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적인 삶을 위한 현명한 공간 활용 방법
애인과 나는 벌써 같이 산 지 3년 차.
두 명이서 살아야하니 투룸은 되어야했는데, 침실 외에도 아직 수험생인 애인을 위한 공부방과 집에서 작업을 하는 나를 위한 작업실도 분명히 존재해야했다.
예산 내에서 구한 집은 12평. 넓은 거실을 갖춘 투룸. 최대한 야무지게 공간을 써 실용도를 높이면서도, 밖에 나갈 생각 안들 정도로 아늑히 만드는게 영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 집은 큰 방과 작은 방, 화장실 하나씩, 부엌은 거실과 이어지는 형태.
화장실과 부엌을 제외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은 실질적으로 큰 방, 작은 방, 거실, 세 곳이다.
여기서 큰 방, 작은 방, 거실은 공간의 '구성'이지, 공간의 '목적'이 아니다. 집에서 찾아야하는 '목적'을 세 가지로 분류해보기로 했다.
생산, 휴식, 충전
생산은 보통 수험생에게는 공부, 재택 근무자에게는 일을 말하고 휴식에는 독서, 취미 활동 등 여가생활이 들어간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충전. 사람은 누구나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등 여가생활을 즐기지 않고 정말 '아무 것도 안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보통 현실적인 방 크기와 개수의 제약으로 휴식과 충전이 한 곳에서 이루어지는데, 그렇다보면 정말 충전만 하기 위한 공간이 무너진다.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내가 주도적으로 공간을 구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내 방' 안에서 생산, 휴식, 충전을 모두 해결해야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러한 공간 활용이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내 집'에서는 의식적으로 각 공간의 목적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구분 없이 사는게 마음 편하다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처음 이사할 때라도 이러한 구분을 만들어놓지 않으면 공부를 하다가도 핸드폰을 하고, 책을 읽다가도 낮잠을 자고..
한 공간에서 여러 가지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구성 속에서 집중력도 잃고.. 나와의 약속도 어기게 되니.. 비 오는 날에도 불편하게 집 앞 카페로 나가게 된다.
문제는 우리 집에는 인간 두 명이 산다는 것.
잠이야 큰 방에서 같이 자고, 취미 생활도 거실에서 같이 즐기면 된다.
그런데 이사 들어올 즈음에는 애인이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어서 작은 방을 애인 혼자 사용해야했기 때문에 정작 나는 작업을 할 공간이 없었다. (지금은 다행히 모든 시험에 합격했다.)
어쩔 수 없이 비교적 공간 여유가 있는 큰 방 (침실) 에 책상을 두고 일을 하게 됐다. 그러다보니 자꾸 일 하다말고 벌떡 일어나 침대에 가서 눕는다거나 자려고 누웠는데 일거리 쌓인 책상이 눈에 거슬린다거나, 여러모로 온전한 휴식이 방해를 받았다.
현재는 다행히도 애인이 준비하던 시험에 합격을 해서 비교적 집에서 일할 일 많은 내가 작은 방에 터전을 꾸리게 됐다. 이 경험을 통해 생산적인 일을 하는 공간, 휴식을 취하는 공간, 충전을 하는 공간을 구분해야 집에서도 주도적이고 계획적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간 분리가 어렵다면 적어도 공부를 하는 책상과 휴식을 취하는 테이블을 따로 쓴다거나, 커텐 혹은 소파로 공간을 구분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새 집 근처 스터디 카페 이용권을 결제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만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