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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Aug 25. 2019

(주)에프앤에프

F&F의 성장성, 디스커버리/MLB/듀베티카 편

앞으로 저는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다양한 회사들에 대한 제 생각과 의견을 담아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호사가(개인투자자)들과 업계 관계자(언론사)들이 말하는 회사의 평가 및 언론 기사, 그리고 주변인들의 입을 참고하지만, 그들이 볼 수 없는 혹은 알고는 있지만 차마 언급할 수 없는 이야기를 담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내용 중 일부는 자극적일 수 있으며, 상상의 조각일 수도 있습니다.
 
덧붙여 숫자를 기반으로 이슈를 찾지만, (데이터는 가공될 수 있기 때문에) 숫자를 근거로 제 생각의 전부를 말하지 않습니다. 이 점 참고하시어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회사 개요 및 안정성 https://brunch.co.kr/@marangoni/13


앞서 1편에서는 (주)에프앤에프의 근황과 안정성을 알아보았다.


나는 F&F는 안정성(4)과 성장성(5) 그리고 내/외부 리스크 관리 부문에서 2~5까지의 평점을 부여하고 10점 만점에 총 3.75라는, 높지 않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포스팅에서 언급할 성장성 부분은 10점 만점에 5점으로 평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조금 더 공격적으로 평가를 한다면 6점도 가능하다고 보이지만 강점(S)과 기회(O), 그리고 약점(W)과 위기(T)가 팽팽하게 맞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성장성 5 (MLB, Duvetica, Stretch Angels, Banila Co.)



디스커버리, 김창수 대표의 노림수


먼저 F&F의 성장성을 언급함에 있어서 Discovery Expedition(이하 디스커버리)는 제외하고자 한다. 그러나 제외의 이유를 설명함에 있어 다른 브랜드들보다 가장 많은 글자 수를 차지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 (향후 F&F의 성장 동력 브랜드 MLB, Duvetica, Stretch Angels, Banila Co.)


차치하고 디스커버리를 제외하는 이유는, 앞서 1편에서도 언급했지만, 디스커버리를 중심으로 한 F&F의 성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하기 때문이다.


우선 제한된 내수 볼륨과 아웃도어 시장의 과포화 상태를 벗어나기에, 디스커버리의 경쟁력은 정통 아웃도어보다 부족하거나 낮다. K2, 네파, 블랙야크, 노스페이스, 레드페이스, 몽벨 등과 같은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가 내셔널 지오그래픽, 디스커버리와 유사한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로 점차 시장을 넓혀가면서, 디스커버리의 경쟁력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물론 상품군 확대, 오프라인 대리점 확대를 통한 단기적인 매출 볼륨 및 영업이익을 담보할 수는 있겠지만, 디스커버리의 자발적이고 근본적인 생존 전략의 변화라고는 할 수 없다.


디스커버리뿐만 아니라, 국내 패션 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유통의 확장, 기획과 디자인, 품질 향상을 통한 변화 그리고 마케팅 이슈를 선점해야 하는데, 마케팅과 유통 채널의 확장을 제외하고 F&F는 타사보다 월등히 앞서는 부분이 없다. 또한 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제한되어 있고, 온라인 경쟁력은 전형적인 대기업 운영 방식을 차용하여 변별력이 떨어지며, 마케팅은 결국 비용 대비 효율의 관점일 뿐, SNS와 바이럴 기반의 현 마케팅 시장에서 더 이상 F&F의 경쟁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과거 김창수 대표가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브랜딩과 마케팅으로 시장에서 인정받았던 시대와 지금은 많이 다르다.)


2013년 3월 20일, 김창수 베네통 코리아 대표와 가수 보아. 예전부터 김창수 대표는 스타와 한류라는 키워드를 통한 마케팅에 큰 애착을 보여왔다.


그러나 논외로 기관 투자자들과 개인 투자자들에게 F&F는 여전히 매력적인 종목일 것이다. 그 이유는 근래의 '휠라코리아'를 제외하고 국내 패션기업들은 언제나 그렇듯 참 많이... 못한다. F&F처럼 공격적인 영업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FILA처럼 카피 제품을 저렴하게 왕창 풀어내지도 못하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꼴이다. 경쟁사들이 이러하니 F&F처럼 그나마 '뭐 하나라도 잘하는'게 있는 회사가 동종 주식시장에서는 인정받는 모양새다.


