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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냐 정혜승 Jul 04. 2015

<먹는다> 주부놀이, 이 정도는 기본이죠

일상이 아니라 취미니까 요리가 좋다

2013년 여름 이후 2015년 6월까지 먹고 산 이야기. 트윗에서 '사진'만 따로 검색해서 기록으로 남깁니다. 언젠가 아이들에게 "엄마가 이렇게 해먹였노라" 자랑하기 위한 기록. ^____^  


직딩맘이라 삼시세끼 밥 차려내고 치우고 또 차리는 '일상'이 아닙니다. 주로 아침 한 끼, 아주머니나 친정 엄마가 오지 않으시는 날 저녁, 그리고 주말에 집중하는 '취미'. 한 잔 하고 들어온 날, 재료를 다듬고, 칼 질을 하고, 한 솥 끓여내는게 '힐링'인 특이한 경우입니다.  


나름 기름 걷어낸 닭육수에 엄마표 오이피클 국물, 식초, 땅콩과 깨를 갈아넣어 살짝 얼렸고 소면 곁들였는데..딸은 홍초를 더 넣었고, 아들은 담에 땅콩 빼라고. 담엔 걍 삼계탕이나..


두부를 노릇노릇 구우며 간장만 간할까, 고춧가루에 파마늘 양파 넣을까 하다가...김치통에 남은 김칫국물만 모아놓은걸 걍 투척해 보글보글. 먹음직스러운데 아무도 일어나지 않는 아침. 10분만 더 참겠다 


남은 된장찌개에 김이랑 먹을까, 스팸 구울까, 주먹밥 할까.. 침대서 온갖 즐거운 상상을 하는데 딸이 "엄마, 빵 먹자"고. 따님 샤워하는 동안에 정성이 뻗어..이렇게 


어쩜 이리 맛있게 했냐는 옆지기 감탄. 반쯤은 명절 앞두고 마눌님 심기 달래는 뻐꾸기. 내가 하는게 원래 그렇지 뭐. 식용유 약간에 물엿 부어 바글 끓어오르면 잔멸치 넣어 끈기있게 볶는다. 설탕도 중간에 약간


간단히 닭을 굽고. 백골뱅이를 삶고. 꽃게를 찌고. 오징어와 미나리는 매콤새콤하게. 지난주 스물댓명 파뤼에 비하면 여덟명 먹는 밥상 정도야


주말엔 멸치표고다시마대파 육수 내어 떡만두국, 잔치국수. 어젯밤엔 3990원 닭을 푹 고아 대파, 콩나물로 끓여놓고 아침에 소면 말아 한 그릇. 추운 날 애들 따뜻 국물 먹여보낼 생각일뿐 결코 부모 해장용 아님


친정엄마표 not 멸치볶음 but 멀티볶음. 멸치에 호두 아몬드 크렌베리까지. 작은 그릇에 덜지 않고 통째로 처묵처묵.


학원서 10시에 돌아온 둘째의 청에 따라... 남은 닭육수에 라면사리 넣어 꼬꼬면. 만두까지 넣어달랄 때는 언제고.. 엄마더러 거들어 달라니. 이 시간에..


  

호시탐탐 칼질을 탐하는 딸. 가르쳐준대로 파프리카 채썰고 스스로 뿌듯해 신나더니만..내일 먹을 잡채에 넣을 거라니까 금새 시무룩. 먹기는 싫은데 썰기만 할 야채가 어딨겠니ㅎ 소녀는 언제 그 달콤한 맛을 알려나


레서피를 물었더니 직접 (피쉬소스30ml 물30ml 칠리소스 4큰술 설탕 약간 레몬즙 4큰술 후추 청양 다진거 세개 월남고추 또는 페페로치네 약간 다져넣은) 소스와 고수까지 챙겨주신 B온니 덕에 감동의 아침 


밥 하기 싫은 주말의 일품요리. 꼬꼬뱅이란걸 흉내내고 싶었으나 시작하면서 망했다고 생각. 그러나 오래 뭉근히 끓이면 대충 맛은 난다는 진실. 나름 버터와 허브도 썼어요. 애들 반응 괜찮으니 으쓱. 


