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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정 Nov 14. 2021

남도 여행기

여수 밤바다 & 순천만의 철새

 가을 여행은 단풍놀이를 떠올리지만 아직 그 단풍이 도착하지 않은 남쪽으로 우린 발길을 옮겼습니다.

 먼저 여수 KTX 역에 내리니 반가운 지인이 맞아 줍니다.  멀리 타향살이하는 처지라 더욱 진심이 느껴지는 환대.....  한껏 고맙고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그 지역의 밥상만큼이나 맛깔난 여행이 기대됩니다.  처음부터.

서대 회무침과 구수한 된장국으로 아침 일찍 집 나서느라 분주했던 빈 속을 채우고 새로이 개발된 예술의 섬 '장도'에 대해서 듣습니다.

SNS에서 언뜻 보았던 이름, 그곳으로 향합니다.

<장도>의 풍경들

 온 동네가 한 식구처럼 지냈을 '장도'의 주민들은 여수시의 큰 그림이었을, 예술의 섬 기획에 따라 삶의 터전인 그 섬을 떠났으리라 추측하며, 그들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석을 보며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불러보며 그 마음을 짐작해 봅니다.

 섬 입구에 예술가들을 위한 스튜디오를 지어 대여해주고, 그들은 또 그 안팎으로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섬 깊숙이 전시장과 카페가 자리하고, 장도의 예술가 이인혜 화백의  <애도 1948, 치유와 화해의 시작> 展이 전시 중입니다.

전시장 입구 & 카페 지붕에서의 일몰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네게 들려주고파 전활 걸어
뭐 하고 있냐고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아 아 아 아 아 아 아
너와 함께 걷고 싶다
.
.
.

 버스커 버스커의 <여수 밤바다>입니다.

해양 케이블카와 밤의 해변

 밤이 유독 매혹적인 도시 여수........

그렇게 우리 여수에서의 밤은 어갔습니다.


 순천으로 향합니다.

터미널 앞 시장 입구에는 감 상자를 늘어놓고 맛난 자태를 자랑 중입니다.

아마 이곳이 감의 명산지인가 봅니다.

단감, 대봉시 먹음직스러운 녀석들을 택배 부탁하고 넉넉한 품으로 건네주는 상처 난 감을 챙겨 철새들을 만나러 순천만으로 향합니다.

람사르 협약에 등록된 이곳 습지는 넓은 지역을 차지하는 데다  갈대숲이 조성되어 있어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 일품입니다.

아직은 많지 않지만 시베리아로부터 중국을 거쳐 여기까지 와서 겨울을 나는 140여 종의 철새들에게도 짱뚱어, 칠게 등 좋은 먹잇감을 제공하는 옥토랍니다.

흑두루미, 검은 머리 갈매기가 저 멀리 보이더군요.

순천만의 정경들

 너른 갈대밭 사이 습지를 구경하니 허기가 밀려옵니다. 그 유명한 벌교 꼬막 비빔밥으로 미각을 충족시키며, 남도의 넉넉한 인심과 맛에 찬탄합니다.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로 잘 가꿔놓은 정원을 구경하며 시각의 만족을 더합니다.


 <후각과 환상>의 저자가 말하길

고대 이래 인간의 감각은 철학의 중요한 주제였다.  감각과 그에 따른 지각이 진리를 파악하는 과정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이렇게 지적하기도 했다. "감각이 진리가 아니라면 그렇게 말하는 당신은 무엇을 통해 진리의 개념을 알게 되었는가?"
...
인간의 오감 중에서도 비교적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시각이나 청각에 비해 후각은 더욱 감정적이고 종잡을 수 없는 감각으로 간주되곤 했다. 그러나 후각이 우리 뇌 깊숙한 곳에 연결되어 근원적인 감정과 기억을 자극하고, 여전히 인간의 다양한 생리 기전에 관여한다는 것을 우리는 이제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오감 모두를 자극해 주었던 남도 여행이지만 바다 내음과  갯벌의  향은 기억 속에 많은 이야기를 축적하게 해 준 특별함이랄까?!

함께 한 귀한 벗들을 더욱 이해하고 살갑게 느끼게 해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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