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동저고리 차림의 무녀가 허공을 향해 보이지 않는 귀신을 무찌르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면서 의뢰인은 묘한 안정감을 느꼈다. 저 잡귀신만 떨쳐내고 나면 자신을 억누르고 있던 불행들이 걷히고 행복하고 좋은 일들만 들어올 거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모든 일이 알맞게 맞물려 돌아갔다. 살풀이 닷컴의 월 매출은 3억 원을 기록했다. 별풍선 환전 수수료를 제외하면 별다른 비용도 들지 않았다. 따라서 매출의 대부분이 순이익으로 이어졌다.
이벤트로 후기를 작성하면 마일리지 두 배 적립 행사를 하고 있었을 때였다. 영상 굿을 하는 게 뭔가 수상하다는 리뷰가 올라왔다. 자신은 분명 사별한 남편과 소통하는 의식을 하기로 했는데, '잡귀야 꺼져라!'라는 말을 내뱉으며 퇴마의식을 진행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자신이 채팅창으로 뭔가 착오가 있는 것 같다고 방장에게 알렸지만, 방장은 '지금 별풍을 쏘세요!'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후기를 남겼다.
그뿐만 아니라 영상에 잠깐 비추어진 현장 직원의 노트북 화면에서 현재 자신의 채팅창이 아닌 다른 채팅장이 열려있었다는 후기도 등록되었다. 이 모든 정황을 미루어 봤을 때 조작일 가능성이 짙어 보인다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의혹은 삽시간에 퍼졌다. 실시간인 것처럼 하면서 기존에 녹화해둔 굿 영상을 송출해 고객을 등쳐먹고 있는 것 같다는 의문도 제기했다. 댓글에 자신도 똑같은 수법에 당했다는 내용이 빗발쳤다. 그리고 다른 의문을 제기하는 후기도 줄지어 등록되었다.
의혹은 일파만파로 커져 각종 소셜 미디어로 옮겨져 도배되었다.
그리고 유튜버들에게 아주 좋은 떡밥이 되었다. 속칭 '사이버 렉카'로 불리는 이슈 텔러. 그러니까 이슈가 될 만한 사건이 발생하면 도로 위의 렉카차같이 달려와 악의적으로 자극적인 면만 다루는 유튜버들을 낮추어 부르는 말이었다.
억울하다고 하기에는 세 모녀도 좀 애매한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네티즌 수사대의 리서치 능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은주가 30년 전의 'A동 세 모녀 사건'의 장본인으로 이미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온갖 언론이 세 모녀를 다시 끄집어내 떠들고 있었다.
This is a work of fiction. Names, characters, places and incidents either are products of the author’s imagination or are used fictitiously. Any resemblance to actual events or locales or persons, living or dead, is entirely coinciden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