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 거처가 있다는 L선배 말에 와인 기운을 빌려 의기투합한 건 지난 봄이다. 그새 C와 나는 각각 여행을 다녀왔고, N선배는 바로 지난주 양양 워크샵에서 수륙양용차를 타고 노셨다나. 모두 L선배 거처에 대해 제대로 아는게 없었던 덕분에 써프라이즈 여행이 시작됐다.
1.
경포대 인근 좁은 숲길을 지나 그림같은 집이 등장했다. 저 푸른 초원 위 집 마냥 호젓하다. 10명의 일하는 여자들이 함께 집을 샀단다. 작심하고 협동조합을 설립, 법인 명의로 구매한 덕분에 세금도 적잖게 낸단다. 캘린더를 공유해 일정을 조율하고, 일기장에 집에 대한 메모를 남긴다. 이번에 대문을 고쳤다, 냉장고에 계란과 김치를 두고 간다, 어느 새 식당이 맛있다..이거 동네 빨래방에서 보던 방명록 비슷하다. 집구경 하다보니 탄성뿐이다. 부엌 벽에 걸린 주방도구들이 가지런하다. 내 로망이다. 부엌 식탁은 10여명 거뜬히 먹일 정도다. 내 로망이다. 뒷마당 테이블은 처마 밑이라 비오는 날 운치가 끝내준다. 내 로망이다. 겨울엔 벽난로 따뜻할테고, 여름엔 그저 바람만으로 시원하다. 벽장엔 깨끗하게 정리된 침구가 쌓여있다. 각자 며칠 지내면 청소와 빨래를 하고 떠난단다. 원래 별장을 살 깜냥은 못되어도 별장 있는 친구 있으면 좋겠다 했는데, C와 나는 8명을 찾아보자고 외쳤다. 문제는 이런 근사한 집을 어찌 찾을까. 로망이 로망인 이유는 이게 간단치 않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지역 다니며 집보는 취미가 있는 이가 한 명만 있으면 9명이 붙으면 되잖아.
2.
왜 서울엔 백숙집이 별로 없을까. 예전 성북동 성너머집이라든지 청계산 주변, 연희동 뒷산의 그 백숙집처럼 가마솥 걸어놓고 오래오래 끓이는 백숙은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풍경일까. 강릉 #시루봉 능이백숙 점심은 완벽했다. 능이버섯 향이 들어가면 일단 온 몸에 자연의 기운이 감도는 기분이다. L선배는 “예약 전화했을 때, 지구의 닭 한 마리가 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닭을 바로 잡아서 끓이다니, 뭔가 미안하지만 쫄깃하고 고소하다는 생각이 앞서다니. 나는 생명친화적 인간은 아닌 모양이다. 닭 모래집과 염통을 따로 볶아내주고, 마지막에 나오는 찰밥은 입안에서 깊은 맛을 내며 녹는다. 쌀이 좋은건지 솥밥 마력인지 다르다.
3.
우리는 바다로 갔다. 경포대 바다가 좋긴 좋구나. 지난 몇 년 강릉에 수없이 오신 L선배는 바다 물놀이가 처음이라 했다. 사실 어른이 된 뒤, 아이가 자란 뒤 바다에 뛰어드는 일은 나도 기억이 별로 없다. 짠물보다 소독된 물이, 모래 없는 깨끗한 풀과 베드가 더 편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가르다 호수에서 백조와 함께 놀며, 그리스 산토리니 에게해 파도를 맞으며 어려진 기분으로 즐겼던 나는 어제의 나와 또 다르다. 에게해나 동해나 거친 파도에 자빠지는게 그저 즐겁다는 걸 이제 안다. 짠물 좀 마시면 코가 찡하지만, 이걸 언제 또 하겠어. 한껏 즐겼다. 나보다 어른인 L선배와 N선배도 바다에 들어서는 건 어느새 낯설고 어색한 도전. 그러나 다들 너무 좋았다고.
4.
