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공감해주는 글

아프리카 직장인 라이프

by 마리고루도

나는 지금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에서 일하며 살고 있다.

감사한 것이 정말 크다. 내가 중학교때부터 꿈꿔왔던 일이 현실로 된 거니까.

그런데 당연한 말이지만 힘든 점도 많다.


의외로 여기 함께 있는 사람들은 다 나와 같은 상황의 사람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대화를 하다 보면 내가 견디고 있는 어려움을 나 스스로 축소시키게 된다. 다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고, 사람마다 아프리카 생활의 특정한 어떤 부분을 어렵게 느끼는지가 다르니까. 이 라이프 중에서 힘든 부분을 얘기하다 보면 자신이 힘들게 느끼는 포인트를 구체적으로 말하게 되는데, 당연한 말이지만 그 포인트가 서로 조금씩은 다르고, 그러다 보니 내가 주로 힘들게 느끼는 포인트가 상대방이 주로 힘들게 느끼는 포인트가 아니면, 저 사람은 괜찮은데 나는 힘들구나 라고 은연중에 느껴져 버려 내가 약해서 힘들어하는 것처럼 생각된다.

그리고 여기에서 살고 있는 형태도 다르다. 누구는 가족 단위, 누구는 혼자. 거기서 오는 차이도 작지 않다.


그래서 내가 개인적으로 좀 메마른다 싶을 때 해외에서 생활하는 다른 사람의 글을 찾아본다. 거기서 나의 상황을 객관화하게 된다. 오늘은 아시아권에서 유학하는 분의 브런치를 보게 됐는데, 나와 성향이 정말 비슷해보였다. 생각하는 방식이나 좋아하는 것, 추구하는 그런 것들. MBTI도 E, I 제외하고 같았다.

그런데 그 분의 브런치에서 그럼에도 해외생활을 하기로 마음 먹은 분들은 큰 결심을 한 거다. 자신이 살아온 문화를 내려놓고 많은 것들을 감내하고 가는 거다 라는 글을 읽었다. 외국인으로서 불편한 생활을 감수하고 가는 결단력 있는 거라고. 그런 말이 아.. 내가 정말 힘들만한 상황에 있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위로가 되었다. 여기서는 다 같은 상황에 있기 때문에 그런 말을 서로에게 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한국에 있는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나 힘들어 엉엉 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데 나 힘들어 라고 충분히 말할 만한 상황이고, 잘 견뎌온 거라고 그렇게 객관화해주는 것 같았다.


요즘 여기서 겪는 어려움은, 문화적인 충족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화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문득 들다가, 사람이 문화를 향유하는 게, 정신적인 것이 있다고 생각이 되었다.

그렇기에 모든 사람이 사는 곳에는 문화라는 것이 있는 게 아닌가? 그게 어떤 경제적 가치를 생산하지 않는다고 해도 말이다. 내 정신이 윤택해지는 것, 감정을 향유하는 것, 그런 것들이 문화의 기능이니 문화가 자연적으로 생겨난 것일텐데, 여기는 그런 게 없다. 그게 요즘 내가 힘들어하던 실체였던 것 같다.

이게 뭔지 이렇게 개념적으로 정리되기 전에, 그런 부분이 힘들어서 혼자 넋두리를 한 적이 있다. 내 마음을 좀 채워달라고.. 나도 채움이 필요하다고. 그런데 제이팝을 알게 됐다. 그런데 그 가사와 멜로디, 가수의 목소리가 너무 나를 만족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어제는 어떤 한 곡을 들으면서 그 가사와 멜로디에 울어버렸다..근데 들을 때 한 번만 그런 게 아니라 여러번 들어도 여러번 눈물이 나더라.


그래서, 그냥 그런 취미로.. 내 마음을 채우는 것, 내가 좋음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퇴근 후 취미로 일본어를 배워볼까 한다. 정말 이거는 취업준비용도 아니고 자격증 취득용도 아니고 내 취미생활로. 나도 그럴 곳이 필요하다는 걸 나 자신에게 공감해준다.

나의 감정이라는 것도, 나의 마음이라는 것도,... 있는 거니까.

...여기까지 잘 걸어왔다고.

KakaoTalk_20251027_130613425.jpg 퇴근길 해지는 모습
KakaoTalk_20251027_130740750.jpg 자기 전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