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로리 사적 복수에 열광하다니, 우린 얼마나 모순을 사랑하는가.
오만한 권력자들이 법 무시하는걸 어느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우리다. 아이 학폭을 무마하면서,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고, 그러고도 공직에서 잘나가는걸 당연하게 여긴 그 아빠가 정의구현하는 검사라는걸 이해하는 우리다.
이런 모순을 끌어안으려면 드라마에나 열광하는 수 밖에 없다. 괴물을 키우는 걸 부끄러워 하지 않고, 약자는 짓밟힐만 하니까, 약자로, 패배자로 남는다고 우기는걸 우리는 모르는척 한다. 엘리트들은 뭘해도 용서되는게 새로운 능력주의인 마냥 관대하다. 전도유망한 청년은 성범죄를 저질러도 의사가 되는 사회다. 법치주의 사회에서 법이 모욕당하고 있는걸 엘리트부터 눈감은지 오래다. 이 모순을 우리는 술자리에서나 떠든다. 드라마에나 열광한다. 권선징악은 픽션의 영역에만 나온다. 피해자가 현실세계에서 어떤 대우를 받던가?
어떤 부모는 천륜을 끊지 못하는게 고통. 아이는 죄가 없어도 감당해야 한다. 반면 부모 잘만나면 학폭해도 괜찮다. 부모 잘만나면 잘먹고 잘사는게 쉽다. 그렇게 배운 아이가 좋은 어른이 될리 없지만, 좋은 어른이 아니어도 상관없는 사회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대신 부 자체가 숭배 대상이 된 사회는 그렇게 망가진다. 이젠 모른척 하기 힘들다. 우리가 요즘 다른 '가치'에 대해 얘기한 적 있던가?
드라마 잘 보고 이렇게 삐딱해지다니. 연진아, 다 네 덕이다. 넌 꿈이 없어도 된다고, 꿈꾸는 이들을 돈으로 사겠다고, 인생 비밀을 감추지도 않았지.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이었다면 끝내 네가 승자였을지도 모르지.
그럼에도, 우리 봄에 죽자, 그 어른의 한마디가 오래 남는다. 괜찮은 어른이 있었다. 비겁하게 모순 뒤에 숨는 대신, 조용히 자리를 지키는 어른. 문동은이, 피해자가 온전히 행복하기를 바라지 못해도 조금씩 나아질거라 희망을 남겨주는 어른. 복수에 의기투합해도 소소한 행복을 아는 어른. 지옥같은 처지에도 아이를 지키는 어른들..현실에도 분명 좋은 어른이 있을테고, 지치지 않기로 하자. 드라마에 열광하는 마음 일부는 괜찮은 어른에게 남겨본다. #마냐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