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느라 수고 많았어요.“
나의 옛 최종보쓰는 얼굴 보자마자 이렇게 인사를 건넸다.
여사님은 “왜 이렇게 얼굴이 상했냐”고 걱정해주셔서 내가 당황했다. 살이 좀 빠지긴 했지만 그리 상했던가?
찾아뵙고 다정한 응원 받을 수 있는 보쓰라니, 운이 좋았다. 힘든 고비 넘어가며 쓰길 잘했다. ’적자생존‘이라고, 적는 이가 살아남는다고 주절댔더니 두분 다 웃으셨다.
이런 기록 남긴 건 참 잘한 일이라고, 형부(!)도 잘 썼다고 하더라, 응원 전해주신 ㄱㅈ님, 평산책방에 #정부가없다 없다고 신경써주신 ㄱㅇ님... 내 옆엔 온통 다정한 이들 뿐이다. 알고보니 내 책 4종을 다 갖고들 계신다고? 세상에.. 이런 분들과 무슨 작당을 해야 더 웃을 수 있을까? 지칠래야 지칠 수 없고, 쓰러질래야 쓰러질 수 없다. 질래야 질 수가 없다.
#책의_힘을_믿습니다
#책은_더디더라도_세상을_바꿔_나간다고_믿습니다
오롯이 다 담아준 인터뷰. 전홍기혜 님, 이명선님 고맙습니다.
재난과 참사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규명하는 일도 필요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책을 쓴 이유 중 하나는 세월호 이후 이런 일을 또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았던 것도 있다. 세월호 때 그 생떼 같은 아이들을 보낸 것이 얼마나 힘들었나. 그런데 우리는 그 힘든 일을 또 반복하고 있다. 그 다음에, 피해자들. ’피해자 우선주의‘ 굉장히 중요한데, 피해자들을 어떻게 보호하고 구제하고 살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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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지나고 보니, 구멍은 더 명확해졌다. 그런데 어디가 문제인지 알면서도 바꿀 수 없어 무기력해진다면,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 거지?‘라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논의하는 과정은 분명 의미가 있다. 한 명 한 명 개인은 무기력하지만, 모이면 무기력하지 않다는 사실을 계속 확인해야 한다.
혹자는 이걸 ’정치‘라고 말하겠지만, ’세월호나 이태원 참사가 반복되지 않고 아이들에게 조금 더 나은 미래를 남겨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시민이라면, 같이 고민하고 떠들어야 한다. 뉴스를 멀리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왜 이런 일이 벌어졌지?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지?‘와 같은 질문을 얘기하다 보면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어떤 일도 저절로 해결되거나 공무원이나 정치인들이 알아서 해결해 주는 법은 없다. 불신한다고 외면할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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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1주기 시민추모대회를 ’정치 집회‘라며 불참을 선언하더니, 오히려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아이러니의 주인공이 됐다. 어떻게 대통령도, 총리도, 장관도 한 명 안 오나. ’내가 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고 너희들이 하는 것은 정치다‘라는 논리인데, 정치를 피하고자 하는 행동이야말로 가장 정치적인 행위다.
’참사를, 재난을 쫓아가는 과정은 정치적인 과정이다‘라는 학자의 얘기를 책에도 썼다. 참사가 왜 일어났으며 누구의 책임인지, 그리고 이를 복구하기 위해 국가의 재원을 어떻게 분배해야 하는지 등 모든 것이 다 정치적인 결정이다. 모든 것이 정치적으로 같이 움직여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터인지 정치를 무슨 오물 대하듯 하면서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미루거나 기피하는 경향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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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청 앞 서울광장 한편에 있는 분향소는 점거 형태다. 지인의 초등학생 딸이 지나가다가 보고, ’엄마 분향소는 원래 임시 건물이야? 천막으로만 돼 있어? 그렇게 만들게 되어 있어?‘라고 묻더라는 것이다. 언제부터 분향소가 천막 치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인가. 그게 자연스러운 건 이상한 일 아닌가.
유가족 중 한 분이 ’어디에 추모비가 들어가면 좋겠느냐?‘고 물어서 ’이태원이요?‘라고 했더니, ’이태원에도 필요하겠지만 희생자 이름으로 벽 한 면을 가득 채워야 할 곳은 행안부 건물‘이라고 하더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사람들이 일할 때 희생자들의 이름을 보면서 더 정신 차리고 일해야 한다‘는 얘기다. 너무 와 닿았다.
