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호객, 손님을 청한다. #트레바리 #기막힌논픽션 클럽, 몇 자리가 남아있다. 넷째 금요일 모임이니 첫 모임 26일까지 보름 남았는데 덜 차다니.
부디, 주저하지 말고 신청해주십사 청한다. (링크!) 책은 재료다. 한달에 한 번 흥미진진 유익한 시간을 감히 보장할 수 있다. 어제 한 정치인께서 신청하고 싶다고 해서 어버버 했으나, 사실 독서모임은 진짜 숨구멍 같고, 오아시스 같다니까.
첫책은 #에이징솔로 신났는데, 알고보니 이 책으로 모임하는 클럽이 여럿인 모양이다ㅎㅎ 이럴수가.
2.
그 얘기를 #북살롱텍스트북 놀러오신 김수민 작가님께 들었다. 임지은 작가님 클럽도 저 책 한다고. 그래서 담주에 저 책 북토크 사회보는 내 얘기가 마침 나왔다나. 김 작가님은 16학번이란다. 가만 있어도 말갛게 빛난다. 그는 폴더처럼 꾸벅 인사를 하더니, 본인 책을 바로 구입해 사인해 주셨다. 나도 얼결에 내 책을 사서 드렸다. 김 작가님 책 제목은 #도망치는게_뭐_어때서. 16학번인데 18년에 SBS 아나운서가 됐고, 스물다섯에 그만뒀다. 열두살부터 그렸던 그림은 한예종까지만. 인생의 행로를 바꾸는 건 용기지. 내 아이에겐 이렇게 말 못하면서, 남의 집 청춘들에겐 내가 또 이렇다. 게다가 5개월 된 아이가 있단다. 나는 왜 그 엄니가 부러운건지. 이게 뭐람. 이 마음은 딸에게 들키지 말아야지. 나도 당혹스러우니.
3.
십수년 전 언론홍보대학원 고민할 때 말린 분들이 있었다. 덕분에 IT미디어 정책으로 석사를 했다. 김 작가님은 현재 재학생. 미디어를 공부하고 싶은데, 관심분야를 더 뾰족하고 깊게 찾고 있다. 목표가 뭐냐고 물었다. 학위를 해서 교수가 되는 것이냐, 재미난 학문을 탐구해 작가의 길에 써먹을 것이냐. 잼난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냐. 이어진 대화가 어땠는지.. 옆에 있던 N님이 나중에 엄청난 얘기를 해주셨다. "혜승님 얘기는 너무 재미있어요. 하루 종일 들어도 좋을 것 같아요.".. 뭐라고요? 나 뭐라 한거지?
4.
내가 오히려 존경하는 학생 한 분이 내 책을 읽었다고.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미디어로 진로를 정했다는데, 일찌감치 심지 굳은 친구 같으니라고. 언론이 가장 개판이라고, 검찰과 쌍벽을 이룬다고, 뭐 그런 얘기를 어제 들었는데, 여전히 미디어는 매력적이다. 왜냐고? 비어 있는 틈이 분명히 보이니까. 현실적 문제가 넘나 많을뿐. 그 바닥 사부작꼼지락은 의미있다.
5.
서점 마당의 나무가 초록초록 신록을 뽐낸다. 가만 보면 아찔하게 멋지다. 눈부신 봄날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니 운이 좋다. 잔인한 봄을 지나가는 이들도 있을텐데, 잘 버티기를. 홀로 평온해서 조금 미안할 지경인 #서점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