썬드라이드토마토 통조림 득템 기념 파스타. 냉장고에서 시들어가는 버섯 파프리카 고추 양파 함께 처리. 풍미를 살려주는 저 말린토마토로 어젠 샐러드 해먹고, 빵에도 넣어 먹어보고. 비싸서 고민했으나 결론은 뿌듯


구워놓은 꽁치 한 마리가 있었을 뿐이고, 밥은 없었기에. 파 마늘 고추를 다져 아침부터 무려 요리를 했더니. 애들은 잘 먹어 주시고. 아니나다를까, 입 짧은 옆지기는 거부. 살짝 비려도 맛은 그럴싸하거늘. 쳇 


라면을 기대한 아이들에겐 미안하지만.. 이 정도 하는데 20분 걸리는 엄마란다. 냉장고엔 시든 버섯과 많은 양파가 있었을 뿐이고. 솔직히 맛도 괜찮잖니?


허브감자구이에 공들이다가..닭을 다 태워서, 탄 껍질 잘라내느라ㅠ 감자 살짝 익혀 두툼 썰은뒤 허브, 소금 후추 올리브유에 뒹굴렸다가 버터에 구웠는데..허브도 다양하게 쓰고, 더 노릇하게 태웠어야..        


볶음밥 비법은 대파 듬뿍. 파 먼저 썰고 양파를 반개만 쓰려다 하나 다 썼다. 지난주 큼지막한 양파 18개 5kg를 2890원에 샀다. 양파 농사 지으신 분들 어찌하나. 열심히 먹어봐야지.. 


평소보다 이른 귀가길. 아파트 모퉁이 삼륜차서 콩국 파는 아저씨가 더워보여 콩국을 샀다. 아들이 그 두부 파는 아저씨에게서 샀냐며 어제는 비오는데 팔고 계시더라고. 잘 샀다, 맛있다 엄마 칭찬. 먹다말고 인증샷 

유한마담 놀이 몇 시간 만에.. 딸 덕에 다시 식순이. 라면 먹고싶다길래 엄마 다욧에 방해된다고 반대한뒤.. 결국 대충 파스타로 처묵. 


이런 저녁을 준비했는데. 더구나 배만 채우려고 무를 듬뿍 넣어 그것만 먹을까 했는데 염분이 다욧에 도움 안된다며 원격 잔소리 접수. 탄수화물 먹지말라는 지침도. 엄마 놀이와 몸 만들기는 상극 


멸치육수 진하게 낸 된장찌개에 쇠고기를 간장양념, 가지와 볶아 점심. 새우젓 양념 고기를 고춧가루, 참기름에 볶다 물, 호박 넣어 뭉근히 끓인 애호박돼지고기찜 저녁. 낼과 모레 노동 앞두고 오늘 자발적 워밍업


큰 맘 먹고 19900에 톱밥 박스채 샀더니 실한 꽃게 14마리가 다 살아서 난리ㅠ 내 비명에 남푠이 손질하다 심하게 세 번 물리고. 꽃게 킬러 딸은 살생 아니냐 호들갑. 이토록 격렬한 생의 몸부림이라니.. 저녁엔 큰 녀석들로 그냥 쪄먹고. 두 마리는 각각 따로 얼려 나중에 된장찌개에 넣을 생각. 나머지는 내일 양념꽃게찜 하려고 손질해 냉장고로...뿌듯.


장 보면서 옆지기에게 토종닭 백숙 해줄까 물었더니 반응 시원찮길래 전복과 문어, 피조개를 함께 넣어 해신탕 도전. 피조개를 30분 소금물에 해감해봤는데 실패. 결국 따로 살짝 삶아 깨끗이 헹군뒤 다시 넣는 꼼수 


손주 생일 앞두고 친정엄마는 시루떡 케잌을 만들어오셨고. 노량진 시장서 대방어 뱃살로 한 접시, 석화도 저렴하게 챙기고. 전복 백합 낙지 사다가 또 해천탕. 살아있는 낙지가 불쌍했지만 지난번 문어보다 훌륭 

