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이 5년 전 기록을 소환... 크리스마스 이브, 그날 밤 제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새 삶을 선물받은 기쁨에 평온했는지.. 기록 삼아 옮겨둡니다.
2014년 12월24일 밤에 폰으로 쓴 기록입니다ㅎㅎ 홀로 남아 기분이 참 묘하게 즐거웠던, 그 밤.
8월 15일로 기억해요. 허리가 아프더라구요. 병원에 갔죠. 디스크라더군요. 소염진통제 먹으며 물리치료 주1회. 슬슬 나아가다가 10월 중순. 갑자기 다시 나빠져서..또 느리게 치료 중이었어요. 한 2주 쉬란 의사쌤 얘기를 듣기엔..10월은 한창 바빠서. 대신 서서 일했죠. 오래 앉아있기 힘들어.
대부분의 디스크는 6~8주면 자연치료된다는 말을 믿었어요. 척추 뼈 사이의 디스크가 튀어나오면 염증도 생기고.. 어쨌든 인간의 몸은 치유력이 있으니까요. 마침 건강검진에서 MRI 찍은걸 보니 조금 튀어나왔는데..의사쌤이 살살 치료하자고, 연말까지 안 나으면 그때 수술이든 시술이든 하자고 했거든요.
이제 슬슬 나아간다고 좋아했어요. 근데 어제 조찬모임 있어 일찍 나서는데 어라.. 통증이 급 악화. 낮에 회사 수면실에서 놋북 타닥타닥 하다가 한 소리 듣고ㅠ 근데 일이 좀 많아서리... 하여간에 어젠 저녁 약속 취소하고 집에서 쉬었죠.
어젯밤엔 아파서 두 번이나 깼어요. 5번 요추와 1번 천추 사이 디스크가 튀어나와 신경을 건드리는데 왼쪽 다리 뒷부분이 엄청.. 급기야 아침에 뒤뚱뒤뚱 애들 아침 차려준 이후.. 아놔. 눈물이 나는 거여요. 넘 아파서.
울면서 병원 갔죠. 아파서 울다니 이건 애 낳던 날 이후 처음인듯. 오전에 중요한 회의가 있어서..진통주사 맞고 출근할 생각이었어요. 근데 개념 없었던 거죠. 쌤은 큰병원 응급실로 보냈고. 응급실에선 엑스레이만 찍어보더니 디스크가 터진거 같진 않다며 보내더군요. 문제는 원래 병원에서 2대, 응급실에서 추가로 총 3대나 진통주사 맞았는데 계속 아프더란거. 토요일 외래 예약을 기다릴 맘이 안들어 그 길로 논현동 나O리 병원으로 왔어요. 원래 의사쌤이 추천했던 병원 이라.
MRI 다시 찍었더니. 몇 달 새 더 튀어나왔더군요. 자연치유를 기대할 상황은 아녔고. 여기 A쌤 의견을 전격 수용. 내시경과 레이저로 디스크 돌출 부분을 떼어내는 시술을 받았어요. 아예 하루에 다 해치워서.. 성공리에 끝. 다리 통증이 거의 없어졌어요. 이게 크리스마스 선물이 아니고 뭔가요^^
수술 겁내던 제게 며칠전 쿨하게 권해준 S쌤 감사. 결심에 도움 됐어요. 국소마취로 절개 없이 하는거라.. 시술 중 의사쌤 설명 들으며.. 생각보다 덜 공포스러웠고.
엄지손톱 2개 새끼손톱 1개 분량 디스크를 떼냈어요. 이게 신경을 누르는데 잘도 버텼네요. 병은 알려야 도움말도 얻는단 핑계로 주절거리는건.. 이제 살 만 한거죠ㅎㅎ 돈 좀 듭니다^^;; 돈 있으니 이런 치료도 받는구나 싶은 생각도.
다들 건강하고 평온한 성탄 보내시길. 애들에게 케잌 이라도 사주라고 방금 남푠 보냈구요. 홀로 남은 저는 이 밤이 사실 매우 고맙고 좋아요ㅎ 몸과 맘이 편해요. 내일 퇴원합니다. 메리 클스마스! ^^
기록 옮겨놓는 김에 6년 전 사연도...
중딩 소년은 뭘 좋아하냐는 질문에 "현금이지" 라는 아들ㅠㅜ 딸래미야.. 온갖 문구류를 좋아하지만 이미 과소비 중.
결핍을 모르고 자라는게 가장 걱정되는 아이들이라.. 특별히 뭘 해주고픈 마음도 크게 없었지만
그래도 한 해 니들도 버티느라 애썼을텐데. 따뜻한 마음을 전해줄 무언가 없을까?
하여..소년에게..또 소녀에게 꿈과 도전, 우정과 협업, 세상을 알려주는 바이블..이랄까? 주변 조언에 힘입어, 충동적으로 큰 맘 먹고 지른 클스마스 선물 도착^^
24권 22만8000원인데 20% 할인해서 18만2400원. 적립금 남아있던거 다 털어서.. 14만원 정도 지출. 하드카피 만화책은 처음 사보는듯요ㅎ 가끔 온라인에서 반값 할인도 하는 모양인데.. 이런 정보 있으면 챙겨놨다가 다음에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