개요(1편)에서도 말했지만, F&F는 당분간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할 것이다. 다만 그것이 디스커버리의 경쟁력 때문은 아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 동종 브랜드 중 눈에 띄는 게 없으니 (워낙 못하니), 상대적으로 반사 이익을 보는 것인데, 문제는 시장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 디스커버리가 머물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파이에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속속 진입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바보들이지만 (위협적이지는 않지만), 그들도 언제까지나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들 중 일부가 필승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게 된다면, 그 전략에 맞서 디스커버리가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은 많지 않다. 결국 내수시장에서 디스커버리의 경쟁력은 점점 약해질 것이고, 성장동력은 점차 사라질 것이다.


디스커버리, 브랜드 재정립과 재해석을 통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디스커버리는 다른 브랜드들과는 달리 해외 시장의 경쟁력이 거의 없다. 즉 제한된 내수 시장에서 보여주기 식 카테고리의 확대, 시즌별 몇 가지의 반짝 아이템으로 단기 실적 위주의 운영 방식에 계속 치우치면 디스커버리 역시 F&F가 과거 라이센스로 전개했던 엘르 스포츠, 레노마 스포츠처럼 국내 시장에서 다시 설 기회조차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 사실을 과연 김창수 대표는 모르고 있을까?


어쩌면 디스커버리의 이러한 성장과 퇴보의 과정은 김창수 대표가 지난 수십 년간 라이센스 비지니스로 성장해왔던 방법의 반복일지도 모른다. 또한 김창수 대표는 디스커버리의 성장 동력이 한계치에 왔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알아야 한다. 디스커버리를 통해 주주들과 회사의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을 그와 회사는 과연 모르고 있을까? 혹 F&F는 디스커버리가 '그때'까지만 버텨주길 바라고 있지는 않을까?


그때는 언제일까? F&F와 김창수 대표가 생각하는 '그때'가 언제이고 무엇인지 알아보기 전에, 디스커버리의 한계를 끝까지 짚어보자.

 


디스커버리의 한계


F&F는 2012년 7월 '디스커버리 채널'의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의 국내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을 국내에서 런칭했다. 계약기간은 2027년까지이다. 과거에는 F&F의 라이센스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에 대해 걱정을 했다지만, 나는 F&F가 라이센스 비중이 높은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리스크가 높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직수입 비중이 높은 패션기업이나, 자체 브랜드만 생산하는 기업보다 효율적인 측면에서는 더 낫다고 보는 편이다.


계약기간 역시 과거 한국과 아시아의 패션 시장이 애매했을 때, 국내 기업이 키워놓으면 글로벌 본사가 '직진출'로 뺏어가는(?) 모양새가 가능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다르다. 한국을 중심으로 중국, 일본, 동남아 시장까지 선점할 수 있는 기업도 이제 한국에 있다. F&F가 대표적이다. 즉 아시아 전역에 직진출 하여 각종 규제와 경쟁에 머리를 썩는 것보다, 라이센스를 운영하는 기업이 큰 사고 없이 성과만 잘 내어준다면 '로열티'만 받아먹는 구조가 훨씬 편하고, 깔끔한 '라이센스 비지니스의 본질'이라는 컨설팅적 사고를 유연하게 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2019년 현재, 디스커버리는 여전히 F&F의 성장 동력이다. F&F 연간 매출의 절반(40%)을 차지한다.


2011년 2천억 원대였던 F&F가 2018년 6천억 원대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누구나 다 아는 대로 MLB와 디스커버리(2018년 2,963억 원)가 형님 먼저, 아우 먼저를 외치며 F&F를 끌어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디스커버리는 2017년 대비 2018년 매출은 감소했다. 이유는 롱패딩과 같은 반짝 아이템이 없었기 때문인데, 올해(2019)는 세계적 트렌드인 '어글리 슈즈'의 덕을 조금은 보고 있다. (물론 F&F의 어글리 슈즈는 디스커버리보다 MLB가 더 큰 덕을 보고 있기는 하다.)


서울 유명 식당 대기실 앞, 세 명 모두 MLB의 'BOSTON' 모델을 신고 있다. 먼저 와서 앉아 있던 사내는 이 커플의 신발을 보고 담배 피러 간 후 돌아오지 않았다.