반값세일 닭갈비 사면서 호기심에 닭똥집도 챙겨 냉장고의 양파 양배추 대파 버섯 총동원. 푸짐하고 괜찮았는데. 애들이 캐물어 근위라 얼버무렸으나 이상하다고^^; 결국 똥집인거 듣더니 아예 거부. 덕분에 나만 실컷 


밥 하기 귀찮아, 정식 오믈렛 하기 어려워, 아침은 스패니시 오믈렛. 버터에 양파 버섯 햄 볶다가..우유 쫌 넣은 계란물 부어서 약불에 뚜껑 닫고. 오믈렛은 늘 모양을 망쳤는데 이게 훨 쉬움. 맛이야 같고ㅎ


피곤함을 무릅쓰고 어젯밤 간만 마트. 쉬는 일욜 직전 토욜 밤 세일이라 싸게 호주산 고기를 챙겼고. 점심에 무채 만들 때 꺼낸 매실청으로 재웠더니 아주 쪼금 연해진 느낌? 큼지막 굽다가 중간에 썰어 살짝 마무리


냉장고에서 시들어가는 오이와 파프리카 처리용 메뉴. 어묵탕 곁들여 일요일 아이들 밥상.


양파 1개 다져 볶다가 껍질벗겨 다진 토마토 3개에 소금, 허브 넣어 뭉근히 끓이고. 애호박 반개, 소세지 2개 넣어 소스.. 근데 소스와 파스타 비율 못 맞춰 소스가 살짝 부족. 이것은 토마토 호박 처리 메뉴


고든 램지 흉내내려 했으나. 세일하길래 얇은 고기를 사버렸다. 대신 기름 버터 마늘 팍팍.(앗 허브 깜빡ㅠ) 점심에 파스타 남긴걸 고기팬에 버터 소금으로 휘릭했는데 굿 http://youtu.be/AmC9SmCBUj4


낮잠 자다 일어나 그냥 김치를 포기 째, 냉동실 돼지고기를 통째 김치 사이에 넣고 팔팔 끓어오르면 뭉근하게 한 시간. 계란후라이와 김을 잊지 말아야. 귀한 시엄니 김장김치를 아끼지 않는게 포인트. 


방풍나물 두릅나물, 평소 밖에서만 먹던걸 아이들에게도 맛보여줄 요량으로 시도. 기름에 대파와 계란 볶다가 남은 찬밥 넣어 굴소스로 마무리한 볶음밥. 무항생제 돼지고기 목심을 구웠다. 친환경마트 다녀온 날의 밥상


오후에 바빠서 미리 저녁 준비. 마침 지난 한 주도 바빴던 덕에 시들어가는 재료를 몽땅 넣었더니 정체불명. 가지 양파 고기는 그렇다치고, 김치꽁다리, 취나물까지 넣어봤음. 된장전골도 야채 처리용. 그래도 먹겠지


비빔국수 매니아인 딸을 위해 국수를 삶고 간단히 오이와 배추를 채썰다 문득 변심. 급히 돼지고기를 매실청 간장에 볶아서 올리고. 피쉬소스 대용 멸치액젓 1, 월남쌈소스와 홍초 각 2 숟가락. 베트남비빔국수 흉내


백주부님 된장라면. https://m.youtube.com/watch?.be&… 스프를 다 넣던데 반 만 넣고 간 보며 살짝. 마지막 1분에 계란 투입. 볶음라면은 레시피 그대로. 아이들과 어젯밤 보면서 군침 흘리며 결정한 메뉴


휴일 전날 마트 문 닫기 1시간 전. 닭날개 한 팩 2880원. 두 팩 사다가 소금 후추 간장 매실청 허브에 재워 오븐에 굽고. 친정엄마표 단호박 스프에 야채로 대충 때우는 저녁. 십만원대 미니오븐 수년째 짱짱


그 맛 땡긴다며 굳이 비빔면을 조르는데 오이 얹는걸론 성이 안 차서. 닭을 그릴팬에 15분 굽는동안 야채 다듬어 버터에 볶다가 소금 간장 매실청 넣어 닭과 함께 조렸다. 총 22분 소요. 세일한 닭 3300원.


