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을 삼켜버린 낙타

<나를 죽이지는 못하는 시>

by 마림



뱀을 삼켜버린 낙타



마림(眞林)



끝없는 사막을 걸었다.


등의 혹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아,

물만 찾아 걸었다.


더운지도 추운지도 모를 때면

네가 날 찾아왔다.


너를 태워 걸어가는 길이

내겐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갈증에 우물을 핥아먹던 날,

뱀을 삼켜버렸다.


뱀의 혀를 가진 낙타는

모두의 관심을 받았다.


물리기 싫은 이들은

물을 갖다 바쳤다.


더 이상 물을 찾아 헤매지 않았다.


장미가 되었다고

믿었다.

아름답고 위험한 장미


낙타의 혀에는 독이 없었지만,

더 이상 아무도 등에 타지 않았다.


아무도 날 찾지 않을 때,

그제야 뱀을 뱉었다.


갈증이 차올랐지만,

물을 찾아 걸어갈 힘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