어글리 슈즈는 2018-2019 핵인싸 아이템이다. 전 세계적으로 어글리 슈즈는 큰 인기를 끌고 있고, 디스커버리나 MLB 뿐만 아니라, 필라, 네파와 같은 경쟁 업체 모두 '어글리 슈즈'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2017년 11월, 디스커버리는 '레스터'라는 롱패딩 모델로 하루 동안 56억 원의 매출고를 달성했다. 그 며칠 전에는 하루 동안 44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는데, 다시 며칠 만에 그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그런데 2018년에는 이러한 반짝 성과가 없었다. 그 결과 2018년, 디스커버리의 전체 매출은 뒷걸음질 쳤고, 영업이익은 줄었으며, F&F 전체로 봤을 때, 재무제표에서 겨우 순이익 정도만 늘어나게 만들었는데, 사실 그 이유는 보유하고 있던 서울 가산동의 부동산을 매각한 까닭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2017년 11월 디스커버리는 어떻게 반짝 성장을 할 수 있게 되었을까? 롱패딩? 맞다. 롱패딩이다. 당시 우리나라의 모든 겨울 패션 업체가 롱패딩 덕을 봤다. 그런데 유독 디스커버리 롱패딩이 잘 팔린 건 사실이다. 왜 그랬을까? 이유는 바로 PPL의 효과였다. 드라마 '도깨비'가 흥행하고 배우 공유님과 김고은님이 착용한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요즘 대한민국 모든 연예인이 아웃도어 광고에 등장하는 듯한데, 이건 잘못 가고 있는 것이다. 아웃도어의 진정성과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같은 철학이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너무 상업적으로 본질을 잃어버리고 연예인과 브랜드 알리기에 국한된 것이 안타깝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가 소비자들과 공유된다면 폭발력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기존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힘이 될 것이다." - 2012년 7월 19일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라이센싱 조인식에서, 김창수 대표


디스커버리는 아웃도어인가 아웃도어가 아닌가. 공유는 연예인인가 연예인이 아닌가.


김창수 대표의 말대로, '시간이 걸렸고' 결국 '연예인'의 가치가 소비자(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되었고, 그 차별화(?)를 통해 힘을 받은 현실이다. 그래, 디스커버리의 최고 실적은 드라마 '도깨비' 영향이 거의 전부였다. 드라마 '도깨비'는 '롱패딩'을 부르는 도깨비방망이였다. (그리고 이후 꾸준히 공유님을 캐스팅하며 의리를 지키고 있다. 다만 나는 나의 사수를 통해 얻은 정보와 업계 소문을 통해 김창수 대표가 의리나 신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류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재미있는 현상이다. 또한 이후 디스커버리는 꾸준하게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광고에 앞장서고 있으며, '디스커버리 채널'과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다른 브랜드이고, 다른 회사임에도, 유사한 스타일의 광고 제작으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이 세계적인 브랜드로 착각하게끔 하는 '알리기' 수법을 여전히 즐겨 사용하고 있다.


"롱패딩은 한때 유행이 아니다. '온몸을 감싸지만 무겁지 않은 옷'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패션이다. 최근 롱패딩의 인기는 기술 진화에 따라 패션이 소비자 욕구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발전한 결과다." - 2018년 1월 30일 조선비즈 인터뷰 중, 김창수 대표


2017년 겨울, 롱패딩 효과를 본 김창수 대표는 그 해 겨울이 지나가기도 전에 '기술의 진화'까지 언급하여 위와 같은 인터뷰를 했지만, 2018년과 2019년 롱패딩은 그저 '한때 유행'임을 그가 대표로 있는 회사가, 숫자로 증명했다.


유행은 돌고 돈다. 롱패딩은 유행이 맞다. 심지어 단순한 패디드 자켓(padded jacket)도 유행을 탄다. (출처 : 매일경제)


결국 디스커버리는 브랜드 메세지라는 관점에서 김창수 대표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앞서 말했던 대로, 김창수 대표가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스타를 통해 브랜딩과 마케팅으로 포장하여 성장하던 시기는 지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디스커버리와 김창수 대표, 그리고 F&F에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과 전략이 필요하다. 만약 지난 10여 년간 F&F가 성장하고 유지된 방식(김창수 대표의 강력한 오너쉽에 따른 드라이브)을 고집한다면, 디스커버리는 물론이거니와 F&F의 조직 전체의 성장은 잘못된 결정의 반복으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물론 앞서 잠깐 언급했던 대로, '디스커버리 채널'을 통해 국내 의류 라이센스 기간은 2027년까지로 앞으로 7~8년이 더 남았다. 그리고 국내 디스커버리 성과를 통해 '디스커버리 채널' 본사와 다른 나라로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본사와 협의 중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물론 이미 디스커버리는 중국 시장에 진출... 성과가 없다...)


