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마냐 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냐 정혜승 Jul 21. 2024

<졸업.> <러브 라이즈 블리딩> .. 짤막 마냐뷰

연애드라마로 간만 설레이고, 애들 학대 혹은 방치하는 교육현실로 간만 부끄럽고. 좋은 드라마였다. 안판석표 #졸업.

선생은 누군가에게 우주를 열어준다. 공교육에서 그게 망가졌다. 사교육은 성능 좋은 쪽집게 기계다. 학생들이 스승을 만날 기회는 어느 쪽에 있는가.


대박은, 명문대 대기업 코스가 아니라 대치동 자본에 올라타는 쪽에 있다. 생에 뭘 할지, 첫번째 기준은 돈이다. 대치동 아파트 하나가 전부인 부모보다 성공하려면 뭔들. 그 윗세대의 아파트라도 탐하려면 기존 코스로는 안된다. 자본을 향해 영혼과 몸을 갈아넣어야 한다. 여기에 양념처럼 사랑과 우정, 보람을 곁들일 수 있다.


현실 인식 냉정한데, 드라마는 냉소 대신 사람에 집중했다. 패기만만 청년은 어른이 되는 법을 아프게 배운다. 일을 사랑하진 못했던 일잘러 프로는 욕망과 소명을 다시 바라본다. 염치를 아는 어른들은 야망을 앞세우지 않는다. 대학생이던 선생 덕분에 진학에 성공한 고등학생은 자신의 감정이 사랑이란 확신에 주저하지 않는다. 꼬리 붕붕 흔들며 직진하는 대형견 남주는 귀엽고. 정려원은 충분히, 넘치게 매력적이다. 질질 끌지 않고, 남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는 연애는 예뻤다. 아우 달달해라...


섭옵을 비롯해 페친들 덕에 뒷북 달렸다. 갈등과 불안에도 불구, 평온하고 행복한 맛의 드라마였네. 믿고보는 안팍석 감독님. #마냐뷰


아참. 음악 왤케 좋아ㅠㅠ 내 취향이 이런거였다. 팝인줄 알았는데 국산이라고?




이건 남다른 몸의 아름다움과 사랑 얘기다. 보디빌더 여주라니. 그녀를 사랑하는 여주라니. #러브라이즈블리딩, 내 실력으로는 해석이 안된다만, 절망적 사랑을 뜻한다고?


뉴멕시코주 소도시. 어두운 계곡에 빛나는 별들로 출발한 카메라 앵글은 낡은 체육관으로 움직인다. 막힌 변기를 손으로 뚫는 장면으로 등장하는 루,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뭘해도 존잘이다. 메마른 땅에 땀과 근육만 눈부신 이 동네에 아드레날린 끝판왕 재키(케이티 M. 오브라이언)가 등장한다. 라스베이거스 보디빌딩 대회에 가기 위해 거칠고 험한 여정을 마다 않는 여자다. 둘의 눈에 불꽃이 튀는 건 한순간이었다.


소도시 밖으로 나가보지 못한 루에겐 얼굴 안 보고 사는 아버지(에드 해리스)와 얼굴 보면 속터지는 언니가 있다. 동네 암흑가 왕초 쯤으로 보이는 아버지, 언니를 패고 사는 형부는 가부장 폭군들이다.


영화가 21세기 <델마와 루이스>로 불리는 건 두 여자의 여정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고, 폭력은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르는게 삶을 닮았다. 사랑은 삶이 고단할수록 짜릿하고,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수록 절박하다. 노출 수위와 별개로 야하고, 폭력 수위와 별개로 폭주한다. 1990년생 로즈 글래스 감독은 심박수 끌어올리는 선수다. 스타일 미학과 판타지를 절묘하게 엮어낸다. 마지막 장면은, 뜻대로 되지 않는 인간의 숙명으로 뒷통수를 치는데. 조롱 대신 자연스럽고 매끄러운게 재미다.


한때 좋아했던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의 딸이 조연이다. 큰 눈에 인형같은 미모로 나사 빠진 스토커 연기라니. 하지만 에드 해리스 만큼 충격일까. 할배요..ㅠㅠ 세월무상이다.


양성애자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레즈비언 연기는 어쩐지 절절하고. 나는 길쭉한 선의 그녀와 근육질 그녀의 자유로운 몸사위가 나오는 엔딩 크레딧에서 깨달았다. 지독하게 매력적이면 쓸데없는 설명, 서사 다 필요없다. #마냐뷰

매거진의 이전글 <퍼펙트 데이즈> 일상의 루틴, 그게 뭐라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