“이 책은 대통령을 잘 뽑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윤석열이 갑자기 달라질 거라는 기대도 없다. 다만 냉소하기 보다는 분노하고 좌절하지 않기 위해 소통과 공감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한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고 이민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지만 이 책은 윤석열 정부를 견뎌내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책이고 우리가 계속 싸우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말하는 책이다.”
인터뷰는 인터뷰어의 관점에 따라 조금씩 다른 이야기로 이어진다. 전홍기혜님 인터뷰가 "정치가 망가지니, 정부도 망가졌고, 청년들이 죽었다"고 #정부가없다 핵심을 뽑아냈다면
‘이태원 참사 1년이 남긴 질문, 똑똑한 공무원들의 영혼을 누가 빼앗았는가’. 이정환 님 북리뷰는 확실히 솔루션 저널리즘의 관점에서 책을 바라본다. 모두 고맙다.
와중에.. 사진이 저것이 최선인가 따위의 좌절…. 아. 진짜 삭았구나 종류의 뜬금 없는 탄식… 은 넘어가고.
토요일 오후 #정부가없다 메디치 북토크 앞두고 금요일 오전! 메디치 유튭 +피렌체의 식탁 인터뷰 쏘아주셨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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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머니‘가 있다. 일하는 여성이다. 10월의 그밤에 아이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뉴스를 보고 아이를 찾으러 종종걸음으로 달려갔다. 정혜승 작가는 이렇게 ’이태원‘에 자발적으로 연루되었다. 몇 번이고 현장을 보고 관련자들을 인터뷰했다. 그는 기자로, 민간기업에서 홍보 전문가로, 그리고 이전 정부에서도 일을 했다. 그런 여러 경험들을 바탕으로 묻고 또 물었다. 세월호에 이어 왜 이런 참사가 또 터졌는가? 우리 사회 위기관리의 차원에서 파헤치고 들어갔다. 32명을 인터뷰했다.
법은 하급 공무원의 책임을 묻지만, 참사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그보다 윗선이 책임을 져야 하고, 더 나아가 참사의 철저한 재구성과 제도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정 작가는 새 정부의 지난 일년반이 무책임 행정, 무책임 정부였다고 규정한다. 그래서 책의 제목도 ’정부가 없다‘로 지어졌다. 정부가 없다니, 누구는 제목이 너무 선정적이고 단정적이라 비판할 테고, 누구는 정부의 행태에 비해 너무 점잖다고 또 비판할 것이다. 어느 입장이라도 다만 다시 이러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데는 동의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정 작가는 그 부분을 깊게 파고들었다.
메디치미디어 신혜선 본부장이 정혜승 작가를 만나 책에서 다 못한 얘기를 들어봤다. 책이 품고 있는 서늘한 결의와 달리 인터뷰는 담담하게 일상적인 어조로 진행됐다. 일상이 위험인 시대에 우리는 어떤 일상을 꿈꾸고 만들어야 하는지, 그런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편집자 주]
그 바닥에는 전설적 기자들이 가끔 있다. 그 선배가 썼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신뢰하는데, 보통의 기자들과 격이 다르다. 평소 옅은 미소로 아재개그조차 깔끔하게 구사하시던 선배, 말과 글의 온도가 높지 않아 부드럽게 찌르는 솜씨가 일품이던 선배가 #정부가없다 책을 보시고 #현대판_목민심서 라 하셨다. 한정된 공개글이라 퍼오지 못하고 이리 박제해본다. 회사도 달랐고, 선배 칭찬 들을 기회가 없었는데, 예기치 못했던 칭찬이다. 후배 책 직접 사보신 것도 고마운데 뼈때리는 게 아니라 영혼을 건드리는 응원이라니. 감히 점등인이라니.. 저널리즘이 죽어가는 시대에, 오래전 떠난 바닥 선배로부터 저널리스트라 불리다니 이거 어쩌지..
다행히. 술술 읽힌다는 얘기, 순식간에 완독했다는 피드백들이 있다. 소심하고 자신감 부족한 작가에겐 엄청난 반응이다. 이게 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덕분이랄까. 교보 신간 매대에서 일반 매대로 무사히 넘어가야 할텐데. #정부가없다 #홍보가아니라소통입니다
사랑하는 김희경 선배
메디치 김현종님
경애하는 하지현 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