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플랫폼을 이용하면 약간의 수수료만 나갈 뿐, 그것만큼 편리한 것도 없다는 거였다. 그리고 굿을 하는 도중에 절값 명목으로 별풍선을 뜯어내기도 좋다는 말에 민서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리하여 신당이라 불리던 곳은 스튜디오로 명칭이 바뀌었다. 스튜디오의 모든 세팅은 민지가 맡았다.
그 사이 민서는 가짜 영화 제작사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사명은 진조 엔터테인먼트(진짜 좋아). 한류 열풍에 힘입어 라오스, 캄보디아 등지에 한국인 남자와 동남아 여주인공의 로맨스물을 찍는 회사로 포장했다. 회사 업력이 너무 빈약하거나 너무 과대포장되어 있으면 들통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 무렵에는 민서도 사기 치는 수법이 상당히 발전해 있었다.
민지는 소셜커머스에서 당일 배송이 되는 명함 제작 업체를 찾아 일명 PD. 프로듀서(Producer) 명함과 전문 프로듀서(Expert Producer) 명함을 주문했다. 그리고 구직 사이트에 배우 모집 글을 올렸다.
그 부분에서 민서와 또 한차례 의견 충돌이 있었다.
민지가 '60~70세의 원로 여배우를 구함'이라고 적었는데, 민서가 40~50대가 적당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젊으면 다 티가 나잖아."
"이 바보야! 분장하면 되잖아! 굿도 기본 2시간은 방방 뛰어야 하는데, 너무 연로하면 체력이 달려서 안 돼. 그리고 우리도 컨트롤하기 어렵다고."
민서의 일리 있는 주장에 민지는 나이를 고쳐 적고 보수를 넉넉하게 1백만 원을 입력하자 문의가 빗발쳤다.
비대면 굿 서비스는 반응이 뜨거웠다.
민지가 동영상을 송출했다. 영상 속에서 살풀이를 한창 진행하던 중 무녀의 템포가 느려지면서 뭔가를 중얼거렸다.
"…정성이 부족하다…. …정성이 부족하다…."
경기를 일으키며 온몸을 꿈틀꿈틀 대기 시작했다. 이어 채팅창에서 민지가 말했다.
- 지금이에요! 별풍을 쏘세요!
'구평동보라맘 님이 별풍선 50,000개를 선물하셨습니다.'
땅바닥에 주저앉았던 무녀가 벌떡 일어나 다시 현란하게 칼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 개 같은 년아 썩 물러나거라! 예가 감히 어디라고!"
This is a work of fiction. Names, characters, places and incidents either are products of the author’s imagination or are used fictitiously. Any resemblance to actual events or locales or persons, living or dead, is entirely coinciden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