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카피 (coffee, copy)

<나를 죽이지는 못하는 시>

by 마림



커피, 카피 (coffee, copy)



마림(眞林)



빨아들인 것은

커피만이 아니었다


많은 것을 애원했지만

내가 되는 건 얼마 없었다


빨아들이지 못한 건

내 것이 아니었다


내 것이 아닌 것은

미워함으로써

나를 지켰다


미워한다고

지킬 수는 없었다

나를 원망하기보다

빨대가 작다고 핑계를 댔다


큰 빨대를 입에 물고

동경하는 그것들을

다시 빨아들인다


그것들은 너무 커서

어차피 빨아들이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괜히 힘을 더 준다


어차피 내가 빨아들이는 건

기껏해야 커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