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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 Feb 17. 2024

5.  내 마음과 밀당하며 하는 여행

공항의 큰 통유리 창 너머로 비행기 한대가 게이트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내가 타야 할 비행기였다. 이제 곧 보딩을 할 시간이었다.




저 멀리 창문 너머로는 띄엄띄엄 줄을 선 비행기들이 천천히 이동을 하고 있었다. 조금 있으면 곧 이륙을 하겠지.


아, 그러고 보니 어느새 날은 밝아져 있었다.


승객들을 태운 한 거대한 비행기가 출발준비를 마쳤는지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자 근처에 서있던 직원 두 명이 비행기를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해주었다.


이 광경이 살짝 코믹스럽게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사람도 아닌 비행기에게 인사를 하다니.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비행기 한대를 출발시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그들이 끝까지 예의를 갖춰 일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까 게이트에 도착한 비행기에서 사람들이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아뿔싸, 알고 보니 내가 타고 출발해야 할 비행기가 이제야 도착을 했던 거였다. 사람들이 다 내린 후 청소도 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텐데, 갑자기 마음이 허망했다.


마침 방송에서는 비행기 도착지연으로 출발이 늦어질 거라는 안내가 나오고 있었다.


평온했던 마음에 갑자기 작은 금이 찍 생겨버렸다.


넋 놓고 면세점을 구경하다가 보딩시간에 늦을 줄 알고 헐레벌떡 뛰어왔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세일하는 선글라스나 더 보고 올걸.   


도쿄에 도착하는 시간은 11시였는데 이러다 12시에 도착하는 거 아니야?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일찍 출발할걸. 아니 차라리 목요일 저녁에 출발할걸 그랬나?  


평소와는 다르게 갑자기 시간을 애지중지하며 쓰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러다 저 멀리 아까부터 이륙준비를 하던 비행기들이 하나둘씩 하늘을 향해 질주하는 모습이 보였다.


조금 있으면 나도 저 위 어딘가에 있겠지?


그래, 삼사십 분 늦게 출발한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닌데 괜히 기분을 망치지 말자.


어차피 조금 있으면 저 비행기 타고 떠날 거잖아?라고 생각하니 또 금세 마음이 들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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