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여행 8일 차

여행이야기

by 조이 영


핀란드 여행 마지막 날 아침이다. 가방 무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짐 정리를 마쳤다. 조식을 위해 레스토랑으로 내려갔다. 아이들을 만나 마지막 날의 컨디션을 묻고 식사를 시작하였다. 일단 핀란드 파이 카리알란 피라카를 먼저 담았다. 파이처럼 생겼는데 기대하는 맛은 아니다. 달지 않고 간이 심심하여 맛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지만 씹을수록 고소하다. 빵 위에 짭짤한 계란버터와 삶은 계란을 올려 먹어야 제 맛이다. 빵과 어울리는 홍차와 식사 마무리를 위한 커피까지 준비하였다.


휠체어를 타고 있는 중년 남성이 옆자리에 왔다. 직접 움직이지 못하고 객실에서 레스토랑까지 안내한 듯 직원이 휠체어를 끌고 왔다. 그 후에도 음식을 직접 접시에 담아 써빙까지 하였다. 육체적 장애가 있어도 움직임이 가능한 시스템이 부러웠다. 준비된 음식에 대해 자세히 안내하며 주문을 받으며 우리가 일어설 때 까지도 서비스를 받고 있었다.


마지막날 일정은 헬싱키 시내 구경과 아직 먹지 못한 핀란드 연어수프로 점심식사를 하고 공항으로 가는 것이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IITTALA이다. 이딸라는 1881년에 세워져 145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핀란드 유리공예 브랜드이다. 헬싱키 도착하는 첫날 본 가스테헬미 디자인의 고블렛잔을 사기 위해서이다. 가스테헬미는 핀란드어로 ‘이슬방울’을 뜻한다. 핀란드 아침 햇살에 진주처럼 반짝이는 풀잎의 이슬방울을 표현한 것이다. 유리잔에 작은 물방울들이 있는 듯 작은 요철이 있어 잡았을 때 안정적이다. 유리제품이라 망설이는 나를 보고 아이들은 검색을 시작하였다. 결국 한국에서 제품을 살 수 있고 심지어 가격도 동일하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한국에는 없는 게 없다더니 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안전하게 한국에서 구입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딸라 가스테헬미

다음은 Old market Halld을 찾았다. 헬싱키 항구 바로 앞에 있는 마켓 가는 길에 수공예품을 파는 노점이 줄지어 있어 볼거리가 많았다. 미처 사지 못한 기념품을 구입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벽돌색 건물의 헬싱키 올드마켓은 생각보다 컸다. 다양한 맛의 연어, 청어, 꿀, 초콜릿등 생동감이 넘쳤다. 올드마켓 연어수프가 유명하지만 상점만 둘러보았다.

점심 식사를 위해 헬싱키 대성당 앞에 있어 뷰 맛집 cafe ANGEL로 갔다. 이곳은 헬싱키 연어수프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흐리고 차가운 공기를 가르고 들어간 곳은 아늑했다. 탁자마다 놓여 있는 꽃들이 바깥날씨와 대조적이었다. 커피와 함께 한 미트볼과 연어수프는 카페 분위기에 어울리는 메뉴였다. 엄마의 손맛 같은 자극적이지 않은 맛에 여행의 마지막 식사로 기억에 남는다. 며늘아기는 드디어 마음에 드는 연어수프를 먹었다고 엄지를 들며 만족해하였다.

식당 부근에는 수공예품을 파는 작은 가게가 많았다. 창조적인 디자인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핀란드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FINNISH CRAFT AND DESIGN이라 가게를 설명하고 있는 OKRA상점에서 이야기가 있는 작품들을 보며 노르딕라이프스타일을 엿볼 수 있었다.

헬싱키의 랜드마크인 헬싱키대성당에 갔다. 성당 계단이 높아 한참 올라가야 했다. 러시아 정교회 대성당에서 루터교회성당으로 바뀌어 제단에 십자가가 없어 낯설었다. 우리는 성당 의자에 소리 없이 앉아 있었다. 어려운 겨울 핀란드 여행의 여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신께 감사를 드렸다. 성당을 나와 높은 곳에서 대성당 앞 원로원 광장을 내려다보았다. 찬 공기가 더 강하게 불고 광장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공허함 마저도 핀란드의 공기로 기억하고 싶었다. 광장은 정부청사. 대성당. 헬싱키대학교 본관, 중앙도서관이 둘러싸고 있다. 서울 시청 앞 광장 같은 공간으로 시민들의 만남의 장소로 이용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스토크만 백화점을 갔다. 핀란드 최대 백화점으로 핀란드 브랜드쇼핑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도 이딸라, 마리메꼬 매장을 갈 수 있다. 양귀비모양의 디자인으로 유명한 섬유기업 마리메꼬는 주방용품과 실내용품, 가방, 그릇까지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의 신혼집에 어울릴 머그컵과 접시, 같이 여행 오지 못한 남편을 위해 커피잔을 준비하였다.

마리메꼬

백화점에는 창의적인 디자인의 조명기구를 많이 판매하고 있었다. 핀란드에서 조명은 태양빛을 대신하는 중요한 소품인 듯했다. 아들은 조명에 관심이 많아 조명매장에서 오랫동안 머물렀다. 하지만 물가 비싼 핀란드 조명을 구입하는 것은 무리였다. 한국에서 찾아보자는 말을 남기고 백화점을 나섰다.

호텔에서 짐을 챙겨 공항을 향했다. 오후 6시 10분 네덜란드 항공으로 헬싱키에서 출국하여 네덜란드 암스트레담 스히폴 공항에서 환승 후 인천으로 갈 예정이었다. 한국에서 출국할 때 직항 핀에어가 결항되어 다른 항공기로 핀란드 올 때와 같이 경유를 하여야 했다. 공항 가는 전철에서 아이들이 항공상태를 확인해 보니 우리가 보다 앞선 시간인 4시 항공기가 출발을 못하고 지연되고 있었다.


공항에 도착하여 카운터에 가서 인천공항 가려는 사정을 이야기하였다. 직원은 인천 가는 직항 핀에어에 세 자리가 있는데 항공권 교환해서 가겠냐고 물었다. 놀라운 제안에 물론이라 하고 티켓을 받았다. 핀에어의 남은 자리는 우리가 취소했던 자리였다. 한국에서 출발할 때 핀에어에서 항공기가 기체결함으로 결항되니 하루 뒤 티켓을 준다 하여 왕복 직항 티켓을 취소했었는데 그 자리가 남아 있었던 것이다. 여행의 마지막까지 감사한 일이 생겨 아이들과 함께 한 라플란드 여행은 멋진 모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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