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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반향초 Apr 29. 2022

습작 노트1- 플라톤의 향연

나의 삶을 사랑하겠다는 의지




 대학시절 나를 인문고전 독서의 길로 안내해주었던 이지성 작가님은 작가가 되기 위해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10년간 퇴근 후에 책을 읽고, 필사를 하며 작가의 꿈을 키웠다고 했다. 본인은 지극히 평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인문고전을 필사하였는데 그중 플라톤의 저서들을 필사하면서 사고가 확장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말씀하셨다. 이에 감동받은 나는 대학시절 나의 평범함이 싫어 인문고전 독서를 시작했고, 이지성 작가님이 극찬했던 플라톤의 저서들을 끙끙대며 읽어갔다. 플라톤의 저서들 대부분을 제대로 이해한지는 모르겠지만 한번씩은 읽었고(두세 번 읽은 책도 있긴 하지만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국가’의 경우 작가님을 따라서 권 수별로 분철해서 가지고 다니며 읽으려 했으나..... 제대로 읽지 못한 채 분철한 책들을 잃어버렸다. 지금은 안타깝게도 반 쪽 자리 국가만이 책꽂이에 자리하고 있다.           



  대학시절 작가님처럼 플라톤의 저서 필사도 고려하였으나, 읽어야 할 책들이 많고 시간은 제한되어 있기에, 필사를 할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요 며칠 시간이 여유로웠고, 얼마 전 읽었던 필사를 예찬하는 책에서 플라톤의 저서의 필사에 대해서 언급되었기에 시간이 난 김에 꼭 한번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노트를 펴고 앉아서 한 땀 한 땀 적어 내려 갔는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깨와 손목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대안으로 노트북을 켜고 워드 필사를 했다. 그러나, 이 또한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래도 이 시간들을 통해 이지성 작가님 말처럼 천년 묵은 산삼을 나의 뇌에 공급해서 조금이라도 나의 사고가 정교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아래는 습작의 목적으로 열심히 워드 필사를 한, 플라톤의 향연이다. 다음에 플라톤의 저서를 필사할 때는 본격적인 논쟁이 시작되는 부분부터 필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향연’의 헬러스어는 Symposion인데 “함께 마신다”는 뜻이다. B.C. 416년 아가톤은 연극 대회에서 자신의 비극으로 우승, 어느 날 저녁 친구들을 불러 축하연을 베풀었다. 이 대화편은 그때의 일을 아폴로 도오로스가 아리스토데모스에게서 들은 그대로 다시 자신의 친구에게 전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아폴로도오로스: 자네가 알고 싶어 하는 일에 관해서 나는 대답이 궁하지 않다네. 실은 그저께 팔레론에 있는 우리 집에서 시내로 올라오고 있는데 내 친구 하나가 뒤에서 나를 알아보고는 멀찌감치서 장난기 어린 어조로 말하기를 “오오, 팔레론 친구, 여보게 아폴로도오스, 거기 좀 서게”하더군. 그래 나는 걸음을 멈추고 섰지. 그러니까 그 친구가 하는 말이, “ 아폴로도오로스, 자네를 찾고 있었는데 마침 잘 됐네. 다름이 아니라, 소크라테스와 알키비아데스와 그 밖의 여러 사람들이 아가톤의 집에서 가졌던 모임과 또 그들이 거기서 사랑에 관해서 한 연설에 대하여 묻고 싶었던 참이야. 하기는 필리포스의 아들 포이니코스한테서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 나에게 말해 주기는 했다네. 그러나 그 사람 이야기는 전혀 분명치가 못했는데, 그 사람이 자네도 알고 있다고 하더군. 그러니 좀 말해 주었으면 하네. 자네야말로 자네 친구의 연설을 가장 잘 보고해 줄 수 있을 테니까. 그런데 무엇보다 먼저 자네가 그 모임에 참석했었는지 안 했었는지 그것부터 말해 주게,”라고 하더군. 그래 나는 이렇게 말했지. “정말 그 사람 이야기는 분명치가 못했군. 그 모임이 있은 지 얼마 안 되었고, 또 내가 거기 참석할 수 있었다고 자네가 생각한다면 말이야.” 그는 “난 그렇게 생각했는데”라고 대답하더군. 그래 나는 말했지. “그럴 수가 있나, 오오 글라우콘. 자네는 아가톤이 벌써 여러 해째 여기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모르나? 또 내가 소크라테스를 알게 되고 그가 말하고 행하는 모든 것을 알려고 날마다 마음을 쓰게 된 지 아직 3년이 채 못 된 것도 모르나? 그때까지 나는 사방으로 돌아다니면서 잘난 체했으나 사실은 누구보다도 불쌍한 사람이었지. 무슨 일을 하든지 철학을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 지금의 자네와 조금도 다름이 없었어.”라고 했더니 그 친구 하는 말이, “농담은 그만두고 우선 그 모임이 언제였는지 말 좀 해주게나.”라고 하더군. 나는 “그건 우리가 어렸을 적 일인데, 아가톤이 맨 처음 지은 비극으로 당선하여 그와 그의 합창단이 감사의 제물을 바친 다음 날이지.”라고 대답했다네. “그러면 오래전 일이로군. 그런데 누가 자네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었나? 소크라테스 자신이 해주었나?라고 묻더군. ”아니야. 그런 게 아니고, 내게 이야기해 준 사람은 포이니코스에게 이야기해 준 바로 그 사람이야. 그 사람은 퀴다테나이온구의 아리스토데모스라는 사람인데 키가 작고 신발을 신은 적이 없지. 그 사람은 그 모임에 참석했었어. 내가 보기엔 그 당시 그 누구보다도 더 소크라테스를 경애하고 숭배한 사람이었지. 그 사람한테서 내가 들은 것 중 서너 가지에 관해서 소크라테스에게도 직접 물어보았는데, 다 사실이라고 하더군.“하고 나는 말했다네. 그러자 그는 ”자, 한 번 더 말해주게. 시내로 가는 길을 걸으면서 이야기하고 듣는 데 안성맞춤이 아니겠는가?“고 하더군.      

