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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아일기 쓰는 아빠 Nov 22. 2021

어린이 보호 구역

어린이 손바닥

성경책 중에는 유난히 읽기 꺼려지는 부분이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레위기는 꺼려지는 1호 기피 대상이다. 그런 부분을 나는 요즘 유난히도 관심 있게 읽고 있다. 왠지 예사롭지 않은 내용이라서.


“Do not give any of your children to be sacrificed to Molek.”
"너는 네 자식들을 몰렉에게 희생제물로 바치면 안 된다."


유독, 몰렉에 관한 명시가 눈을 사로잡았다. 레위기 18장 21절 구절에 있다.


특히 어린이에 관한 언급이 있어서 더욱 의미가 깊어 보였다. 그래서 나는 질문해 보게 되었다.


몰렉 은 과연 어떤 의식을 갖고 있었던 것일까?

몰렉 은 과연 인간 정신(영혼)의 어떤 부분을 잠식시키던 신이었을까?

몰렉 은 왜 하필이면 어린이와 직관되는 제사의 주인공이 되어야 했던 것일까?


몰렉에 관해 간단히 조사해 보았다.


몰렉 은 고대 레바논, 팔레스타인 지방인 포에니키아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북아프리카(이집트 지역)에서 그 이름이 크로노스로 개명되어 불리었다.

크로노스는 그리스로 넘어가, 사투르누스 (Saturunus; Saturn)으로 불렸다. 그곳에서 타이탄과 제우스의 아버지가 되었고 그 이후에는,

바알과 같은 계열로 추앙받거나, 바알과 동일한 신으로 여겨졌다.


그렇다면, 몰렉은 인간의 어떤 것에 관여하던 신이었을까?


By Charles Foster - Illustrators of the 1897 Bible Pictures and What They Teach Us http://associate.

몰렉은 농사의 풍작과 개인의 이익을 지키는 신이다. 제물을 드리는 장본인은, 자기의 첫아기를 태워드리는 제사를 통해서 자신의 권력과 권리 그리고 안락을 보장받고자 했다.


뜨겁게 달궈진 밀곰 형상의 몰렉 동상 손바닥 위에서 우는 아이의 소리를 지우기 위해 제사 과정 중에는 심벌즈나 드럼을 사용했다.  소리 덕분에 자기 아이를 제물로 드린 아버지는 심리적 방어를 했을 것이다. 끔찍한 일이다.


몰렉 숭배의 본질은 (사회적) 약자의 희생을 통해서 자기 자신의 지위가 높아지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어린이 인신 제사의 의도와 의미가 새삼스레 이해가 된다. 당시 인간 세상의 흐름에 맞추어 보니.


그렇다면 한 가지 더 질문을 해보자.


현대의 어린이 들은 몰렉으로부터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은 것일까?


잔혹하게도 대다수의 어린이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다수의 부모들은 본의 아니게도, 인신 제사화 된 모바일폰 콘텐츠(그 내용이 아니라, 본질에서: 부모의 안락을 추구하는 것)에게 아이들을 드리고 난 뒤, 자신의 영달(distinction)을 추구하고 있지 않은가?


어느 카페에서 본 장면 이다. 저 가족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다. 다만 아이들이 아주 한참 동안 모바일 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에 마음이 쓰였다.


앞서 언급한 대로, 몰렉의 달궈진 철 손바닥 위에서 구이가 되고 있는 아이의 비명 소리를 심벌즈나 드럼 연주로 지우 듯, 다루기 힘든 아이의 행동을 내 정신으로부터 지우기 위해, 영상 콘텐츠에게 맡겨 버리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내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다. 실제로 그럴 것이란 생각은 하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매섭게 들리기는 하지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오늘은 좀 잔혹한 면모가 보이는 생각을 해보았다. 하지만 부모라면 누구든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것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 것이다.


부디 모든 지혜로운 분들의 이해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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