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죽이지는 못하는 시>
연필로 쓴 여름
마림(眞林)
연필로 쓴 여름이었다
지우고 지워도
너의 얼굴이 남았다
기억을 찢을까 망설였지만
휴지통이 가득 차
그대로 두었다
다시 쓰는 계절엔
연필이 없었다
지운 얼굴을
다시 지우다
결국엔 찢어졌다
찢어진 계절을
붙일 수는 없었다
소멸한 겨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