강릉 맛집이 얼마나 많을까 싶은데 캐치테이블 앱 예약까지 필요한 식당이라니. 몇 년 전엔 그저 좋은 동네 식당이었는데 그새 많이 유명해졌다는 #미트컬쳐. 그럴만했다. 동해 청어를 피클해서 만들었다는 헤링, “입에 들어오는 순간 입맛이 확 살아난다”는 설명 그대로다. 역시 동해 골뱅이로 재해석한 프렌치 에스까르고, 생선살로 만든 대구 크로켓.. 스몰디쉬들이 셋 다 끝내준다. L선배가 강추한건 ‘오늘의 생선’. 오븐에 구운 가자미에 구운 브로컬리와 케이퍼를 토핑으로 올렸고 버터 풍미 가득한 소스를 곁들였다. 최근 생선요리 중 가장 훌륭. 이탈리아와 그리스에서도 이렇게 맛난 생선요리는 못봤지. 리뷰에 추천이 많은 미트볼도 훌륭. 스테이크 전문이라는데 그것까지 맛볼 겨를이 없다. 음식에 대만족하면 여행은 대성공. 강릉 좋구나.
5.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90대에 한 인터뷰에서 80대에 쓴 책이 가장 괜찮다 회고했다고 며칠전 A가 말해줬다. 그는 60까지는 미숙했다고 하시더라. 이 나이에 무엇을 해볼까, 30대부터 늘 막막한 질문이었는데 다르게 생각하려고 한다. 강릉에 초대해준 L선배에게 인생의 새로운 분기점이 된 책을 쓰신게 언제냐고 물었다. 나이 세는데 관심 없어 맨날 까먹지만 L선배가 그 책 낸게 50대 중반이셨다고. L선배와 N선배는 현재 몹시 바쁜 리즈 시절을 보내고 있지만 어쩌면 세월 더 지나도 뭔가 즐겁게 하고 계실듯. 한때 세계 40개국을 다니며 일만 했던 C나 나는 이런 언니들의 뒷모습을 보고 왔다. 좀 더 쉬어도 좋고, 놀면서 즐기는 삶도 괜찮고, 또 뭔가를 해봐도 좋겠지. 뭐든 상관 없다. 강릉여행 첫밤이다. #마냐여행
“시간이 있어서 여기 오는게 아니야. 일정을 잡으면 이후 들어오는 모든 일들을 쳐내야해.” 앞뒤로 엄청 바빠지겠지만 숨돌릴 시간을 이렇게 마련하는 L선배. 온갖 일을 해내는 에너지가 신기했는데 다 비법이 있었다.
6.
강릉 출신 ㅁㄱ님에게 언젠가 강릉의 진화 이야기를 들었다. 직장을 그만둔 한 사람이 강릉에 커피집을 내면서 모든게 바뀌었다고. 커피 입소문이 마침 등장한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산됐고, 눈밝은 여자들이 먼저 찾아다니던 그 커피집에 그 남친 남편들도 같이 오면서 커피집이 2호점을 내고..결국 강릉이 커피도시가 됐다고. 물과 산이 좋은 감자촌 강릉이 세련되지면서 강원도가 흥하고, 어느새 양양 고성은 서핑 핫플이 되고.. 그렇게 지역을 바꾸는데 기여한 테라로사 쥔장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는데..그 분의 스승이 하는 커피집, 선구자가 보헤미안.. 오전 8시에 문을 연다. L선배와 둘이 커피콩 사러 아침 나들이. 테라로사 같은 성공은 아니어도 빌딩이 보헤미안. 카운터 앞의 식물이 커피나무라고 L선배가 귀뜸해줬다.
7.
방금 갈아온 커피에 물을 내리고, 복숭아와 토마토를 접시에 담았다. 계란도 삶았다. 보헤미안은 호밀빵도 기막히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보리수쨈. 마당의 보리수 열매로 L선배가 직접 만들었다. 보리수는 본 기억도 없지만, 작은 알을 하나하나 따서 깨끗이 씻고 장갑낀채 씨를 뺀 과육만 발라내고 달콤하게 끓여낸 보리수잼. 딸기잼과 비할 바가 아니다. 새콤한 뒷맛이 진하다. L선배가 서울에서 공수한 버터와 함께 느긋한 아침이다. 이런 시간을 위해 열매를 따고 다듬고 잼을 만든 고급 노동력이 투입됐지만, 다들 행복하셨을거라 믿는다. 느린 삶엔 그런 매력이 있는거겠지?
와중에 여행 이튿날 오전 줌회의 하나는 피하실 수 없었던 L선배. 그리고 낮에 서울로 돌아가야 하는 C를 위해 점심은 뒷마당 브런치. 요즘 꽂힌 야매 그릭샐러드. 소시지와 계란. 과일..테이블에 식탁보를 펼치면 확 다르구나. 일상은 정성을 더하는 만큼 빛난다. 이게 참 어렵다.
