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큐레이션은 안목의 힘을 드러낸다. 넘쳐나는 창조물 중 어떤 것들을 골라내는 탁월한 능력. 취향을 저격하는 안목을 만나면 행복해진다.
안목을 자랑하는 서점 #텍스트북 이 등장했다.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는 은행나무 마당이 있는 그 건물 2층이다. 사직동이란 동네가 그다지 접근 편한 곳은 아니지만 골목을 올라가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 ‘플랫폼 9와3/4’라는 호그와트에서 빌린 이름으로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컨설팅을 시작하더니, ‘안목’이라는 헤드헌팅까지 나선 유민영 님이 쥔장이다. 한시절 뭔가 막힐 때마다 옆방 비서관인 그에게 쪼르르 달려가곤 했다. 믿고 보는 사람이다.
2.
서점인데 책이 매우 적다. 안목으로 고른 것들만 모아놓았다. 우린 취향이 비슷했구나, 그가 고른 책 큐레이션을 보며 새삼 반가웠다. 나 역시 꽂혀 있는 키워드 ‘우정’이 올해의 단어. ‘고립의 시대, 우리를 지탱하게 해주는 여러가지 모습의 우정을 담은 책들이 있다. (끼워팔아보면, #고립의시대 가 트레바리 내 클럽 다음시즌 첫 책. 현재 신청받고 있다ㅋ)
#다정한것이살아남는다 #그럴수록우리에겐친구가필요하다 #데이비드호크니 책 누가 좋다고 했는데.
플랫폼9와3/4과 안목 연구원들이 공부한 책들도 ‘공부중’에 모여있다. 홀딱 빠졌던 #래디컬마켓 당당하게 놓여있고 #거대한가속 #크래프톤웨이, 나도 공부한 사람이구나. 작년 최애책 #자본주의의미래 #일본의굴레 반갑다. 깨알 메모들 읽는 재미는 덤이 아니라 선물 같다. 유민영님보다 이인숙 님이 더 고생한걸까ㅎㅎ 분명 즐거웠을게다.
3.
텍스트북은 사실 서점보다 공간이고 커뮤니티다. 이게 트렌드지. 1만원에 90분 동안 커피든 알콜이든 끼고 놀 수 있다. 마당발 쥔장을 찾아오는 이들과 엮일 기회다. 나 역시 새 얼굴과 인사나누고 왔다.
지난 겨울 작은 위로가 됐던 이곳 유리창에 는 글귀가 새로 새겨졌다. ‘춤을 추고 있을 때는 규칙을 깨도 돼’. 꽝인데 늘 욕망하는게 춤. 규칙을 깨려면 춤바람부터 맞아야할까. 낮은 기와지붕 서촌 풍경을 담은 창에 한 끗을 더했구나.
화욜 정식 오픈이라더니 아직 지도에 안뜬다. 인스타그램 명소인 1층 카페 #스태픽스 찍고 가면 된다. 오픈날 또 마실가야지. #마냐산책
쥔장 포스팅의 팁
오전 11시 오픈 21시 마감.
월요일은 휴일
인왕산 자락 배화여대 가는길. 종로구 사직로 9길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