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점과 나쁜 점은 항상 같이 존재한다
'총량의 법칙'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인생에서 한 사람이 느끼게 되는 기쁨과 슬픔은 각자 그 양이 동등하게 정해져있어서, 슬프다고 계속 슬픈 일만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기쁘다고 계속 기쁜 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닌 어떤 감정과 사건이든 그 총량이 정해져있다는 것이다.
"지금 해외 가면 아무 것도 구경 못하지 않아? 돌아다닐 수는 있어?"
내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도 해외로 떠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대부분의 반응은 이러했다.
하지만 총량의 법칙처럼 안 좋은 점이 있다면 좋은 점도 반드시 존재한다.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처음 발리에서 락다운을 경험하면서 '그럼 나는 발리에서 어디를 갈 수 있지? 무엇인가 구경할 수 있을까?'라는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발리의 모든 자연을 정부가 통제할 수는 없었다. 나는 오토바이로 신나게 3시간을 달려 아궁산의 거대한 모습을 보았고, 유명한 해변이 아닌 발리 현지 사람들이 동네 산책하듯 헤엄치고 노는 바다를 발견했다. 코티지 호스트에게서 추천 받은 현지인들만이 산책하는 논길에서 발리 사람들 틈에 섞여 산책했다. 발리에 발이 묶인 다른 외국인들과 몇 안되게 열어있는 카페나 식당에서 말을 섞으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발리가 아닌 현지인들만이 남아있는 발리 섬 그대로의 모습을 즐길 수 있었다. 비치 클럽의 조명과 음악소리가 묻혀있던 해변의 파도소리와 별빛을 더 자세히 관찰하고 들을 수 있었다. 몇 시간이고 줄 서서 한 컷 담아내고 실제로 그 풍경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의 방해도 없이 자연 풍경을 몇 시간이고 바라볼 수 있었다.
에스토니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머물던 탈린의 올드타운은 원래 관광객으로 밤 늦게까지 항상 시끄럽게 붐비는 곳이지만 어딜가나 조용한 모습이었다. 관광업을 생계로 이어나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힘든 상황이겠지만 현지 사람들만이 지나치는 관광지를 마치 내가 독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용 면에서도 많이 이득을 볼 수 있었는데, 숙소 비용은 물론이고 많은 가게들이 세일이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어서 평소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대부분의 것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유명한 관광지나 음식점 혹은 가게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발리의 유명한 사원들은 문을 닫은 곳이 많아 동네 사원들을 구경하는 것에 만족해야했을 때도 있었고, 에스토니아에서는 크리스마스 이후 2주 간의 락다운으로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방문하지 못했을 때는 조바심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나는 몸 건강하게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도 특별한 해프닝 없이 여행을 할 수 있어 좋았다. 무엇보다 관광지로서의 발리, 관광지로서의 에스토니아가 아닌 현지인들만이 가득한 그 나라 본연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현지인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할 수 있었고, 현지인들이 즐기는 것을 좀 더 많이 볼 수 있어서 평소 여행할 때 보다 더 값진 경험을 했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