8.
솔밭길을 걸어보자. 씨마크 호텔에서 출발했다. 멋진 호텔 인정. 경포 현대호텔 재건축한 곳인지 몰랐다. 로비에 1940년 금강산에서 찍은 정주영 회장 사진이 있다. 잘생긴 분이었구나.
호텔에서 바닷가로 내려와 조금만 내려가면 바로 솔밭길이다. 소나무길도 아니고, 솔길도 아닌 솔밭길. 솔방울이 지천에 굴러다니고, 소나무가 빽빽하게 이어진다. 소금기 머금은 세찬 바닷바람에 아랑곳 않는 해송이다. 이건 또 뭔 별천지인가 싶을 때 숲속 조각공원 느낌. 인근 호텔에서 공들였다는 조각들이 재미있다.
출발한 곳은 강문해변, 걷다보면 송정해변이다. 이름이 소나무숲에서 나온거였군. 1시간쯤 걷다보면 안목해변이다. 커피와 카페 거리라 온통 루프탑과 테라스 건물들이다.
L선배는 강릉 명소는 다 알려주실 기세. 살짝 안쪽으로 들어가면 #라라의안목 선물가게가 나온다. 걷다보면 에어컨 바람이 고플 때 이런데 들어가 구경하는데 여긴 진짜 예쁘다. 셋 다 같은달 태어난걸 알게 된 L선배가 탄생석인 사파이어 이름의 팔찌를 사주셨다. 옆에는 Soontofu 쑨토푸젤라또 가게..라기보다 빌딩. 담백한데 진한 순두부 젤라또 먹어줘야 한다.
일기예보는 정확해서 다시 돌아가는 길에 잠시 빗방울이 후두둑. 비바람을 즐기는 N선배는 신났다. 마치 미스트처럼 흩뿌리는 비와 센 바람은 사실 몹시 시원했다. 돌아오는 길엔 소품가게 #유리알유희. 버려진 유리들이 바다나 호수로 들어가 30~50년 세월이 지나면 소다, 석회성분이 녹아 미세한 구멍이 만들어지고, 서리 내린듯 반투명 유리로 바뀐단다. 바다유리로 만든 고래 모빌은 우영우 덕분에 더 귀엽구나. 소품들 이름도 멋지다. 고래는 #엄마가고뤠? #하면돼지 #우리삶이복돼지 #백곰빠지게웃어요 #일가구다주택달팽. 딸에게 선물할 유리반지를 골랐다. 우리가 이렇게 강릉 경제에 기여한다.
9.
씻고 빨래하고 다시 단장해 나서는 저녁은 강릉 명소 #버드나무브루어리. 버,드,나,무 샘플러에서 N선배는 #미노리세션 에 꽂혔다. 고두밥을 짓는 전통 술 빚기를 응용해 강릉 사천면 미노리에서 수확한 쌀이 40% 이상 첨가된 맥주. 상큼하고 청량하다. 근데 이 집 피자 맛집이다. 강원도 송고버섯을 쓴 피자 풍미가 좋더라. 로컬 브루어리들의 마케팅에 늘 감탄하는데 이곳은 #책맥 이벤트 중. 책을 사면 맥주 한 잔 공짜다. 7월의 주제는 우주. 호기롭게 선물하기 좋은 기회. L선배에게는 일러스트와 함께 우주를 살펴보는 엘라 프랜시스 샌더스의 #우아한우주, N선배에게는 김초엽 작가의 #방금떠나온세계 를 드리고, 나는 심채경님 #천문학자는별을보지않는다 를 골랐다.
10.
시원한 하루가 아직 마감되지 않았더라. L선배가 늘 걷는다는 경포호 산책. 밤의 호숫가는 바람불어 좋은 길이다. 연꽃이 펼쳐진 습지는 낮에 와보고 싶은 곳. '달'까지 가보자고 하더니 진짜 달 같다. 달 표면 500km 상공에서 촬영한 달을 구현했다. 관동팔경 하나인 경포대는 달맞이도 일품인데 5개의 달이 뜬단다. 하늘과 바다, 호수, 술잔, 그리고 님의 눈동자에 비친 달..꺄아... 강릉, 볼수록 매력이다.
