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는 시>
시간의 모서리
마림(眞林)
유난히도 뾰족한 시간이 있다
날카로운 모양새에
지레 겁을 먹는다
모서리의 뒤편이
보이지는 않아서
뭐가 있는지는 모른다
가기 싫어도
가야할 때가 있다
인생은
늘 그래왔다
모서리를 피해
둥그스런 시간을 찾았다
그 뒤편이 어렴풋이 보여
걸어갈 용기가 생겼다
염려없이 내딛은 발은
결국 미끄러졌다
보이지 않는 모서리는 늘 서럽다
서러워도 가야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