 

그래서 우리는 길을 가면서 이야기하였다네. 그러니 처음에 내가 말했듯이 난 대답이 궁하지는 않았네. 자네 같은 사람에게 다시 이야기해야만 한다면 못할 것도 없지. 철학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나 자신이 말하건 남의 말을 듣건, 거기서 얻는 이익은 논외로 하더라도 큰 기쁨을 준다네. 그러나 이와 다른 종류의 이야기, 특히 자네와 같은 부자들과 장사꾼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불쾌해진다네. 그리고 자네들이 사실은 하는 일이 아무것도 없으면서도 굉장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걸 보면 내 친구인 자네들이 불쌍해 못 견디겠네. 물론 자네들은 자네들대로 나를 불쌍한 놈이라 생각할 테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일리가 있겠지. 그러나 나는 자네들이 불쌍하다고 생각만 하고 있는 게 아니야. 분명히 알고 있어.

     

친구 여전하군 그래. 오폴로도오로스. 늘 자기 자신과 남을 욕하는 것 말이야. 자네는 소크라테스 말고는 누구나 다 좋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군. 자네 자신부터 말이야! 난 자네가 어째서 ‘얌전이’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군. 자네는 말을 하게 되면, 소크크라테스 말고는 자네 자신에게나 또 누구에게나 마구 화를 내니까 말이야.


친구 그런 걸 여기서 이러쿵저러쿵 따지면 뭣하나, 오오 아폴로도오로스, 그런 얘기는 그만두고 그때 여러 사람들의 연설이 어떠했는지 말해 주게.      



아폴로도오로스: 오오 친애하는 벗이여, 내가 미쳤고 제정신이 아니라는 게 분명하단 말이지? 내가 나 자신과 자네들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야.

 친구 그런 걸 여기서 이러쿵저렁쿵 따지면 뭣하나, 오오 아폴로도오로스, 그런 얘기는 그만두고 그때 여러 사람들의 연설이 어떠했는지 말해주게.     



아폴로도오로스: 좋아, 아리스토데모스가 내게 이야기해 준 대로 처음부터 이야기해 보겠네. 그건 대게 이러했네. 나(아리스토데모스)는 목욕을 막 마치고 나오는 소크라테스를 만났는데, 평소와는 다르게 신발을 신고 있더군. 그래서 그렇게 말쑥하게 차리고 어디로 가시느냐고 물었지.

그랬더니,”아가톤의 집으로 간다네. 어제는 승리 축하연에 오라는 청을 받았으나 사람이 너무 많아 혼잡할 테니 못 가겠다고 했고, 그 대신 오늘 가 보기로 했지. 그래 아름다운 사람의 집에는 아름답게 입고 가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좋은 옷을 꺼내 입었다네. 어때,자네도 초대는 안 받았지만 함께 가 볼 생각 없나?“라고 하시더군.

