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더 잘 쓰고 싶은 이들을 위한 실용적 지침서
『서론과 결론 쓰기 노하우』는 서론과 결론에 대한 정의를 내린 후 이를 쓰는 방법 및 주의사항을 소개하고, 서론과 결론의 여러 예시를 피드백하며 글을 이어 나가는 예시 중심 책이다. 초심자를 위한 글쓰기 입문용이라기보다는 이미 글을 많이 써본 사람들이 실전에 바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요령을 알려주는 책이라서, 예시들이 기본적으로 수준이 높고 피드백 또한 꼼꼼해서 다소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
글이 쉽고 간결하게 쓰였다. 기본적으로 문장이 짧고 쓰인 단어가 어렵지 않으며 군더더기가 없어서,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풀어냈다. 특히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서론과 결론의 정의가 굉장히 깔끔하게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저자의 도저함과 문장력이 느껴지고, 이는 책의 신뢰도를 높이기까지 한다.
설명이 자세하다. 각 부분의 구성 요소와 필요한 내용, 쓸 때 주의할 점, 강조점에 따른 글쓰기 유형 등 서론과 결론에 대한 모든 것이 설명되어 있으며, 이에 대한 논거가 명확하다. 가령 글쓰기 방식 A를 지양하고 다른 방식인 B를 지향해야 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식이다. 거기다가 독자가 꼭 알아 둬야 하는 개념('무엇을 / 어떻게 / 왜' 같은 것)은 반복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설명의 강조점을 분명히 한다.
예시와 피드백을 중심으로 풀어나가기 때문에 이해가 편하다. 아무리 설명이 잘 되어 있어도 적절한 예가 없으면 책을 읽고 나서 남는 게 없을 수 있는데, 이 책에는 서론과 결론의 예시가 각각 30개에 육박할 정도로 풍부하다. 그리고 각 예시 밑에는 저자의 섬세하고 날카로운 피드백이 달려 있는데, 앞서 언급한 요령들을 기반으로 단점을 지적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하기 때문에 내용이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여러 종류의 글을 다룬 것 또한 장점이다. 이 책은 대학생들이 주로 쓰는 소논문과 실험보고서, 조사보고서, 학위논문 위주로 담았고, 서평과 비평도 간간이 다룬다. 즉,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모두 아우르는 셈이다. 그러면서도 서론과 결론 각각의 대원칙에 기반해 서술하므로 글이 난잡하지 않고 일관된다.
다만 서론과 결론만을 다룬다는 책의 컨셉 자체가 지닌 한계점이 보인다. 특히 결론 파트를 읽을 때 느껴지는데, 저자의 피드백 중에서는 본론을 읽어야지만 이해 가능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가령 어떤 글의 결론은 본론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는 인상을 강하게 준다며 저자는 이를 비판하는데, 본론을 읽어본 적 없는 독자로서는 정확히 무엇을 어떻게 가져다 썼다는 건지 당최 알 수가 없다.
글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이 글을 권한다. 특히 레포트를 쓸 일이 많은 대학생들과 논술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에게 알맞춤이겠다. 그리고 이 책을 읽기 전에 미리 글을 써보든가 예전에 써둔 글을 꺼내 놓고, 읽으면서 책의 내용을 자신의 글에 적용해보는 것도 효과적인 독서법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