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하루 두 컷
여름밤은 봄 밤과 다르다
뜨거운 태양이 지고
나뭇잎 사이로 불어오는 청량한 바람과
도시의 열기가 식어가는 냄새
여름밤 비는
한낮의 열기를
한 숨에 집어삼키며
밤을
더 깊고
더 진하게 물들인다
머리 위로 손을 들어 올려
눈을 찡그리며 가리던
한 줌의 햇살이 그리운
비 오는 여름밤
그리운 햇살 대신
방안에
또 다른 햇살을
불러온다.
집에 오는 내내
축 처져있던 꽃들은
집에 도착해
시원한 물을 한 컵 주자 마자
환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마치 퇴근 후의 나처럼.
집에 오는 내내
축 처져있던 나는
집에 도착해
시원한 물을 한 컵 마시자
환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퇴근길
붐비는 지하철
부딪히는 사람들 속에
'똑'하고
떨어져 버린 한송이마저
작은 유리잔 속에서
제 몫의
빛을 밝힌다.
비 오는 여름밤
햇살 같은 꽃들과 함께
시작하는
즐거운 주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