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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정 Dec 31. 2020

<세상에서 가장 경이로운 집>을 보고......

넷플릭스 다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갔을 때 열심히 가우디의 건축 작품을 찾아다니며 감탄했습니다.

카사 바트요, 카사 비센스며 구엘 공원 등......

10년이 지난 후 다시 들 바르셀로나에서도 나의 관심사는 역시 안토니오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얼마나 더 완성에 가까웠나?!'를 알고자 하는 방문이었던 듯하고요. 

어느 해  비 오는 날, 제주도 여행에서 들렀던 이타미 준의 방주 교회는 지금도 그 영적인 기운에  푹 젖었던 시간을 잊지 못하게 각인되어 있고요.

이렇듯 우리는 여행에서 건축물을 보는 경험을 중시하며 살죠.  하물며 그것이 누구의 은밀한 집이라면 더욱 호기심을 자극하는 법인데요.  여행지의 현지인 집을 방문할 기회를 갖는 것은 큰 즐거움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에어 비비> 선풍적 인기를 끌 수도 있었겠지요.



 그런데 팬데믹은 이 모두를 앗아가 버렸지요.

그래서 찾아낸 프로그램이 넷플릭스의 다큐 <세상에서 가장 경이로운 집>이었던 거죠.

 넷플릭스와 영국 BBC 방송이 공동 제작한 프로그램입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정말 특별한 집들을 찾아 소개합니다.  건축가 피어스 테일러와 여배우이자 부동산업자인 캐롤라인 쿠엔틴이 그 여정을 함께 하는데요.

은 적절하게 본인들의 역할을 나누어 담당합니다. 건축가인 피어스가 건축적 설명과 직접 스케치한 그림으로 시청자들이 그 집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도록 이끈다면, 캐롤라인은 직접 그 집을 느껴보기 위한 시도를 하고 본인의 개인적 견해를 피력하는 식이지요. 많은 집에서 캐롤라인이 수영을 하는 까닭이죠.

 원제에서 알 수 있듯이, 프로그램에 소개되는 집들은 extraordinary 한 건축물입니다.  건축학적으로 뛰어남을 넘어 경이로운 집.  house가 아닌 home,

그러하기에 그들은 건축주와 건축가를 만나 인터뷰를 합니다.

'어떻게 이런 집이 탄생하였는지'를 알게 해주는 비하인드 스토리.

도의 '세 계곡이 흐르는 집'의 건축주이자 건축가는 말합니다.  어린 시절 히말라야 산맥에서 나고 자라서 그곳을 그리며 혼잡한 뭄바이 근처에 그 기억을 소환했노라고.

스페인의 '세 자매의 집'은 동업을 하는 자매 셋이 사촌들과 함께 뛰어놀던 소녀 시절을 소환하여 본인의 아이들에게도 그런 추억을 남겨주고 싶어서 계획했다고 말합니다.

이렇듯 우리들은 모두 과거의 좋은 기억으로부터 꿈을 꾸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집을 짓습니다.


 건축이란 예술적 감성과 공학적 이성이 결합된 종합 결과물이죠.

그러하기에 건축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건축물에 배어있는 그들의 사상과 아이디어를 듣고 감탄하며 수긍하게 되죠.

프로그램에 소개된 집들

 노르웨이의 'Weekend House'의  경우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조그마한 섬에 아예 통째로 집을 옮겨다 놓았다든가, 스위스의 프스 산맥의 어느 집은 케이블카를 타고 가서야 다달을 수 있는 식입니다.  그 기발한 아이디어와 그것을 실현해 내는 인간들의 노고가 엄청난 도전을 해오는 듯했습니다.


'그 끝이 어디인가?!'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그러면서도 세계 각국의 집들은 각각의 지형과 환경에 맞추어 자연에 순응하듯 바로 그곳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장면들

 창은 아름다운 자연을 담아내는 액자 역할을 하기도 하고요.  때론 문을 여닫아 자연과 실내의 경계를 허물기도 한답니다.


 또한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역사적 문화를  엿볼 수 있었던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죠.

가령 일본의 '지카  하우스'는 고령화가 심하게 진행되고 있는 나라의 여주인이 친구와 함께 지은 집인데요. 어린 아들에게 '이러이러한 집을 갖고 싶다'란 계획을 피력했고, 그 아들이 건축가가 되어 엄마가 원하는 카페 겸 집을 만들어 주었다 합니다.

쓸쓸한 노년을, 동네 사람들에게 음식을 차려주고 그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으며,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공간.

'HOME'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던 작품

모더니즘 건축을 창시한 르 코르뷔지에는 오직 '사람'이 중심이고, '집은 살기 위한 기계'라고 했던가요?!

<세상에서 경이로운 집>을 보면서,

 '르 코르뷔지에의 사유'에 실려있던 글귀가 생각나더군요.

이 작은 책에는 르 코르뷔지에가 1965년 7월에 쓴 글이 실려 있다. 지금 르 코르뷔지에는 우리 곁에 없다. 우리는 글 속에서 의심의 여지없이 어떠한 공감을 얻을 수 있고 어떠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잘못 이해돼서는 안 된다. 그의 글은 확신에 찬 투쟁의 산물이며, 경험에서  우러난 사유의 산물이다. 따라서 마치 르 코르뷔지에가 우리 곁에 있는 것처럼  글을 읽어 가는 것이 좋겠다. 사실 그는 우리 곁에 있다.

 우리 곁에 현대 건축의 아버지 르 코르뷔지에의 흔적이 많이 존재함을 느꼈습니다.


 그리하여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넷플릭스의 많은 이야기들을 찾아보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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