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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아일기 쓰는 아빠 Nov 22. 2021

부모를 위한 친구

아이가 자신의 근면성으로 높이 날아오르기 위해서라면...

인공지능 시대, 그것은 사실상 좀 더 재밌는 세상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때로는 사소한 것에서 문제의 실마리를 찾곤 하듯이, 좀 더 재미있는 세상이 펼쳐지는 것에 대한 의문점이 한 가지 떠오른다. 물론 이것은 나 혼자만을 위한 나의 인생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사소한 질문이 될 것이다.


재미는 음식의 맛을 느끼는 것에서 유래된 한자어 표현이다. 음식의 맛이 좋다는 미각을 설명하는 뜻으로만 사용되던 것이, 이제는 어떤 일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는 감정적인 상태를 뜻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시대는 좀 더 맛있는, 좀 더 흥미로운 시대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음식의 맛으로 시작된 재미, 그런 의미에서 보아도 인공지능 시대(더 재미있는 시대)를 좀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선율이에게 달콤한 음식은 주로 '칭찬'이나 '격려'의 도구로서 허용된다. 단, 달콤한 음식은 식사를 하고 난 뒤에만 먹을 수 있는 간식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곤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달콤한 음식을 먼저 먹고 난 다음에는 식사를 제대로 할 수가 없게 되기 때문이다.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결국 건강 상태가 나빠져서 놀이도 제대로 할 수 없을 테니까. 인내심이 부족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달콤한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을 먼저 맛보고 난 다음에는 신선한 채소나, 맑은 생수는 입에 대고 싶어 하지 않기 마련이다. 정작 아이의 몸에 필요한 것을 원하지 않게 된다. 더 맛있고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이 점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한 구글은 음성 인식을 통해 사용자 친화적인 광고 소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이것 역시도 더 재미있는 인공지능 세상을 위해 사용자 경험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과정이다.


나는 앞으로 인공지능이 더 재미있고 '원하는'것으로, 덜 재미있지만 '필요한' 것을 망각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물론 나는 인공지능 기술이 집약된 스마트폰과 인터넷 망을 피해서 숨어 살아야 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이 시대에서 '사람' 이 되는 방법을 찾아 나서는 중이다.



오락실이 밝고 화려한 불빛으로 모든 아이들의 정신을 빨아들이는 동안, 나와 선율이는 전혀 색다른 것에 관심을 보이며 즐겁게 지내고 있다. 대상 object에 대해 궁금해하고, 그것을 완전하게 파악하는 것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그리고 아이와 대화를 이끌어 간다.


선율이는 무엇을 깨달았니?
그게 얼마나 마음에 들었니?


인공지능 시대, 그것은 사실상   재미있는 세상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보다  재미있는 친구가 되어주려고 한다. 어쩌면 아빠보단 조금  재미있는 인공지능에게는 연민을 느끼게 될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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