그러나 내 생각에 김창수 대표는 옳고 그름을 떠나서 디스커버리에 계속된 투자를 할 가능성, 즉 본사를 통해 '해외 시장 라이센스 추가 계약' 가능성은, 1~2년 내에 MLB의 동남아&중국 진출 및 듀베티카 등의 프로젝트가 '폭망 징조'를 보일 상황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고 본다. 오히려 2016년에 라이센스 계약기간이 2년이나 남았던 '레노마 스포츠'의 생산을 중단하고 사업을 정리했을 때처럼, 디스커버리에 대한 추가 투자는 MLB의 중국 및 동남아 진출의 성과와 듀베티카 및 스트레치 엔젤스, 그리고 바닐라코의 성과가 매우 낮거나 좋지 않을 때에만 가능한 옵션일 것이고, 계약 기간 이전에라도 포트폴리오 재편이라는 명목 아래 디스커버리와 아웃도어 시장에 대한 평가를 다르게 내릴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만약 디스커버리가 지금보다 더 국내외 공격적인 영업을 감행한다면, 이후 1년 이내에 MLB 또는 듀베티카의 철수, 매각, 정리 뉴스가 나올 것이라 확신한다.


디스커버리는 시장의 한계와 잠재력이 명확한 브랜드이다. 김창수 대표가 이끌던 디스커버리는 한때 래시가드가 먹여 살렸고, 한때는 '전통 아웃도어보다 가벼운' 등산복이, 또 한때는 롱패딩이 브랜드와 회사를 구했다. 물론 그때마다 김창수 대표가 애증 하는 '비싼 마케팅'은 늘 동반되었지만, 김창수 대표와 F&F는 '이것은 유행이 아니라 문화다.'라는 내로남불스러운 후한 평가를 내리곤 했다. 하지만 7,8년 동안 우려먹은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라는 컨셉은 역설적으로 '라이프스타일'안에 갇힌 반짝 유행을 따라가는 브랜드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제는 스스로에게 더 강한 채찍과 성찰을 통해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



MLB에 사활을 걸다.


2019년도 F&F의 성패는 MLB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스커버리는 작년과 같은 수준, 혹은 영업이익을 방어하는 수준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점점 더 그렇게 될 것이고.


F&F의 MLB는 최근 큰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물론 최근 몇 년 사이 MLB는 이미 F&F 전체 매출의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며 포트폴리오의 핵심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MLB의 핵심 아이템은 모자(캡)다. 그런데 F&F가 전개하는 MLB라는 브랜드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라이센싱을 임대받아 진행하는 사업일 뿐, 진짜 '메이저리거'가 사용하는 공인 브랜드가 아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공인한, 진짜 메이저리거가 착용하는 진짜 MLB, NEWERA (출처 : Newera)


다들 알겠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미국 현지의 메이저리거들을 위한 캡을 만들고 제공하는 공인 브랜드는 F&F의 'MLB'가 아니라 국내에도 이미 직진출하여 영업 중인 New Era Cap Company의 'NewEra'다. 실제로 중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동대문 '두타' 지하에 가면 F&F가 운영하는 'MLB'와 '뉴에라이커머스'가 운영하는 'New Era'가 통로 하나를 두고 맞영업을 하고 있다.


즉 F&F는 MLB(메이저리그 사무국)의 한국과 아시아 일부 지역의 비지니스 파트너일 뿐, 미국 내 공인된 MLB는 아닌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 사람들과 일부 중국인들은 가짜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진짜도 아닌 F&F의 MLB에 더 큰 관심을 보일까?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 이유는, 보통 현지 헤드쿼터를 가진 직진출 기업은 확장과 변화에 대한 대응이 느리다. 문구 하나, 정책 하나하나를 모두 본사 승인을 거쳐야 한다. 즉 한국에 있는 MD나 디자이너, 마케터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전략과 실행은 수동적으로 지침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


(위) 뉴에라 홈페이지에는 보안에 취약하다는 메세지가 나오는 반면, https를 사용하는 (아래) F&F의 MLB는 그러한 경고 문구가 없다.


