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차 작가 김탁환 쌤 북토크. 간만 장편소설 #사랑과혁명 이야기다.
1. ‘곁’으로 가세요.
작가님은 곡성으로 갔다. 서울의 10분의 9 면적에 2만6900명이 사는 곳. 백 개의 골짜기가 있는 동네다. 그런데 어쩌다 곡성에?
소설가에겐 세 개의 층이 있다. 한 사람(불멸의 이순신 등) 혹은 한 국가(소설 조선왕조실록), 그리고 한 그룹. 쌤은 18세기 연암, 담헌 그룹에 꽂혔다. 연암 주변 천재들 50명에 반했다. 그들에 대해 제대로 쓰려면 40년 걸리겠다 싶었는데, 지난 20년 간 정조 시절 백탑파 시리즈 10권 썼다.
(오호. 앞으로 20년동안 10권 더 나온다! 백탑파 팬으로 덕질 시작한 인간이 나다!)
그렇게 1700년대 영조, 정조 시절 10권 썼는데, 1800년대로 넘어가니 암흑기였다. 할아버지도 억울하고 아들도 억울하고 손자도 억울한 시대. 할머니도, 딸도, 손녀도 불행한 시대… 였다고.
그 암흑기에 파고들려던 참에, 쌤은 현대로 넘어와야 했다.
세월호 참사였다. 지금이 암흑기구나.. <거짓말이다>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를 썼다. 2015년 메르스 사태는 <살아야겠다>를 낳았다.
이 과정에서 전염병과 대도시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생태 이주를 구상하다가 곡성을 만났다. 더 정확하게는 곡성 성당을 발견했다. 성당 십자가에 닭이 있는 곡성성당은 ‘옥터 성지’로 불린다. 감옥 터였다. 정해박해 진원지(1827년)였다.
쌤은 정해박해, 곡성의 그 마을 사람들 얘기를 쓰기 시작했고, 2021년 섬진강 폐교 2층으로 아예 작업실을 옮겼다.
성당 옆에 집을 얻어 농사도 짓는다. 새벽에 두 시간 호미질을 하다 허리를 펴면 성당이 보인다. 주인공들을 생각하는 시간이다. 성당에서 33번 종을 치는 동안에도 옛 감옥을 바라보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주인공들을 쫓았다.
2. 1000
그 사람
그 사건
그 주제를
천 일 동안 매일 생각하는 글쓰기, 이게 장편소설이란다. 이건 사랑이구만. <살아야겠다>도 1000일 걸린 책.. <사랑과 혁명>은 1년반 쓰고 2년 동안 7번 퇴고했다.
(어우야… 성질 급한 인간 답게 1년에 책 내놓은 나는… )
3. 몸과 마음으로 쓴다는 것.
몸을 움직인 것, 농사가 쌤에겐 균형이다. 자칭 섬진강 대학교 3학년. 농사 3년차다. 오늘도 시금치 씨 뿌리고 올라오셨다는 쌤은 내년 2~3월 곡성 책방 ’들녘의 마음‘에서 책을 사면 시금치를 굿즈로 주실 예정이라고.
그새 배추 쌈채소 가지 호박 보리 부추 파 양파 당근 토마토 시금치 봄동 콩 옥수수 감자 고구마.. 수확해본 경력농부다.
<사랑과 혁명>은,
네 이웃을, 네 원수를 사랑하는 사랑,
그리고
나의 변화. 마을의 변화. 국가의 변화라는 혁명을 다룬다.
역사소설 사회소설 생태소설 종교소설 추리소설 고백소설 이라고.
시간 나면 읽는 책이 아니라 시간 내서 읽는 책이다. 오늘 북토크 신청해놓고 애썼는데 628쪽 1권 읽고 왔다.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인 궁상각치우! 사진으로 영접!
사랑하고, 혁명하며
산다는 것은 무엇이냐고?
일단 2, 3권 마저 읽고ㅎ;;;
벽돌책 소설 오랜만이라 좀 더뎠는데, 오늘 북토크에서 쌤 설명 듣고보니 맘이 급해졌다. 빨랑 읽어야지ㅎ
정작 오늘 오후에 완독한 책은 저녁에 만나기로 한 엠마님 Emma Sage 저서였다. 우아한 엠마님과! 그리고 진심 반가운 얼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