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 브뤼'를 떠올리며......
사상이란 이성과 논리의 과정과 접촉했을 때는 물로 변화하는 증기와도 같다.
내 그림에는 열정, 광기, 기쁨이 공존한다. 나는 내 자신을 위해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통해 내 모든 것을 온전히 쏟아붓는 것이다. 누군가를 조롱하거나 비웃기 위함이 아니다. 만약 원두를 갈고 있는 아내나 전화교환원을 마치 카메라가 하듯이 최대한 정확하게, 한 장의 사진처럼 모든 음영이 다 드러나게 그리고자 한다면, 사실 그리지 못할 이유도 없다. 그렇지만 이런 그림을 그리면서 나는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는, 정말로 무익하고 쓸데없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 힘들일 필요도 없이 훨씬 더 빠르고 훨씬 더 완벽하게 순식간에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끝없는 논란과 충격을 통해 인류가 꿀 수 있는 꿈의 깊이와 폭을 넓혀 주는 예술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