예컨대, 대부분의 국내 사이트가 브라우저와 서버 간 통신 규약에 따라 https:// 방식을 따르고 있지만,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뉴에라 온라인 스토어'는 아직까지도 메인 홈페이지가 정보를 암호화하는 SSL 통신 규약을 적용하지 않는다. (http://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무언가 적용하고 반응하는 것에 시간이 필요하고, 그만큼 내부 실무자들이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물론 https를 사용한다고 하여 보안에 강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최근 정부와 전문가들은 국내외 사이트들은 https 방식을 사용하라고 권고하고, 실제로 대부분 https로 우회한다.)


두 번째 이유는, 마케팅의 차이, 그리고 내수 시장에서의 영업력의 차이이다. 이 두 가지는 F&F가 지금까지 성장 기조를 유지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김창수 대표가 가장 잘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물론 디스커버리 라이센싱 조인식에서 김창수 대표가 한 말은, 전형적인 내로남불, 타 업체들이 연예인 마케팅을 하는 것만 보이고 본인은 잠시 주춤했던 것의 자책성, 아니 실책성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이유에서 언급했던 대로, 의사결정도 느린데 현지 헤드쿼터 입장에서는 경쟁이 치열하고 확실하지 않은 국내 시장에 큰돈을 쏟기도 부담스러운 것이다. 또한 이미 미국에서 사용 중인 모델료와 운영비가 있는데, 굳이 한국에서 (한국 정서에 맞는) 광고를 다시 제작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할 수 있다. 미국 꺼를 가져다 쓰면 되니까. 또한 오프라인 영업점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것은, 현지 기업이 맥도널드나 스타벅스(신세계 합작기업)와 같이 전략과 비용을 충분히 감당하려고 하지 않는 이상, 투자 대비 효율 측면에서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 결국 뉴에라코리아가 F&F의 MLB에 대적하려면, '뉴에라이커머스' 김요셉 지사장이 반드시 재무(투자)의 관점이 아니더라도 '뉴에라이커머스'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근거와 논리를 통해 본사를 더 설득해야 하는데, 거기까지 어떤 생각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러한 이유들로 F&F는 진짜 'MLB'인 뉴에라를 제치고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홍콩, 동남아 지역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 특히 작년에는 일본을 제외한 동남아시아 9개국의 라이센스를 확보했고, 중국의 경우 'MLB by F&F"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허락'까지는 받은 상황이다.


F&F의 향후 10년은 MLB에 달려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김창수 대표가 생각하는 그때('디스커버리 채널'과의 관계를 끝내는 시점)의 전제 조건 중 첫 번째가 MLB의 해외 진출, 즉 중국과 동남아 현지 안착이다. 적어도 김창수 대표가 기대하는 향후 F&F 운영 전략은 디스커버리가 차지하는 비중을 MLB와 듀베티카, 바닐라코, 그리고 스트레치 엔젤스까지 적당하게 양분하여 포트폴리오를 바꿔주길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일단 MLB by F&F의 해외 진출 성공 가능성을 더 알아보자.



MLB가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한 이유


먼저 질문,


작년과 올해 F&F가 새롭게 진출한, 즉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허락받은 동남아시아 10개국의 '야구 인기'는 얼마나 될까? 홍콩, 마카오, 대만,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그리고 중국... 이 국가들의 야구 열기는 얼마나 될까? F&F의 MLB가 아니라 '메이저리그 베이스볼'에 대한 관심은?


대만 출신 메이저리거 천웨인, F&F가 MLB를 통해 해외 진출에 성공한 아시아 국가 중 야구가 인기 종목인 나라는 대만 뿐이다. (출처 : MLB Korea)


만약 F&F측에 이번에 F&F의 MLB가 현지 진출한 나라들의 야구 인기를 물어본다면,


"MLB는 단순히 '메이저리그 베이스볼'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니셜 브랜드가 아니라, MLB 자체가 하나의 패션 브랜드이다. 현지의 야구 인기와 F&F의 MLB의 현지 진출은 관계가 없다."라는 주장을 하겠지.