경포호의 달은 허균과 허난설헌 공원 입구. 자유로운 가풍에서 교육받은 남매는 재능이 넘쳤으나 삶은 비극적이다. 중국에서도 시문으로 유명했다는 허난설헌은 남편의 외도, 시가와 갈등 끝에 27세에 요절했다. 허균은 홍길동전에서 나타나듯 신분제 등 사회 질서에 반했던 인물. 결국 역적으로 몰려 죽었다. 시대를 앞선 인물이라기 보다, 시대를 잘못 만났던 이들. 지적이며 자유로운 영혼이 박해받은 사례가 우리 역사에 드물지 않다는걸 생각한다. 운명이란. 소박한 술상으로 두번째 밤을 보냈다.
치매는 모든걸 서서히 지우지만, 심쿵 행복한 순간의 기억은 남긴단다. 그런 기억이 많을수록 치매가 더디다고 L선배가 말했다. 삶은 기쁘고 슬픈 순간을 쌓아가는 시간. 잘 감동하는 금사빠라, 좋은 순간들을 차곡차곡 쌓으며 간다.
11.
나는 먹는데 진심이다. 두분 선배도 그렇다. 다음 메뉴를 놓고 심도 깊은 논의가 벌어진다. 믿기지 않는 맛이라고 L선배가 장담한 치아바타를 노렸는데 월화 휴무에 이번주는 수욜도 임시휴무ㅠ 식재료 활용에 열심인 나는 결국 이틀전 백숙집에서 남겨온 찰밥을 데웠다. 양 많아 고심했던 샐러드 채소를 밥 위에 푸짐하게 얹고 계란후라이 더해 고추장과 참기름 쓱쓱. N선배가 끼니 때마다 칭찬하는 샐러드도 후딱 준비했다. 남은 브로콜리와 토마토, 사과, 양파, 샐러드채소, 올리브, 닭가슴살..이건 평소 #마냐밥상 보다 낫다. 아침을 서두른건 사실 점심 계획도 이미 잡혀있었기 때문이다. 근데 탄성 나온다는 물회 집이 임시휴업. 대신 #영동횟집 물회,생선구이,우럭미역국 셋트도 꽤 훌륭했는데 1등 집보다 못하단다. 1등과 2등의 격차는 때로 크지 않냐는 L선배 말씀. 사람 사는게 그렇지만 살리에르에 빙의하는 편에서 마무룩.
12.
점심 전 산책은 입맛을 돋울거라며 L선배는 경포호 연꽃습지로 다시 우리를 이끌었다. 밤 풍경과 사뭇 다르다. 연꽃의 꽃말은 순결과 청순. 으응? 근데 떠오르는 이가 있다니ㅎ
원래 강릉 일기예보는 여행 내내 비. 그런데 날씨의 신이 이번에도 함께 했다. 첫날 바다, 둘째날 솔밭길 시간엔 잠시 갰다. 대관령 두메길, 강릉 바우길 하나인 선자령을 찾은 오후에는 비 대신 운무인지 안개인지 자욱했다. 주차장 공사중인 입구를 벗어나 길이 시작되면서 속세가 끝나버렸다. N선배는 곶자왈 풍이라고 했다. 울창한 숲에 온통 촉촉한 초록인데 뿌연 운무 너머 모든게 흐릿하다. 숲길은 꽤 다녔는데 안개는 익숙한 풍경을 바꿔버렸다. 특수효과 속에 나무의 정령이 나타날 것 같다. 2시간 넘도록 만난 사람은 단 셋. 물소리 뿐인 숲길에 우리 뿐이라니. 선자령은 물길과 산길이 함께 움직인다. 시내를 건너는데 L선배가 손을 내밀었다. 손잡고 나니 운동화가 미끄러질 뻔. 문제적 바위를 다 꿰고 있는 선배 덕에 살았다. 오늘은 완벽한 웹 형태의 거미줄에 반했다. 미세한 이슬이 맺혀 다이아몬드 목걸이처럼 반짝인다. 내내 미스트를 뿌리며 걷는 기분이었는데 돌아오는 길엔 비가 내렸다. 찾아보니 ‘안개보다는 조금 굵고 이슬비보다는 가는 비”라는 는개. 늘어진 안개의 줄임말이란다. 비바람은 오늘도 시원했고 해방감을 선사했다. 선자령으로 이끈 L선배가 귀인이다.
N선배 사진이 더 쨍하다. 지못미 아이폰
13.
