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게 되겠지

by 마리고루도

그리워질 것을 지금부터 알 수 있다.

조금 전에는.. 올해 파견 종료인 사람을 대상으로 파견 연장 의사가 있는지 조사하는 메일을 받았다.

바로 답장했다.

지금까지 많이 고민해서인지 망설임이 없었다.


그런데 그러고 30분인가 후부터 올해들어 가장 세게 비가 오기 시작했다.

비 오는 창 밖을 동영상으로 찍으면서는... 뭐든지 남기려고 하는구나, 나중에 그리울 것을 대비해서 뭐든지 남기려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글도 남긴다.

그리워지겠지.

그립게 되겠지. 그립지 않을 수가 없겠지...


그리워질 것을 확신하면서 결정한 이별은 또 이번이 처음이라서 참 이상한 마음이 된다.

이 글을 쓰는 동안 비는 많이 잦아들었다.


앞으로 이 지부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누가 후임으로 올지에 따라, 그리고 한국인 파견자의 거취가 어디냐에 따라 꽤 영향이 있을 거라서.

그런데 이 지부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 여기서 '잘 된다'라는 건, 사업이 잘 되는 것뿐 아니라.. 여기 직원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 뭐랄까.. spoil되지 않고. 지금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괜히 요즘 더 날을 세우는 건가 문득 생각이 든다.

나는 올해 말에 떠나는데, 지금 이렇게 긴장 없이 언제까지 그렇게 있을거냐고. 그런 심리가 작동한 건가 싶다.

더 이상 내가 사업 지연되는 거 하나하나 마이크로매니징 소리 들어가면서 챙길 것이 아닌데, 스스로 해야 하는데. 그 다음 이 자리에 누가 올지도 모르는데.

왜 그렇게 긴장감이 없냐고. 그런 마음인가.


그래서 요즘 많이 예민해져 있었다. 답답함이 커져서 그런 거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여기에 계시겠지 라고 생각하면 괜찮아진다. 내가 더 망쳐놓지나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두려움으로 섬겨야겠다는 마음도 든다.


하나님, 인내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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