 

 그래 나는 말했네.” 선생님이 원하시는 대로 하지요.“ 그분이 말씀하셨네. ”그럼 따라 오게. 그리고 그 속담을 조금 고쳐 ‘좋은 사람들은 아가톤의 잔치에 불청객으로 가도 괜찮으니라’라고 하기로 하지. 호메로스는 이 속담을 파괴했을뿐더러 그것에 포학을 가하기까지 했으니 이쯤 고치는 것을 괜찮을 거야. 그는 아가멤논을 아주 훌륭한 장수로, 메넬라오스를 겁쟁이 창병으로 묘사해 놓고는, 아가멤논이 잔치를 베풀고 희생 제물을 바칠 때 메넬라오스를 불청객으로 끌어 들이고 있으니 말이야. 즉 못난 자를 잘난 자의 잔치에 참석시키고 있단 말이야.“     


 이말을 듣고 나는 말했네. ”그럼 가 보기로 하지요. 그러나 오오 소크라테스, 선생님의 말씀처럼이 아니고 호메로스의 글에서처럼 지자의 잔치에 못난 사람이 초대도 받지 않고 가는 격이 되겠지요. 저는 초대 없이 왔노라고는 말하지 않고 선생님이 초대해서 왔다고 말할 테니, 그 때엔 선생님께서 변명해 주세요.“     

......(생략)......          





 그런 후에 에뤼크시마코스가 말했네. ”각자 마실 만큼 마시고 강권하지 않기로 작정했으니, 잘 됐네. 다음에는 이런 것을 제안하고 싶은데, 지금 막 들어온 피리 부는 여자는 다시 밖으로 나가 혼자 불거나, 혹은 소원이라면 안으로 들어가 부인들에게 들려주거나 하고 우리는 오늘만큼은 이야기로 서로 즐겨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거야. 또 자네들이 찬성하면 어떤 얘기를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제의하겠네.“     


 모두 여기에 동의하고 또 찬성하여 어디 한 번 제의해 보라고 하더군 그래서 에뤼크시마코스가 말했네. ”나는 먼저 에우리피데스의 <멜라니페>에 있는 말을 인용함으로써 이야기를 시작하려네. ‘그 이야기는 내 것이 아니오’라는 말인데, 내가 이제 말하려는 것은 내것이 아니고 파이드로스의 것이야. 파이드로스는 늘 이런 말을 나에게 하면서 분개하곤 했어. ‘이거 되겠어, 에뤼크시마코스. 다른 신들에게 대해서는 시인들이 찬가도 짓고 감사의 노래도 지으면서, 저렇게 오래되고 위력 있는 사랑의 신 에로스에 대해서는 그 많은 시인 가운데 한 사람도 찬가를 지은 이가 없으니 말이야. 또 생각이 있거든 저 잘난 소피스트들을 보게. 저들은 산문으로 헤라클레스 같은 사람들에 대한 찬사를 지었지. 저 재주가 비상한 프로디코스가 한 것처럼 말이야- 그러나 그런 것은 아무 것도 아니야. 얼마 전 어떤 현인이 저술한 책을 우연히 읽은 적이 있는데 소금이 유익한 물건이라하여 굉장히 찬양하고 있더란 말이야. 그 밖에도 이와 비슷한 것들이 찬미되고 있는 것을 자네는 볼 수 있을 걸세.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그렇게도 야단스럽게 굴면서 사랑의 신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아무도 찬미의 노래를 바치지 않았으니 말이 되는가 말이야. 또 생각이 있거든 저 잘난 소피스트들을 보게. 저들은 산문으로 헤라클래스 같은 사람들에 대한 찬사를 지었지. 저 재주가 비상한 프로디코스가 한 것처럼 말이야. 그러나 그런 것은 아무 것도 아니야. 얼마 전 어떤 현인이 저술한 책을 우연히 읽은 적이 있는데 소금이 유익한 물건이라 하여 굉장히 찬양하고 있더란 말이야. 그 밖에도 이와 비슷한 것들이 많이 찬미되고 있는 것을 자네는 볼 수 있을 걸세.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그렇게도 야단스럽게 굴면서 사랑의 신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아무도 찬미의 노래를 바치지 않았으니 말이 되는가 말이야. 그렇게도 위대한 신을 소홀히 하다니!’ 나는 파이드로소의 말이 아주 옳다고 생각해. 그래서 조금이라도 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여 그를 만족시켜 주려고 하네. 동시에 지금 이 기회에 여기 모인 우리가 그 신을 찬미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자네들이 동의한다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나올 걸세. 왼편에서 바른편으로 돌아가면서 한 사람씩 사랑의 신을 찬미하는 연설을 한 것을 제안하네.각각 최선을 다해야지...... (중략)               



