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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아일기 쓰는 아빠 Aug 04. 2020

인공지능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것

인공지능 때문에 육아에 목숨 걸게 된 아빠의 사연 - part I

AI를 극복해 나가는 육아 일기를 기로 했다.


아들을 키우는 동안 사고방식이 참 많이 변했다. 삶의 방식은 물론 인생의 가치관과 철학까지도 모두 다 바뀌었다.


내 아들이 태어나기 직전까지는 다큐멘터리 영화 만드는 일을 내 평생 사명으로 생각하고 살았다. 세상에 사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은 정말 매혹적인 일이었다. 물론 내 아내가 힘들게 번 돈을 들여가면서 베짱이 같이 사는 것도 정도껏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그래도 우리는 행복했다. 착한 내 아내는 다큐멘터리 작품이 우리의 신앙에 걸맞도록 제작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참 오랫동안 기다려 주었다. 그것도 꼬박 10년이나.


우리의 신혼생활 10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렸다. 그리고 이제는 내게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이제 더 이상의 자유는 없는 거겠지.



우리 부부 사이에 태어난 아들의 울음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힘껏 흔들어 놓은 코카콜라 페트병 뚜껑을 따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더 이상의 자유는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세상을 처음 만난 아이는 참 많이 울었고, 우리 부부는 육아의 고통으로 날로 체중이 줄어갔다. 그동안 참 좋았던 시절을 우리 둘이서만 알콩달콩 잘도 살아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깊은 상념에 잠기기도 했다. 사실 그때는 아들을 다시 아내의 뱃속으로 돌아가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아기가 울어도 너무 많이 울었으니까.


맥쿼리 대학교, 뉴사우스웨일즈, 호주

다음 달이면 3살 하고 반이 되는 내 아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는 중이다. 3년 반 동안 나는 나를 바꿔야 할 필요성을 아주 강하게 느꼈다. 느꼈을 뿐만 아니라, 절감했다. 하루 평균 10시간도 잠에 들지 않던 선율이. 울면 달래고 보채면 안아 올려줘야 했던, 세상의 여러 육아 달인들의 방식 중 어느 한 가지도 시원하게 통하지 않아서 안타까움의 눈물과 한숨으로 지새우던 밤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등골이 오싹해진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내 몸의 근육량을 늘려서 아이를 더 잘 돌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게, 박태환이 훈련했다는 시드니 올림픽 공원 수영장에서 메달리스트 못지않게 처절한 물장구를 쳤던 게 지금 되돌아보니, 인공지능 AI 시대에 쓸모 있는 아빠가 되기 위한 준비운동이었다.


오늘부터 AI를 극복하고 그 주인이 되는 것을 목표로 성장하는 과정을 기록해 보려고 한다. 일생을 두고 기록하게 될 것 같아서 마음에 큰 부담이 된다. 하지만 이 일은 마치 지구의 중력과 같다. 전혀 느낄 수 없지만, 절대 거스를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내 아내가, 그리고 내 아들이 가까운 미래에 AI의 주인이 되는 그 날이 올 것을 믿는다.

 

나는 AI의 주인이 될 것이다.
그 날의 내가 될 때까지 수 천 번 수 만 번을 상상하고
그 꿈이 이루어질 것을 믿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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