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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짠짠이아빠 Jan 06. 2021

아버지 어머니 손주랑 바다 보러 갑시다

3대가 함께 가족 여행



5단계 여행 계획의 2단계 "양가(차로 4시간 거리) 방문"까지 성공한 우리는 아주 고무되었다. 이제 3단계 "제주도 여행"을 실행할 단계인데, 그전에 2.5단계(?)로서 처가 가족들과 강원도 삼척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 제주도 여행은 비행기 탑승, 셋이서 여행, 2박 이상 외부 숙박, 장거리라는 변수가 있어서 조금 부담스러웠기에 강원도 가족 여행으로 변수를 줄인 2.5단계를 먼저 실행하기로. 지난 양가 방문 이후 다들 짠짠이와 함께 가는 여행을 원하고 있었기에 시간 맞추기 용이한 처가 식구들과 가게 되었다. 이왕 가는 김에 멀리 동해의 좋은 리조트에 가서 바다도 보고, 물놀이도 하고, 맛난 것도 먹고, 다 하고 오자! 


여행 멤버는 나, 아내, 아버지, 어머니, 처제, 짠짠이. 짠짠이 200일 촬영과 여행을 붙여서 일정을 짠 덕에 다 같이 모여서 출발하고 돌아오게 되었다. 7인승 승합차에 다 같이 타고 짠짠이 낮잠 시간에 맞춰 삼척으로 출발! 낮에 3시간 이상의 장거리는 처음인데 짠짠이가 1시간 정도는 잘 자 주었고 중간에 휴게소도 들르고 가족들이 돌아가며 놀아주니 수월하게 동해에 닿을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아기 동반 여행 레벨 업! 


아기 동반 여행의 8할은 숙소다. 외출을 맘대로 많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외식도 어려우니 숙소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 때문. 우리의 선택은 워터파크가 딸린 리조트. 겨울에 접어드는 11월이라 야외 활동을 오래 하기 어려우니 실내 활동 거리가 필요한데 리조트는 아기 입장 가능한 워터파크가 있고 객실 외 공간도 돌아다닐 수 있는 게 좋았다. 그리고 내부 식당이나 조식으로 식사를 일부 해결하는 것도 소소한 장점. 남이 해주는 밥 먹으러 여행 가는 거 아니겠읍니까.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여기가 어디에유


아들과 함께 가는 바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으로 간 바다가 괌 태교여행이었다. 게다가 겨울의 동해바다는 정말 오랜만. 아내와 연애할 때 크리스마스에 동해에서 일출을 봤었는데 몇 년이 지나 이렇게 아들이랑 같이 오네. 아들은 "여기가 어디유" 하는 얼굴로 멀뚱멀뚱한데 어른들만 신이 났다. 창원 가족들도 오랜만에 바람 쐬고 바다 구경도 하고 짠짠이도 보니 좋기만 하다. 가족들에겐 짠짠이가 최고의 콘텐츠. 숙소에서 같이 놀아주고 먹이고 씻기고 육아를 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꽉 차고 공간이 화사해진다. 실은 평소에 1명이 하던 육아를 5명이 하니 다 같이 행복한 것 같다(...). 


이 즈음부터 짠짠이를 유모차를 종종 거부하기 시작했다. 유모차 태우다 꺼내서 달래고 다시 태우고를 여러 번 반복(...). 그래서 그냥 힙시트에 달고 다니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편했다. 힙시트에서는 신나게 잘 있고 아직 크게 무겁지 않아서 나도 별 부담이 없고. 그리고 아들 달고 다니는 게 나름 재밌다. 캥거루처럼 아들을 앞에 달고 손도 잡고 흔들흔들 걸어 다니면서 세상 구경시키는 게 꿀잼. 이 재미에 맛들려서 주말마다 아들을 달고 둘이서 온 동네를 산책 다니기 시작하는데, 그건 몇 달 후의 이야기.


아들아 바다다 바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워터파크. 평소에도 물놀이를 좋아하는 우리 아들, 집에 있는 작은 욕조 말고 큰 물에서 한 번 놀아보자고 준비한 프로그램이다. 결과는 대만족. 워터파크에 유아용 풀장이 따로 있었는데 짠짠이 키에 딱 맞아서 튜브를 타고 허우적거리며 걸어 다닐 수 있었다. 아직 기어가지도 못하고 최대한의 운동은 뒤집기가 전부인데, "내 발로 내 의지로 움직이다니! 우오오!!" 하는 기색으로 신나게 놀더라.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이모는 대흥분한 짠짠이랑 물장난 만으로도 싱글벙글. 얼마나 신났는지 두 시간을 꽉 채워 놀고 숙소에 와서 기절. 그리고 물놀이하면서 물을 엄청 먹었는지 다음날 돌아오는 길에 3 응가를 시전 하여 우리 모두 강제 휴게소 투어를 하게 되었다(...). 그래도 즐거웠으니 된 거야. 


생애 첫 물놀이장!


1단계보다 더 멀리 길게 간 여행이지만 가족들이 같이 가니 몸과 마음이 더 편했다. 아기를 봐줄 사람이 5명이나 되니 아기를 보면서도 여행을 즐기는 게 가능하구나. 아들을 키워보니 왜 옛날에 사람들이 대가족으로 지냈는지 알겠다. 학생 때는 혼자 살고 싶더니 결혼해서 아들 생기니까 다시 대가족으로 살고 싶어 진다는(...). 여하튼 가족들 덕에 2.5단계 여행을 신나게 무사히 마치고 우린 레벨업을 한 기분이었다. 이대로 순조롭게 3단계 여행으로 가는 거야! 라고 이때는 생각했다. 심지어 제주도가 아니라 괌이나 사이판을 가보자고 계획을 세웠다. 2020년 1월까지는. 


다음엔 따뜻하고 깨끗한 남쪽 나라 바다를 가자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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