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팅 심리학: 긍정문, 부정문 선택하기
언어는 생각을 결정합니다. 우리는 "컵에 물이 90% 차 있어"와 "컵에 물이 10% 부족해"를 들을 때 다르게 받아들입니다.
같은 원리로 서비스에 쓰인 글도 사용자의 생각과 행동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아래의 글을 볼 때 어떤 감정이 드시나요?
글 1은 불친절하고 기계적으로 느껴집니다. 어떻게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할 지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반면 글 2는 대처 방법이 잘 보이고 내용도 잘 이해됩니다.
일반적으로 서비스 글에서는 '~를 하지 마세요'처럼 부정적인 의미 대신 '~를 하세요'라고 긍정적으로 표현하기를 권합니다. 사용자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기분도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약관을 읽지 않으면 서비스 사용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다고 가정해 볼게요. 이럴 때는'꼭 읽어 주세요'나 '읽지 않으면 서비스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처럼 다소 강하게 표현해도 좋습니다. 강한 어감이 사용자들의 주의를 집중시켜 그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행동을 이끌어 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긍정문이냐 부정문이냐의 선택은 사용자가 처한 상황과 감정에 따라 결정됩니다. 상황에 맞춰 적합하게 긍정문과 부정문을 선택하면 사용자 경험을 한층 더 매끄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기획자들이 상황에 따라 적합한 표현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표현과 부정적인 표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뛰어다니는 아이들에게 '뛰지 마' 보다 '걷자'라고 하면 기분 상하지 않고도 원하는 행동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The power of Words: Why we need to be intentional with the things we say에서는 긍정적인 언어가 전두엽 활동을 촉진시켜 정보를 더 잘 이해하고 적극적인 의사 결정에 이르게 한다고 합니다.
UX 라이팅은 사용자들이 매끄럽게 탐험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사용자와 신뢰를 쌓도록 기여해야 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긍정적인 표현을 쓰는 것이 안전합니다. 밝고 긍정적인 언어는 기분을 좋게 만들고, 사용자들이 서비스에서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긍정적으로 쓰면 좋은 상황들
서비스 탐험 중
동기를 부여하고 싶을 때
사용자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싶을 때
이럴 때는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해 보세요. 사용자들은 내용을 더 잘 이해하고 기분 좋게 서비스 위에서 돌아다닐 거예요.
아래는 같은 의미를 부정적인 표현과 긍정적인 표현 두 가지로 제시한 도표입니다.
예문에서 보는 것과 같이 긍정적인 표현은 사용자들이 다음에 해야 할 행동을 더 명확하게 알려줍니다. 또한 사용자의 행동을 부정하지 않아 기분을 좋게 합니다.
부정의 언어는 '주제+부정'의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어서 긍정적인 표현보다 이해가 오래 걸립니다. 게다가 사람들의 기분을 나쁘게 합니다.
반면 부정문은 경각심을 일으켜 주의를 집중시키는 힘이 큽니다. '걸어!'보다 '뛰지 마!'라고 할 때 집중도가 높아지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부정 표현은 주의해서 써야 하지만 아래와 같은 상황이라면 써볼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표현을 고려할 수 있는 상황들
사용자의 실수를 방지해야 할 때
경고나 위험을 알릴 때
법적인 책임이나 필수 동의가 필요할 때
건강이나 재정, 법적 환기가 필요할 때 등에는 강하더라도 적절하게 주의를 집중시키기 위한 언어를 시도해 보세요.
아래의 표현들을 살펴보세요.
첫 번째 긍정문인 '지금 도우면 아이들이 깨끗한 물을 마신다'보다 부정문인 '돕지 않으면 이 아이들은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없다'가 더 절박합니다. 마찬가지로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지금 이 방을 예약하세요'보다 '이 방은 곧 사라집니다'가 더 긴박감을 조성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는 두 번째 표현이 목표 달성에 더 도움 될 수 있습니다.
절대적으로 효과가 좋은 표현이란 없지만 이렇게 사고방식을 바꿔가면서 문구의 효과를 테스트해보세요. 서비스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종종 어감이 센 표현들이 더 높은 전환율을 이끌어 내기도 합니다.
결국 긍정과 부정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표현이 아니라 고객의 가치입니다.
커피 쿠폰 사용을 독려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방법
『설득의 심리학 4 』에서는 어떤 표현이 커피 쿠폰 사용을 더 독려하는지를 조사했습니다. 사람들은 지금까지 찍은 도장의 개수와 남은 도장의 개수 중에서 어떤 표현을 더 선호할까요?
조사 결과는 상황에 따라 달랐습니다. 얼마 찍지 않아 남은 빈칸이 많다면 이미 찍은 것을 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벌써 2개나 찍으셨네요"
반면 이미 많이 찍어서 찍을 도장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남은 개수를 이야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목표까지 2개만 더 찍으면 돼요"
그럼 어떤 가치를 선택할 것인가
다른 표현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예문, '자산을 잃지 않는 것'과 '자산을 지키는 것'은 의미가 동일합니다. 둘 중에서 어떤 표현이 더 서비스에 효과가 있을까요?
'자산을 지킨다'는 편안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들립니다. 반면 '자산을 잃지 않는다'는 다소 방어적이고 결연하게 들립니다. 분위기를 위해서라면 전자가 더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손실 회피(Loss Aversion)의 측면에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혜택보다 손실을 더 크게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산을 잃지 않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서비스 맥락이라면 부정적인 표현이 더 높은 전환을 이끌어 낼 것입니다.
모든 것은 상황과 고객에 달려있습니다. 고객들이 어떤 표현을 더 선호하는지 상황에 따라 자주 테스트 하세요.
참고 자료
- The power of Words: Why we need to be intentional with the things we say, smiling mind
-『설득의 심리학 4 』, 로버트 치알디니, 스티브 마틴, 노아 골드스타인, 21세기 북스
UX 라이팅 심리학 시리즈.
- 긍정문이 좋을까? 부정문이 좋을까(현재)
출간서. UX 라이팅 교과서
탈잉 온라인 강의. UX 라이팅 완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