그런데 이런 추측은 어떤가? 구체적인 숫자는 F&F의 MLB 담당들만 알겠지만, 내 생각에 올해 면세점을 제외한 내국인을 상대로 한 백화점, 직영/대리점, 온라인 매출 중, MLB가 가장 많이 판매한 팀의 '모델과 상품'은 류현진이 있는 LA 다저스와 관련된 모델일 것이다. 그다음이 추신수가 있는 텍사스와 강정호가 있었던 피츠버그, 최지만이 있는 템파베이 로고 모델이 아닐까 싶다. 물론 전통적인 강호, 보스턴과 뉴욕 양키스 정도가 강정호와 최지만의 소속팀 모델보다는 많이 팔렸을 수는 있겠다.


이러한 '뻔한' 예상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가? 나만의 착각이라고 생각하는가? 글쎄, 난 누구나 할 수 있는 당연한 추측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사람들에게 LA 다저스는 친숙하다. 그러니 당연히 LA 다저스 관련 용품에 대한 수요가 다른 모델보다 많은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F&F도 LA 다저스 모델을 다른 팀의 모델보다 더 많이 생산할 것이다.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팀이기 때문에.


홍콩 사람들이 좋아하는 팀은 어디일까? 마카오 사람들이 좋아하는 선수는?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MLB 선수가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류현진일까?


F&F는 왜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했을까? 아마 두 가지 이유 때문일 것이다.


첫 번째 이유는, 동남아 시장 외에 진출할 나라가 없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아랍권이 아니라면, 남미나 북미에 라이센싱을 줄리는 만무하고, 유럽에 진출하자니 비용 대비 유럽 사람들의 저조한 야구 인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ROAS 측면에서도 유럽은 형편없었겠지. 일본은 이미 MLB 라이센스를 보유한 회사가 있고, 일본 시장의 경쟁체제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동남아시아 1등 쇼핑몰 Lazada, 한국 셀러 등록을 하면 한국 사람도 물건을 판매할 수 있다. (출처 : LAZADA)


솔까말, 만만한 게 동남아였을 거다. 물가 저렴하고, 인구는 동남아 전체로 보면 수억 명이니 오프라인에 대리점 늘리기 어렵지 않을 것이고, LAZADA(동남아시아 1위 쇼핑 서비스)와 같은 서비스에 입점하면 온라인으로 비용 대비 수익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역시 K-Wave(한류)에 기대고자 하는 마음일 거다. 원래도 기존 MLB의 매출은 면세점이 절반 이상이다. 중국인을 비롯한 일본, 동남아시아 관광객들이 시내 면세점을 포함한 각종 면세점에서 MLB 모자를 꼭 하나씩은 사갔다. 왜일까?


일종의 기념품 같은 거다. 한국의 류현진에 대한 관심? 추신수에 대한 관심? 아니다. 그냥 MLB는 (특히) 중국 사람들에게 일종의 한국에 왔다간 증거일 뿐이다. 우리가 미국에 가면 폴로 피케 셔츠를 구매하고, 밀라노에 가면 프라다 키홀더를 하나씩 구매하는 것처럼. (그런데 국내에서 프라다 '악세사리'를 제 돈 주고 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보통 프라다 악세사리는 현지 아울렛에서 저렴한 맛에 하나씩 구매하지, 국내 매장에서 제 값 주고 구매하지는 않는다. 프라다 신발이나 가방이라면 모를까. 과연 MLB는 동남아와 중국에서 '악세사리'일까, 아니면 '가방'일까? 프라다 급은 될까?)


결국 F&F는 디스커버리 이후의 성장 동력을 찾기는 찾아야 하는데, MLB가 국내에서 더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을 테고 어차피 해외 진출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나라가 동남아 시장밖에 없었던 것이다. 또한 한류에 기대어 '대한민국'의 가치를 인정해줄 수 있는 나라도 동남아시아뿐이었을 거고.


2018년 F&F가 모델로 기용한 그룹 엑소, MLB 공인 캡인 Newrea와는 달리 F&F가 동남아와 중국에서 MLB로 경쟁 할 수 있는 방법은 스타 마케팅 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MLB가 동남아시아에서 먹힐만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느냐다. 품질? 가격? 어느 하나 동남아시아에서 치고 올라갈만한 동력이 없다. 그래서 내 생각에는, 아마 F&F는 올 하반기 혹은 내년 상반기부터 MLB에 전격적으로 아이돌 광고를 대거 투입할 것이다. 2018년에 이미 엑소를 투입하기도 했지만. 어쩌면 Mnet이나 K-Pop 어워드 같은 곳에 메인 주관사로 이름을 올릴지도 모르겠다. 맞는 방법이다. 김창수 대표가 가장 잘하는 방법이기도 하고.


