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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정 Feb 05. 2021

젠트리피케이션과 예술가의 역할

<마을가게 미술관> 프로젝트를 통해....

 산업화가 시작되고 세상에는 무수한 도시가 번성하고 사람들이 몰리곤 했습니다. 하나 제조업의 쇠퇴에 따라 이제는 쇠락해버리고 관심의 뒤안길로 물러서 폐허로 남았던 그곳을, 예술가의 힘으로 다시 명성을 되살린 예로, 특히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역의 빌바오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19세기 후반까지만 해도 제철업과 조선업이 융성하던 빌바오였지만 어느 순간 여느 공업도시들처럼 잊힌 도시가 되었었지요.

그곳에 1997년 당대 최고의 건축가로 불리던 프랭크 게리의 작품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이 세워져 공개되고는 빌바오는 다시 과거의 명성을 되찾아 세계의 관심을 받는 곳으로 탈바꿈하였습니다. 

섬 전체가  예술의 힘으로 특별한 관광지로 변신한 일본의 나오시마도 기억할 수 있습니다만.......


  서울의 상황으로 좁혀서 생각해 보자면 많은 특색 있는 골목길들이 있습니다.

홍대 앞 거리, 경리단길, 가로수길, 연남동 등...   개성 있는 거리들이 인기를 얻다 보니 어느 순간 젠트리피케이션이란 현상으로 기존의 거주인들, 특히 소상공인들은 폭증하는 임대료를 감당 못해 그 지역을 뜨고야 마는 비극이 일어나는데요. 이러한 사회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여 해결할 것인지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즈음 특색 있는 전시가 있어서 관심을 가져봅니다.


  <마을가게 미술관>이란 프로젝트 명으로 지난 12월 29일부터 올 1월 23일까지 (사)대안영상예술문화발전소 아이공이 증산로 일대 마을 가게들과 협업으로 37명 예술가들의 작품을 매장에 전시하는 등으로 지역 주민  그리고 시민들과 함께 예술로서 팬데믹에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합니다.  아이공 김장연호 대표의 변입니다.

"거리두기를 통해 사람들은 더욱 소통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내가 사는 지역과 마을에서 매일 접하는 동네가게에서 예술을 접한다는 것, 예술을 통해 새로운 방식의 소통과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힐링할 수 있는 시간으로 다가가고 싶다"

http://www.altmuma.kr/

 남가좌동 증가로 일대는 백련 전통시장 등 오래된 가게들이 많아 특색이 있지만 재개발의 위협이  소상공인의 목줄을 죄어오던 차에, 코로나 19란 악재를 만났고, 예술가들이 이 상황에서 그들과 함께 공생의 방법을 모색한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됩니다.

위: 정기현, 아름다운 마을, 2010년,  비디오

 전시에 참여한 미디어 아티스트와 영화감독 37인은 짧은 싱글 채널 비디오를 통해 경과 인권, 노동과 자본 등의 주제를 실험적이고 참신한 방법으로 표현해 냅니다.

위의 작품 '아름다운 마을(정기현)'은 곤충 크기로 줄어든 인간이 쓰레기 산속에서 가축의 위협을 받으며 생존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눈길을 사로잡았던 '꿩 잡는 게 매다(김홍빈)'에서는, 재개발이란 이름으로 행해졌던 문래동 일대 자본의 횡포를, 백열전구에 골프채를 휘두르는 퍼포먼스로 함축하여 보여줌으로써 증산로 일대의 상점들이 맞닿뜨린 상황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축의 전환>이란 저서에서 마우로 F. 기엔 교수는 빌바오의 예를 들면서 이야기합니다.

"현대사회에서는 문화 활동과 예술, 운동경기, 여가 활동 등이 하나로 합쳐져 도시의 생명력을 나타내는 기준이 되며 도시의 매력을 결정한다."

그러면서 도시가 역동적인 전문가 계층을 한자리에 모으거나 길러내는 데 필요한 요소를 '3T' 개념으로 소개합니다.

인재(talent), 관용(tolerance), 기술(technology)입니다.

"거리의 문화"는 "찻집과 길거리 음악가, 그리고 작은 음식점이나 전시관들이 뒤섞여 있어서 참여자와 관찰자, 혹은 창의성과 그 창조자 사이의 경계가 흐릿한 환경"이라고 규정함.

 물질만능주의의 폐해로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고, 양극화가 더욱 심해진 코로나19 이후 세상에 대한 경고와 대안을 따르는 우리의 예술가들도 여기저기서 활동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들의 소명을 깨닫고......

젠트리피케이션의 폐해를 목도하고 지금 성수동 일대에서는 안티젠트리피케이션 운동이 일고 있다는데요.

그곳의 레퍼들이 동참이라도 하듯 내놓은 힙합 음악이 있더군요.

<성수동 2>라는 타이틀입니다.

https://youtu.be/CtYotLfSxro

건너편의 영재는
내 부자 동생 Rich boy
자주 못 봐 안부 듣네 YunB통해
몽크랑 산책하러 가는 서울숲
한강도 가까워
땅값이 계속 오르는 중
부동산 아줌마랑 동네 한 바퀴
아마 RYNO는 다 알겠지 어딜 가는지
UNDER SEONGSU BRIDGE를 만나
동네 자부심을 느껴
쟤넨 토박이고 나는 여길 알리지
APRO와 커피 한잔에 수다를
정말로 얘는 다름
어라운드 독
주차는 힘들지만 걘츈 나름
앞발로 제기  차듯 아찔
인생 재밌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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