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오늘

<나를 죽이지는 못하는 시>

by 마림



어김없이, 오늘



마림(眞林)



어김없이 하루가 시작되네요.


기지개를 켜고, 정수기로 물 한 잔을 따르며
생각, 3초.


시계를 보며 시간을 계산하고,
냉장고를 열어 계란의 개수를 확인하죠, 5초.


화장실에 들어가니 칫솔은 여전히 그대로.
이를 닦으며 오늘 해야 할 일을 떠올려요, 3분.


옷장을 열고 오늘 입을 옷을 골라보죠.
창문을 열어 날씨를 확인하고
기분 좋은 햇살과 바람을 잠시 느껴보네요, 5분.


어젯밤 분명 보통에 감사하자 했는데,
별다를 것 없는 매일이 별다를 건 없네요.


어김없는 오늘,
또 어기고 말아요.


그럼에도, 사랑해야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