우선 내년과 내후년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야구모자'와 '스냅백'의 점유율을 높일 방법을 찾을 것이다. 결국 그건 K-POP 외에는 답이 없다. MLB가 아무리 '메이저리그 베이스볼'의 기념품 브랜드가 아니라 하나의 '패션 브랜드'로 자리를 잡으려고 할지라도 '미국 야구'가 익숙하지 않은 나라에서의 성공은 스타 마케팅을 통한 전력 승부만이 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LB


전력을 다할 것이다.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 일단 공격적으로 물량을 풀 것이고, 현지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등의 PPL에 전력을 다할 것이다.


즉 2019년 이후 MLB를 통해 돈 넣고 돈 먹기라는 규모의 싸움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에 따라 F&F의 중장기적인 미래가 달려있다. 해외 진출은 전형적으로 버티면 이기는 전쟁이다. 문제는 공격을 하지 않아도 오래 버티면 이기는 전쟁이 있고, 필사즉생 필생즉사의 각오로 덤벼야만 하는 전쟁이 있는데, F&F의 MLB가 시비를 건(?) 전쟁은 후자에 가깝다.


향후 1~2년간 우리가 주목해야 할 성과는 영업이익이나 순이익보다는, 볼륨이다. MLB의 볼륨은 확실히 늘어날 것이다. 다만 그 볼륨의 성장이 1~20% 수준에 머무른다면 그것은 실패에 가깝다. 전년 대비, 전년 동기 대비 50%, 100% 성장을 목표로 달려야 하는 전쟁이 시작됐다.



나름 이탈리아 전문가, 현역 김창수 대표의 마지막 한 수, DUVETICA


패딩의 맛을 알았다. 디스커버리 롱패딩을 맛보면서.


가벼운 경량 패딩, 높은 객단가를 통한 수익구조, 패딩의 과학, 매커니즘에 대한 맛을 본 김창수 대표의 회심의 공격이 바로 DUVETICA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DUVETICA의 인수를 사업 확장적인 측면 외, 승계 및 후계 구도를 고려했을 거라는 생각도 상당히 크다. 김창수 대표 본인은 아버지 김봉규 대표로부터 가업을 승계받는 과정의 정점에 '콜렉티드'를 두었을 거라는 1편의 내 추측처럼, 다음 세대를 위한, 즉 두 아들들을 위한 승계 과정의 정점을 DUVETICA로 삼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부분은 'F&F가 망하지 않는다'라는 전제가 있어야 의미가 있기에, 더 이상 언급하지는 않겠다. 계속 말하지만, 2020년 이후의 F&F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기에, 후계구도를 지금 언급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본다.


차치하고, 김창수 대표는 여러모로 이탈리아와 관련이 많다. 본인의 초기 패션 커리어가 이탈리아 브랜드였고(물론 당시에는 이탈리아 브랜드가 대세였으니, 김창수 대표가 고르고 골랐다기보다는 당시에는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고 보는 편이 맞다.), 이탈리아 브랜드를 통해 업계에 두각을 드러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스커버리는 성장 동력의 한계, MLB는 해외진출 리스크 관리, 그리고 바닐라코와 런칭 브랜드인 스트레치 엔젤스는 각각의 시장 안착만으로도 조직 전체가 바쁘고 정신 없을 이 시기에, '해외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를 인수했다는 건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라쿠텐 글로벌 사이트에서는 한 여름이지만 패딩을 판매한다. 패딩밖에 없으니까. (출처 : Rakuten GM)


우선 패딩이라는 건, 겨울 장사다. 여름에 패딩을 입지는 않으니까. 즉 계절을 굉장히 잘 타는 브랜드가 패딩이다. 물론 패딩과 같은 시즌 상품으로 전천후 브랜드로 발돋움한 브랜드도 많이 있다. 대표적으로 '몽끌레어'가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 김창수 대표는 DUVETICA를 인수한 이유가 '프리미엄 패딩'의 성장과 가능성 때문이라고 말한다. 왜일까?


