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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는 자리에는, 내가 없다

<나를 죽이지는 못하는 시>

by 마림



내가 없는 자리에는, 내가 없다


마림(眞林)



내가 없는 자리에는

내가 없다.


내가 있어야만

비로소 내가 있다.


네가 있던 자리에

내가 있었다.


있었음에

있을 줄 알았지만

마침내 없었다.


내가 없는 것이

슬프지 않았다.


슬프지 않은 것이

슬펐다.


네가 없는 자리에

비로소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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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목,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