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겨울이 길게 느껴지던 요즘,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평소 애정하던 볕뉘 작가의 에세이 신간이 나온다는 소식이었다. 브런치에서 활동하는 볕뉘 작가의 에세이를 즐겨보고 있었다. 볕뉘 에세이의 지난 시리즈는 <반짝이는 나의 계절>이었다. 노란색 표지의 지난 책에 이어 이번 책은 핑크색이다. 평소 어둡고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인지라, 이 책을 보면서 나 또한 밝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영혼이 맑아지는 느낌.
이번 에세이도 일상과 밀접한 에피소드였다. 평소 나는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들, 볕뉘 작가는 그 평범한 일상을 따뜻하고 특별하게 바라본다. 마치 명절에 시골집에 내려가 할머니의 일기장을 펴본 것 같이 평안하고 평화롭다.
첫 이야기는 복숭아로 시작한다. 복숭아를 먹는 일에서도 감사와 삶을 들여다본다. 회사 점심시간에 메뉴를 고르는 에피소드도 있다. 고단한 하루에도 기쁨과 의미를 발견한다. 나 또한 느꼈던 감정이 스쳐간다.
시장의 만두 에피소드를 읽으며 문득 만두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감자와 수박, 김치에는 어머니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났다. 나에게는 그런 음식이 있는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특별하게 생각나지는 않는다. 아직 그리움을 세어보지는 못하는 나이인 것인가 생각해 본다.
일상의 나태함과 관계의 고독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유난히도 추웠던 이 겨울에 공감이 가는 구절이 많았다. 글쓰기를 통해 나 자신을 들여다본다는 것 또한.
"말 잘하는 사람보다 말 예쁘게 하는 사람이 좋고 글 잘 쓰는 사람보다 진심으로 쓰는 사람이 더 좋다."
볕뉘 작가의 모든 문장에서 진심과 예쁨이 느껴졌다. 이 에세이를 읽으며 진심과 다정함의 위력을 다시 한번 느낀다. 척하지 않는 담백함과 다정한 문장들이 어린 시절 엄마의 품처럼 푹신하고 포근했다.
등을 보이며 곁을 지켰던 하루처럼, 일상과 추억을 위로하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