율이 2배 정도 많았는데, 연간 3만 달러는 MIT에서 계산한 미국 4인 가족의 최저생활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찍이 야심찬 비전을 표방했던 긱 경제의 리더들은 비교적 희소성이 큰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그래픽 디자이너, 기자, 영화 스태프, 프로그래머)의 현실과 희소성이 작은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청소원, 운전기사, 매커니컬터크 노동자)의 현실을 분간하지 못했던 것이다. (123쪽)
만일 회사가 독립계약자에게 교육, 유니폼, 복지헤택, 규칮적으로 교대 근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면, 다시 말해 기업에서 직원의 업무 능력과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쓰는 방편을 이용한다면 나중에 직원을 독립계약자로 오분류했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긱 경제 기업으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는 싶지만 독립계약자를 직원처럼 대우했다고 빌미를 잡히고 싶진 않으니 말이다. 노동자를 전혀 교육하지 않거나 아무런 지침을 제시하지 않으면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어렵다. (133쪽)
우버는 앱으로 독립계약자를 관리하는 묘수를 기막히게 찾아냈다.. 사회과학자와 데이터과학자 수백 명을 고용해 마치 비디오게임과 깉이 시각효과를 이용하고 실질적 가치가 별로 없는 비현금성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기사들이 더 오래 더 부지런히 일하도록 유도.. (143쪽)
우버는 자사 서비스를 초소규모 사업을 시작하는 수단이라고 홍보했지만, 내부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보면 실상 서비스 근간이 임시직 노동자라는 면에서 맥도날드를 가장 큰 겨쟁자로 보고 있었다. 2017년 1월 우버는 예상 수익을 부풀려 잠재적 기사들을 기만한 것에 대해 벌금 2000만 달러를 물기로 미국연방통상위원회와 합의했다. (148쪽)
긱 경제 대표주자 우버는 2016년 7월 기준 연방 법정에서 70건 이상의 송사가 진행중. 상당수가 오분류 소송. 얼마 후 독립노동자를 중개하는 회사치고 소송에 휘말리지 않은 회사를 찾기 어려워졌다. (153쪽)
부유한 지역 사람들은 굳이 배워야 하는 거라고 인식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당연하게 여기는 각종 기술이 듀머스 주민에게는 없었다. 테런스의 학생 대부분이 공부법을 배운 적이 없었고, 고교 이후 공부를 해본 적이 없었다.. 테런스는 원래 일자리에 지원하는 게 누구에게나 겁이 나기 마련이지만 가난이라는 걸림돌에 수도 없이 넘어져 본 사람들에게는 그 두려움이 훨씬 크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159쪽).. 문제는 그 일을 하려면 끊임없이 창의적 생각을 하고 세심하게 글을 쓸 수 있어야 하는데 테런스의 학생들은 그런 경험이 별로 없다는 점.. (166쪽).. 다수 학생이 익숙하게 여기는 생산직과 판매직 일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현실..
매니지드바이큐 전략 설명하는 NYT는 다이앤 버튼 코넬대 교수의 말 인용.. 이는 MBA 기초 과정에서 다 배우는 내용. 사람이 경쟁우위의 근원이라면 장기적 고용 관계와 ‘좋은 일자리’라는 것이 노동자와 기업 양측에 이득이 되는게 분명.. (187쪽)
화물기사조합 시애틀 지부 로비 결과, 시의회에서 우버 기사 노조 결성 허용 법안 통과.. (얼마후 미 상공회의소가 그 법이 독점금지법에 위배된다며 시애틀시 고발) .. 누가 긱 경제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것.. (217쪽)
포스트메이츠, 리프트 같은 긱 경제기업 협조로 마크 워너 버지니아 상원의원은 마침내 비전통적 노동자에게 더 적합한 복지헤택을 찾기 위한 실험에 2000만달러 지원하는 법안 발의.. "기존 사회계약은 한 회사에서 30년을 일하고 그 반대급부로 각종 복지혜택을 받는다는 생각을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다르죠. 이제 그런 시절은 갔노라고 영원히 한탄만 할 게 아니라면 이 시대에 맞는 시스템을 만들어나가야죠. “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의원이던 2007년에 고용주가 법의 허점을 이용해 직원을 독립계약자로 분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는 사실은 전혀 언급되지 안핬다.. 비정규 노동에 대한 정책을 바꿔야.. 분배 몫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상 중 일부.. (250쪽)
리프트 엣시 등 학자, VC, 북미서비스노동조합 지부장, 프리랜서조합 등 비전통적 노동자 단체 대변인은 2015년 11월 이른바 ‘이동형 복지(portablr benefits) 지지하는 공개서한 작성. 이동형 복지는 고용주에게 종속되지 않고 노동자가 일터를 옮길 때마다 따라 움직이는 사회보험 프로그램… 사회보장연금 뿐 아니라, 건강보험, 유급병가 등 그 밖의 사회보험도 그렇게 만들 수 있다는 것.. (253쪽)
협동조합 사진 판매 사이트 스톡시는 조합원 900명이 2015년 총 790만 달러 매출. 절반 이상이 조합원에게 저작권 사용료로 지급.. 20만 달러의 배당금 분배. (279쪽)
기본소득 지지들.. 하지만 테런스는.. 기본적으로 실상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생각. 이 나라에 마약성 진통제를 상습적으로 복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아세요? 우리 지역에 가난하고 돈을 계혹적으로 쓸 줄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아세요? (28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