내(아리스토데모스)가 말한 것처럼, 파이드로스가 맨 먼저 이렇게 이야기했네.“에로스는 위대한 신이요, 인간들 가운데서나 신들 가운데서나 놀라운 신입니다. 특히 출생에 있어서 그러하지요. 신들 가운데서 그가 가장 오래된 신이니까요. 이것은 그에게 명예로운 일이지요. 그가 가장 오래되었다는 증거는 그에게 부모가 없다는 것입니다. 시인이건 아니건, 아무도 그의 부모에 대해서 말한 사람이 없지요. 헤시오도스에 의하면, 처음에 카오스가 생기고-  그 다음에 만물의 영원한 보금자리인 넒은 가슴의 대지와 에로스가 생겼도다. 라고해요. 아쿠실레오스도 헤시오도스와 같은 의견으로 카오스 다음에 저 두 신, 즉 게어와 에로스가 생겼다고 말하고 있어요, 또 파르메니데스는 천지 창조에 관해서 이렇게 노래하고 있어요-


          

모든 신 가운데 맨 먼저 에로스를 지으셨도다.          

이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에로스를 신들 가운데 가장 오래된 신으로 인정하고 있지요. 가장 오래된 이 신은 우리에게는 또한 최대의 좋은 것들의 근원이지요. 저로서는 사람이 어려서는 자기를 신실하게 사랑해 주는 자를 얻는 것과 또 사랑하는 자에게는 사랑스러운 소년을 얻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을 알지 못하니까요. 사실, 사람의 일생을 통하여 훌륭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은 좋은 가문이나 높은 지위나 부괴나 그 밖의 다른 어떤 것도 아니고 오직 사람입니다.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다름 아니라, 추악한 일에는 부끄러워할 줄 알고 훌륭한 일에는 야심을 가지라는 말이예요. 이 두 가지, 즉 부끄러워 할 줄 아는 것과 야심이 없으면, 국가나 개인이나 위대하고 훌륭할 일을 할 수 없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주장합니다. 사랑하는 자는 어떤 추악한 일을 하다가 들키너가 또는 남에게 보욕을 당하면서도 비겁한 탓으로 그것을 감수하는 경우, 그의 부친이나 친구나 다른 누구보다도 자기가 사랑하는 소년이 그걸 보는 것을 가장 괴로워하는 거라고 이와 마찬가지로, 사랑받는 소년은 소년대로 어떤 추악한 형편을 당할 때 특히 그의 사랑하는 자가 그걸 보는 것을 부끄러워하죠. 그러므로 어떤 국가나 군대가 오직 사랑하는 자들과 애소년들로만 구성되는 어떤 방안을 발견할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생활양식은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온갖 비루한 짓을 멀리하고 서로 아름답고 훌륭한 일을 하려고 경쟁할 테니까요. 그리고 전장에서는 나란히 서서 싸울 것이기에, 그런 사람들로 이루어진 군대는 비록 숫다는 적을지라도 온 세계를 정복하고도 남을 것입니다. 그건, 사랑하는 사람은 전열을 이탈하거나 무기를 버리는 것으 사랑하는 소년이 보는 것을 이 세상의 다른 모든 사람이 보는 것보다도 더 싫어하고, 또 이런 꼴을 보이느니 차라리 골백번이라도 죽기를 더 택할 것이기 때문이지요. 세상에 자기가 사랑하는 소년을 버리고 도망가는 자가 어디 있겠으며, 위험한 때에 그냥 내버려주는 자가 어디 있겠어요? 그런 때에는 아무리 겁이 많은 자라도 나면서부터 가장 용감한 자에 못지않을 만큼 용감하게 될 거예요. 에로스 자신이 그에게 힘을 줄 테니까요.호메로스가 말한 바, 신이 영웅들의 가슴 속에 ‘용기를 불어넣어 주셨다’라고 하는 것은 바로 에로스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그리고 남을 위해서 죽는 일은 오직 사랑하는 자들만이 결심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 가운데는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지요. 여기에 대해서는 팰리아스의 딸 알케스티스가 온 헬라스에 충분한 증거가 됩니다. 그녀의 남편에게는 아버지도 있었고 어머니도 있었습니다마는 오직 그녀만이 남편을 위해 목숨을 바치려고 한 것입니다. 남편에 대한 그녀의 두터운 사랑은 이들을 훨씬 능가했으므로 그녀는 이들이 자기들 자신의 아들에 대해서 남이요, 이름만의 어버이임을 증명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일을 함으로써, 그녀는 사람들에게 뿐만 아니라 신들에게도 아주 고귀한 일을 한 것으로 여겨졌던 거지요, 그러므로 고귀한 일을 한 사람은 많이 있습니다마는, 그 가운데서 신들이 영혼을 하데스로부터 다시 돌려보내 주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 신들은 그녀의 행위에 찬탄한 나머지 그녀의 영혼을 다시 지상으로 돌려보내 주었던 것입니다. 이렇듯 신들도 사랑의 헌신과 용기를 특별히 소중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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