이유는 단순하다. 패딩 브랜드이니까. 패딩 브랜드니까 패딩 외에 강조할게 사실 많지 않은 거다.


사실 패딩은 실제로 '의류'라는 섹터에서는 신발만큼 기술집약적인 상품이다. 가볍고 따뜻한 패딩을 만드는 것은 분명히 기술(인프라)이다. '가볍고 따뜻한데 스타일리시한 패딩'은 마치 '귀엽고 섹시하면서 지혜로운 여자'나 '잘생기고 돈 많은데 성격까지 좋은 남자'와 같다.


즉 기본적으로 따뜻하려면 두껍고 무거울 수밖에 없다는 상식과 편견이 있는 상품이 패딩이다. 예를 들어, 북미에서 탄생한 '캐나다구스'라는 브랜드는 실제 남극과 북극 탐사 대원들이 입을 정도로 매우 따뜻한데, 문제는 입어보면 매우 무겁다(...)


듀베티카는 이탈리아와 동유럽에서 생산하는 패딩 브랜드다. 현지에서는 (F&F가 주요 세일즈 타켓으로 삼는 일본, 미국에서도) 그렇게 주목받는 브랜드는 아니다. 그런데 왜 듀베티카일까? 이유는 MLB가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한 이유와 비슷하다. 다른 대안이 부실했을 테니까.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현지에서도 조금이라도 네임밸류를 갖추고 패딩 생산의 기술력과 인프라를 가진 현지 기업은 많지 않다. 듀베티카 보다 나은 기업은 없었을 거다.  (그리고 듀베티카를 포함한 많은 이탈리아 현지 패션 기업들은 보통 자금난을 겪고 있다. 급 과거 제일모직 재직 당시, 콜롬보를 인수했을 때가 생각난다...)


duvetica.com에서는 이월 재고 상품을 구매할 수 있으나, 배송 가능 지역에 한국은 없다. (출처 : duvetica online)


또한 듀베티카 인수를 통해 글로벌 유통 라인을 보다 쉽고 빠르게 접근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듀베티카 정도 되는 규모만 하더라도, 미국과 일본 그리고 세계 각국의 바이어(백화점, 편집매장 MD) 등과 활발한 교류를 한다. B2B 거래 계약 때문이다. (현재 약 30개국에 Duvetica e-Shop을 통해 직접 판매를 하고 있으나, 실제로 F&F는 듀베티카를 통해 국내외 오프라인 직영점이나 입점 영업 보다는, e-Shop을 통한 해외 판매 및 유럽 현지 쇼룸 운영, 전시회 참가를 통한 홀세일러 역할에 충실할 것으로 생각된다.)


즉 디스커버리 비지니스의 대안, 게다가 F&F의 장기적 먹거리 확보 차원의 글로벌 전략으로 '듀베티카'가 필요했다. 또한 패딩의 높은 객단가와 높은 마진율은 덤이었을 것이다. 듀베티카 인수를 통해 어쨌든 해외 유수의 바이어와 컨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즉 스트레치 엔젤스를 포함하여 F&F가 전개 중인 여러 브랜드들이 해외 유통 활로를 찾을 수 있는 길이 듀베티카를 통해 열렸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물론 문제는 현 F&F의 포트폴리오 중 순수 브랜드 파워, 상품 경쟁력만으로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만한 브랜드는 없는...)


듀베티카 인수 직후, 듀베티카를 위한 본사 디자인팀의 대대적인 충원이 있었다. 인수한 브랜드는 런칭한 브랜드와는 달리 인수 직후 첫 성적이 중요하다. 특히 듀베티카처럼 바이어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B2B 브랜드라면 말이다. 지금까지 F&F는 라이센스를 사 오기 위한 구매자 역할만 해봤지, 자신이 보유한 것을 팔기 위한 B2B 비지니스를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제대로 해본 경험이 없다.


김창수 대표의 글로벌 세일즈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다. 그리고 (디스커버리 이후를 위한) 두 번째 전제 조건이다. 또한 후계 구도 및 각종 증여를 위해서 반드시 성공해야 할 김창수 대표의 현역 마무리 프로젝트가 바로 '듀베티카' 비지니스라는 점에서, F&F의 미래(성장성)는 듀베티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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