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닝 전시>의 기억
발아래 무성하게 자리 잡은 자연의 모습과 담장 너머 도심의 빌딩 숲을 함께 바라보면서, 인간이 보다 커다란 자연 공동체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는 장소가 되길 기대한다.
땅을 경작하는 사람들의 일상은 부지런함과 노동으로 가득 차 있지만 성급함이나 걱정 따위는 없다. 그 생활의 밑바탕에는 경건함이 있고, 대지, 물, 공기, 사계의 신성함에 대한 믿음이 있으며, 식물과 동물의 생명력에 대한 확신이 있다.
내가 여기 정착하려 한 것은 자연 친화적인 삶을 꿈꿨기 때문도 도처에 도사린 불안을 몰라서도 아니었다. 그냥 아파트가 너무 편해서, 온종일 몸 놀릴 일이 너무 없는 게 사육당하는 것처럼 답답해서 나에게 맞는 불편을 선택하고자 했을 뿐이다. 내가 거둬야 할 마당이 나에게 노동하는 불편을 제공해 준다.
정원은 아름다움만 찾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의 지친 마음, 상처를 치유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숲 속에서 나는 여러 번, 숲을 바라다보고 있는 것은 내가 아니었다는 것을 느끼곤 했다. 어느 날 나는 나를 바라보며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은 바로 나무들이라고 느꼈다. 나는 화가란 우주에 의해 꿰뚫린 자임에 틀림없다고 믿는다.
토박이 지식에서는 인간을 곧잘 '창조의 동생"으로 일컫는다. 우리는 말한다. 인간은 삶의 경험이 가장 적기 때문에 배울 것이 가장 많다고. 우리는 다른 종들에게서 스승을 찾아 가르침을 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