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트리에 불을 켜다

오늘이야기

by 조이 영


겨울이 왔다. 나의 겨울은 크리스마스 특강과 함께 시작된다. 12월 한 달 동안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며 따뜻하고 소중한 성탄절을 준비하려는 사람들을 만난다. 빨강, 노란색의 빛나는 볼과 반짝이가 뿌려진 가지들 따뜻한 빛이 나는 전구를 준비하여 손을 움직이며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길 기다린다.


크리스마스 특강을 시작하는 주는 크리스마스 4주 전이다. 교회 전례력으로 새해가 시작되는 시기이며 대림 시기이다. 올해는 11월 30일이었다. 그날이 되면 다시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나무에 불빛을 밝힌다. 대림 시기에는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신 것을 기억하고 생활 안에서 예수 탄생의 의미인 사랑을 준비하고 나눌 수 있도록 돌아보고 준비한다. 무감각한 나를 살펴보며 화해와 용서의 마음을 통해 기쁨을 느끼는 시간이다. 가톨릭교회에서는 대림 시기에 고해성사를 하며 회개와 정화의 시간을 가진다.


크리스마스 날 즐겁게 흐르는 캐럴과 반짝이는 조명이 낯선 적이 있다. 나와 다른 모습으로 세상이 움직여 어색하게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기도 했다. 들뜬 분위기와 맞지 않아 야속하고 서러운 날도 있었다. 크리스마스는 준비하며 기다리는 사람만이 기쁜 성탄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그때는 미처 몰랐다.


나와 같은 오류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12월 크리스마스 특강 일정을 서둘러 정한다. 크리스마스 장식의 의미를 전하고 그들도 기쁜성탄을 준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산타 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게 선물을 안 준다는 노래 가사처럼 슬퍼하거나 어둠을 품고 있으면 크리스마스를 온전히 기뻐할 수 없다. 신앙인이 아니더라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동안 마음을 살피며 무거운 짐을 벗어버릴 수 있다면 기쁜 새해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특강 첫 수업은 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기를 했다. 덩굴로 만들어진 둥근 리스에 그린 소재와 색 장식을 한다. 대문 앞이나 실내공간을 장식하는 리스는 대림 시기 동안 성당 제단에 네 개 초로 장식된 대림환의 둥근 모양에서 유래되었다. 리스는 처음과 끝이 없는 둥근 모양으로 영원함을, 푸르게 장식된 초록 가지로 생명을 표현하여 ‘영원한 생명’을 의미한다. 초 네 개를 한 주에 하나씩 켜는 대림환처럼 크리스마스 4주 전에 리스를 준비하여 집을 환하게 비추길 바라는 마음이다.

리스를 잘 만들기 위해서는 가지와 틀의 조화가 중요하다. 전체를 초록 소재로 덮을 때 가지들이 한 방향을 향하도록 한다. 물이 같은 방향으로 흐르듯 가지 끝들이 같은 방향으로 이어지게 한다. 장식 가지가 리스 틀과 같은 흐름으로 이어지도록 표현하다 보면 어울림의 정석을 느낀다. 모든 소재들이 하나의 의미를 향해 자신의 위치를 잡는 모습은 어떤 장식을 더하지 않아도 훌륭하다. 초록 가지들만 잘 붙여 주어도 근사한 리스가 완성된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기 위해 참여하는 사람들은 추억을 만든다. 아이와 함께, 대학생이 된 딸과 함께, 혹은 혼자만의 힐링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소극적인 태도로 어려워하기도 하고 딸의 작품 만드느라 본인 것은 만들지 못하는 엄마의 모습도 본다. 하지만 리스가 완성되고 나면 서툴거나 능숙하거나 상관없이 그들의 얼굴은 리스 불빛처럼 빛난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화려하다고 해서 대림 시기가 축제 기간이라는 말은 아니다. 이 시기에는 제대 주위에 화려한 장식을 피하고 반주자는 미사 후 하는 후주 연주를 하지 않는다. 오직 깨어 기다리는 시간이다. 언제일지 모르는 순간을 위해 준비하는 것은 자신의 무감각을 깨우고 새로 단장해야 하는 통증이 따라 오기에 숙연할 수밖에 없다.


밤이 가장 긴 동지와 이웃하고 있는 크리스마스까지 어둠은 점점 더 깊어지고 불빛은 강해질 것이다. 어둠에 물들어 가라앉으려는 영혼에 빛을 밝혀야 한다.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고 나를 깨우자. 아직 크리스마스를 마음으로 준비하지 못하는 나에게 잊지 말고 행동하라고 크리스마스트리와 리스 불빛이 반짝이며 다그쳐 주고 있다.

진정한 크리스마스 정신을 실천하여 우리 모두 기쁜 성탄절 아침을 맞이하길 기대한다. 여러 번의 크리스마스 특강으로 12월을 보내고 나면 거리 신호등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보인다. 초록, 빨강, 노랑 불빛 오너먼트처럼. 그날을 위해 오늘도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과 나에게 전해 본다. ‘나를 깨우고 즐거운 성탄을 기다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