프리미엄 화이트와인 비니거, 백포도주 식초 다 썼네. 한남슈퍼에서 큰 맘 먹고 지른 뒤 썬드라이드토마토와 함께 매번 샐러드 맛을 살려준 비기. 올리브유와 적당히 넣으면 끝. 냉장고 야채 처리에 뿌듯한 토욜 저녁

샤도네이 비니거를 거의 1년 만에 먹은거네. 조금씩 맛 내는거라 비싸도 오래 먹는다더니ㅎ 1년 전 트윗에도 큰 맘 먹고 샀다는둥 궁상은 내 특기구나ㅋ https://twitter.com/hsjeong/status/485724124455522304 


둘째 학교 휴업이라길래 급히 휴가 내고 간만 평일 엄마놀이. 트윗에서 눈여겨본 원팬 파스타 시도했는데 잠시 페북질 하는 사이 대참사. 탄내가 배진 않아서 간신히 구제 


원팬파스타 두번째 시도 성공. 냉장고 시들 야채 총동원. 맛 가기 직전 오이지까지 처리. 그럭저럭인데 딸은 귀신 같이 오이만 골라내심ㅋ 물 넉넉히 센 불에 10분. 저어가면서 4분 더. 소금 후추에 바질 약간 


재래시장에서 호박이 두 개에 천 원. 큼직하게 썰어 새우젓 한 숟가락만 넣고 찌면 되는데. 고춧가루 양념 새우젓 있길래 그걸 썼고. 터저서 인기없는 방울토마토 남은거 그냥 넣어버렸어요. 여름에는 호박이 달아요.


라면과 김치볶음밥 뿐이던 옆지기 레시피에 일본풍 덮밥 추가. 아저씨를 요리에 눈뜨게 해주신 백주부 만세^ 석쇠도 직접 사들고 와서 정말 열심히 따라했고. 흠 잡을게 없진 않겠지만 칭찬만ㅎ 아이들도 맛나다고 난리

시들어가는 무를 처리하겠다는 일념과 내일 아침은 갓 지은 밥에 무생채를 듬뿍 올리고 참기름 둘러 먹겠다는 생각에 꽂혀.. 한 밤에 무 채를 썰고 조물조물. 뿌듯한 마음은 좋은데 허기가 지네.. 자야지.


늦은 퇴근 후 저녁 거르겠노라 작심 삼십분. 옆지기도 비슷한 이유로 굶고 있길래.. 간만 부부를 위한 샐러드. 삶은 계란, 오이, 상추. 토마토를 귀찮아서 대충 썰고 올리브 치즈 더해 질 좋은 올리브유와 발사믹


어젯밤 그냥 잠들어 아침 반찬이 없더라는. 계란후라이 간장밥 해줄까 하다가 대파 넉넉히 총총 썰고. 기름에 볶다가 기름 뺀 참치 투하. 으깬 두부까지 넣어 간장 세 숟가락, 고추장 한 숟가락. 5분 걸린다.


시엄니 김장김치도 이제 끝물. 돼지고기만 넉넉히 넣으면 거저 맛을 내던 김치찜도 아쉽겠네. 호박을 썰어 소금에 살짝 절였다가 밀가루 묻히고 계란물 입혀 전을 부치다니 간만 정성. 여름 야채인 호박을 즐겨주리라.


어제 토마토 샀는데 오늘 시엄니께서 또 가져다주셔서 당분간 토마토 주간ㅎ 검색 레시피는 토마토 계란이면 되는데 괜한 욕심에 양파 버섯까지 넣었더니 좀 지저분;; 야채 볶을 때 소금 간만 살짝. 딸이 깨끗이 싹싹


토마토 껍질 벗겨 오일 레몬즙 식초 설탕에 차게 한 샐러드. 익힌 감자 바닥에 깔고 토마토 양파 소세지 치즈 올린 그라탕. 어젯밤 와인과 허브에 재워둔 고기 예정대로 굽고. 토마토 덕에 서점 마실 포기하고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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