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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ie Jul 02. 2016

#.3 비 오는 날 햇살 같은 꽃송이들

매일매일 하루 두 컷



하루 종일 폭우가 쏟아지는 여름밤



여름밤은 봄 밤과 다르다


뜨거운 태양이 지고

나뭇잎 사이로 불어오는 청량한 바람과

도시의 열기가 식어가는 냄새


여름밤 비는

한낮의 열기를

한 숨에 집어삼키며


밤을

더 깊고

더 진하게 물들인다


머리 위로 손을 들어 올려

눈을 찡그리며 가리던

한 줌의 햇살이 그리운

비 오는 여름밤


그리운 햇살 대신

방안에

또 다른 햇살을

불러온다.


집에 오는 내내

축 처져있던 꽃들은

집에 도착해

시원한 물을 한 컵 주자 마자

환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마치 퇴근 후의 나처럼.


집에 오는 내내

축 처져있던 나는

집에 도착해

시원한 물을 한 컵 마시자

환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퇴근길 

붐비는 지하철

부딪히는 사람들 속에

'똑'하고

떨어져 버린 한송이마저

작은 유리잔 속에서

제 몫의

빛을 밝힌다.


비 오는 여름밤

햇살 같은 꽃들과 함께

시작하는

즐거운 주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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