땀과 미스트, 는개에 젖은 우리는 용평 어드메 사우나에서 빠르게 재단장했다. 저녁 일정은 음악회다. 말도 안되게 완벽한 일정이다. 트래킹 차림 대신 도시 여자로 돌아갔다. 빠듯한 시간에 #황태덕장 저녁. 매운거 못먹는 나는 황태찜보다 식해와 반찬, 황태국이 더 좋긴했다.
여튼 무지한 나는 한여름 3주간 이어지는 평창대관령 음악제 명성을 몰랐다. 인복 덕에, 선배 덕에 여행이 다채롭다. 게다가 예정된 피아니스트가 입국하지 못해 손열음 음악제 총감독이 이날 대타가 됐다. 음악이 아니라 글에 반했던 이지만 우연히 연주를 듣게 되다니 기막힌 행운이다. 트리오 반더러는 피아니스트 없이 첼리스트와 바이올리니스트만 왔고, 손열음님과 슈베르트 야상곡을 연주했다. 까막귀에도 아름답더라. 세번째 곡은 브람스의 클라리넷 오중주. 조인혁님의 클라리넷도 좋았지만, 윤소영님 바이올린에 넋을 잃었다. 앉은채 온몸으로 연주하는 모습이 춤사위 같다. 소리는 자유자재로 깨끗하게 내달리고, 꺽어지는 음마다 전율을 남겼다. 당당하고 열정적인 미소가 예쁜 분. 5명 중 3명의 연주자가 외국인인데 윤소영님 리드로 서로 웃고 눈맞추며 하나가 되는 모습이 참 좋았다. 클래식에 빠져본 적 없지만, 연주자에겐 빠질 수도 있겠다. 여행은 기획하는 이에 따라 이렇게 달라진다. 이번에도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냉장고 싹 비우고, 든든하게 아침을 먹었다. 패드와 베갯잇을 세탁, 건조하고 바짝 마르도록 건조대에 널었다. 각자 구역을 청소하고 들어올 때와 같은 모습으로 집을 정리했다. 이게 이렇게 상쾌할 일인가. 집에서도 이렇게 청소하면 좋을텐데. 아주아주아주 좋았던 강릉 3박4일이다. 강릉은 오후부터 많은 비가 예고됐다.
놀고 오니 페친 담벼락에서 발견.
도어스테핑이든 ‘약식회견’이든 진심 감탄했다.
감탄 포인트를 모르겠으면 끝까지 읽어보신뒤…ㅎㅎ
사진은 뜬금생략 비오는날 여행팀 해산 점심. 서울 논현동 #한성칼국수. 모듬전 시간 걸리는거 인정. 정말 바로 부쳐주신 맛. 강릉 장칼국수 놓친 아쉬움도 달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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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
“저, 코로나가 여러 분이 확진이 됐다고 그래서, 글쎄, 여러분들 가급적 좀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어? 그렇게 여러분들과 청사에 근무하시는 분들 안전을 좀 지키라고 했는데 다들 나오신대매? 에? (웃음)”
이 정도로 도어스테핑 하시는 건 좀 어떠세요?
“하하하, (손가락 가리키며) 뭐 물어볼 거 있으면 물어봐요 그럼. 한 개만 하고 들어갑시다. 오늘.”
코로나 재유행되고 있는데,
“크게”
코로나 재유행하고 있는데 방역은 좀 어떻게 하실 계획이신지.
“아 내가 어제요, 질병청장하고, 그리고 저 국가감염병대응위원회 위원장님하고 복지부 차관 이런 분들 어제 여기 와서 회의를 했는데, 내일 아마 총리 주재로 중대본 회의가 열릴 겁니다. 거기서 뭐 기본적인 방침을 내일 발표할 겁니다.”
지금 경제상황이 많이 어렵습니다. 어제 추경호 부총리 보고도 받으셨을 텐데요, 가장 좀 주력을 두고 당부하신 부분이 있으실까요?
“예를 들어 중요한 건, 서민들의 그… 민생이 경제 위기로 타격을 받지 않도록 해야 되는 거니까. 오늘 너무 많이 묻는데? 하하하. 그래요 여러분들 다 조심하세요. 어? 괜찮으면 요 앞에다가 나중에 (프레스 라인을) 칩시다.”
대통령님, 내일도 하실 거에요?
“뭐 이거야 하면 안 되겠어요? (웃음) 여러분들도 괜찮아 지면 요 앞에다가 며칠 있다가 칩시다. (손 흔듦) 그래요 다들 주의 많이 하십쇼.”(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