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을 다시 내기로 했다

마음을 내는 일

by 마리

"앞으로 정말 돈을 벌 수 있을까?"


자다가도 가끔 내가 "회사"를 나왔다는 게 실감이 안 날 때가 있다.

그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월급만 받는 인생을 살아왔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첫 문장을 쓰자마자 들었다.


얼마 전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면서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 예외 신청을 했었다. 보험료를 못 낼 정도의 상황은 아니지만 현재 수입이 없기 때문에 돈이 빠져나가는걸 최대한 줄여여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보험료를 얼마나 꾸준히 오래 냈는지 납부 기간에 따라 노후에 받는 돈의 액수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간을 건너뛰고 나중에 추납을 해도 받는 액수에 배가 차이가 난다고, 나와 통화한 담당자가 알려주었다. 나는 서둘러 납부를 다시 하겠다고 했다. 담당자도 잘 생각했다며 다시 접수를 해 주었다.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갑자기 마지막으로 다녔던 회사에서 매월 받았던 월급명세서가 생각났다. 혹시나 싶어 캡처를 해놨는데 거기에는 그동안 회사에서 내 준 국민연금 보험료와 건강보험료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매달 월급을 받으면 통장에 찍힘 월급 액수 만만 체크했었는데 이제야 회사에서 내 준 여러 보험혜택들이 눈에 들어왔다. 액수가 꽤 되는 걸 알고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무늬만 사업자이고 아직까지 백수인 나에게 현실 자각 타임이 왔다.




그동안 회사에 다니면서 월급보다는 내가 하는 일이 나한테 맞는지, 내가 좋아하는지가 더 중요했다.

내 적성과 맞는 일을 하며 일을 통해 느끼는 내적 만족감, 성취감 같은 것들이 더 중요했다. 싫은 건 죽어도 못하는 성격도 한몫했다.


물론 월급도 중요했다. 하지만 월급만을 바라보면서 회사를 다니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아, 있었다. 마지막으로 다녔던 회사는 사실 월급 날짜만을 바라보면서 다녔었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버티는 삶이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월급이 들어올 때면 가입해 둔 몇 개의 적금 계좌로 돈이 들어가도록 자동이체를 해놓았다.


통장은 은밀한 나의 사적 공간이었다.


차곡차곡 쌓여가는 돈을 볼 때마다 내 삶의 안전장치가 생긴 것 같아 내심 뿌듯했다.


월급을 타면 뭐 사야지, 뭐 해야지라는 생각보다 만일을 대비해 적금 계좌를 하나 더 개설하는 것이 나에게는

더 중요했다.


돈을 그렇게 모았던 이유는 남한테 아쉬운 소리를 하기 싫어서였다. (물론 가끔 충동구매로 계획이 흐트러질 때도 있었지만) 삶의 우선순위가 돈은 아니지만 돈이 얼마나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치는지를 알았기 때문이다.





요즘 뉴스에서 투자를 해야 돈을 벌 수 있다, 주식을 해야지 노후 걱정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주식은 그동안 사기라고 생각했는데 주식을 하라니, 주식의 주자도 모르는 나는 처음에 너무 놀랐었다.

그동안 월급만 꼬박꼬박 모으며 살아왔는데, 주식과 투자를 해야 노후대비를 할 수 있다니.


나같이 심장이 작은 사람에게는 아직도 먼 얘기인듯만하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경제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회사 밖에서 살아가기로 결정했으니

끊임없이 배우고 내 지식을 쌓아야 나에게 오는 기회도 더 많아지지 않을까?


회사에서 내주는 국민연금보다, 주식과 투자보다 지금 더 중요한 것은 나의 실력을 쌓는 것이다.